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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06 조회수903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1월 6일 주님 공현 후 월요일
 
Repent,
for the Kingdom of heaven is at hand .
(Mt.4,17)
 
 
제1독서 1요한 3,22─4,6
복음 마태 4,12-17.23-25
 
서품식과 예비신학생 일 등으로 인해서 계속해서 저만의 시간을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래 만에 별다른 일정이 없는 어제는 혼자만의 하루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며칠 전에 우연히 서울 성곽을 도는 한양 도성 길을 인터넷 상에서 알게 되었고, 그 계획을 어제 시간에 맞춰서 세웠지요. 북악산, 낙산, 남산, 인왕산을 잇는 총 21Km의 성곽 길로 총 4코스가 있지만, 그 중에서 저는 2, 3코스를 선택했습니다. 2, 3코스는 제가 다니던 신학교가 붙어 있는 낙산에서 출발해서 남산을 넘어 숭례문까지 걷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혼자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고, 동시에 전에 알지 못했던 것도 깨달을 수 있었지요. 서울 신학교 다니면서 서울의 꽤 많은 곳을 다녔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서울 도심지 안에 이렇게 좋은 길이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지요. 또한 걸으면서 보다보니 참 많은 것들을 꼼꼼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차나 자전거를 탈 때에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느리게 걷다보니 볼 수 있었던 것이지요.

많이 안다고 생각했던 서울도 아직 몰랐던 좋은 곳이 많은 것처럼, 이 세상의 일들을 많이 안다고는 하지만 우리 인간의 부족함으로 인해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도 우리들은 겸손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아는 척하면서 교만과 욕심의 삶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항상 서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천히 걸으니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의 삶도 천천히 곱씹으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나 많이 서두릅니다. 자기가 원하는 빠른 결과를 보아야 하고, 그리고 그 결과가 빨리 이루어지지 않으면 주님께 얼마나 많은 불평불만을 드리고 있습니까?

예수님께서 하늘 나라를 선포하시는 장면을 오늘 복음에서 우리들은 봅니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라고 선포하시면서,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십니다. 당신의 삶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을 이미 잘 아셨지요. 그런데도 30년간을 기다리시고 준비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아드님도 오랜 기간을 기다리고 준비하셨는데, 정작 부족하고 나약한 인간의 몸을 취하고 있는 우리들은 내가 생각한대로 모든 것이 곧바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교만과 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고통과 시련이 왔다고, 정말로 급한 일이 있다고 해서 너무 서둘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서두름을 통해 정말로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고, 또 느낄 수 있는 것도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도 30년을 준비하고 기다리셨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우리 역시 서두름에서 벗어나 천천히 주님의 뜻을 새기고 실천하면서 조금씩 주님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것 같지만 실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그것이 타인을 가족처럼 브듬어야 하는 이유다. 그런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으니, 삶은 위대한 여정 아닌가(미치 앨봄).

 
서울의 중심부를 잇고 있는 성곽. 이렇게 긴 성곽 길이 있는지 처음 알았네요. ㅋㅋㅋ

 

 
자유의지를 주신 주님

“정해진 트랙만 도는 경주마를 생각해보게. 무슨 고민이 있겠나? 그냥 골인 지점만 바라보고 무작정 달려가면 되잖아? 하지만 야생마들은 달라. 가야할 곳이 어딘지, 피해야 할 곳이 어딘지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천천히 달려야 할 때와 질주해야 할 때를 매순간 판단해야 돼. 경주마는 달리기 위해 생각을 멈추지만, 야생마는 생각하기 위해 달리기를 멈춘다네. 자유롭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려면 그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겠나?”(‘하워드의 선물’ 중에서)

언젠가 읽은 책의 한 부분입니다. 경주마와 야생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더군요. 주님께서는 우리들을 경주마가 아닌 야생마로 만드셨습니다. 즉, 자유의지를 주심으로 인해서 우리가 끊임없이 생각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자유의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또 감사하지도 못합니다.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달리는 경주마가 되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어떤 삶이 더 행복할까요? 어렵고 힘들지만, 그래도 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삶이 훨씬 행복하고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요?

언제나 가장 행복한 길로 이끌어 주시는 주님의 사랑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 사랑 덕분에 우리가 스스로 생각해서 선택하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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