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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의 여정(旅程)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08 조회수607 추천수1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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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8 주님 공현 후 수요일, 1요한4,11-18 마르6,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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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여정(旅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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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역시 사랑에 대한 묵상입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 1독서에도 사랑이란 말이 무려 12회나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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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예의와 존중, 배려와 공감, 온유와 겸손입니다.

비범한 사랑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이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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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며 말이 아니라 희생입니다.

판단하지 않고 건드리지 않는,

그대로 놔두고 기다리는 침묵의 덕이,

하여 편안하고 자유롭게 하는 사랑, 텅 빈 충만의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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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말 하나 하지 않고 삶으로 사랑을 웅변하는 이들을 보면 저절로 감동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사랑은 함께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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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잠시 형제들과 묵묵히 배 밭에서 함께 일하며

어려움을, 시간을 함께 나누는 것이 진정 사랑임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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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묵묵히 함께 기도와 노동에 충실한 수도승들이라면 '사랑의 대가'라 해도 무방합니다.

오늘말씀을 통한 사랑의 여러 측면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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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사랑은 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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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여러분,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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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사도의 1독서 서두 말씀이 새삼 사랑이 의무임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으니

그 마땅한 응답으로 이웃은 물론 하느님을 사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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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사랑뿐 아니라 당신의 영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이 사실로 우리는 그분 안에 머무르고 그분께서 우리 안에 머무르신다는 것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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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은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을 통한 하느님과의 일치가 사랑 실천의 원동력이 됩니다.

그러니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은 의무입니다.

하느님께로부터 끊임없이 공급되는 사랑의 영에 대한 당연한 응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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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사랑은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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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때 기도합니다.

기도는 사랑의 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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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서두의 묘사가 인상적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신 뒤,

곧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 벳사이다로 먼져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그들과 작별하신 뒤에 기도하시려고 산에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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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 바로 이점을 배워야 합니다.

예수님의 활동 한 복판에는 꼭 하느님과의 깊은 친교의 기도시간이 있었습니다.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사랑의 친교를 깊이하고 이웃 사랑을 새롭게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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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사랑할 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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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사랑이요 사랑할 때 영안이 열려 삶의 진상을 보고 알게 됩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을 통해 분명히 드러납니다.

저녁이 되고 제자들이 탄 배는 호수 한가운데에 있었고

예수님은 혼자 뭍에 계시며 기도에 전념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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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통해 사랑의 영안이 활짝 열린 예수님께 포착된 제자들의 곤경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새벽녘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시어 그들을 구원하십니다.

사랑의 기적이요 예수님을 통해 활동하시는 사랑의 하느님이심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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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사랑을 통한 인간 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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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완성이 인간의 완성입니다.

인생 목표도 단 하나 사랑의 완성뿐입니다.

하여 매일 미사 때 마다 모시는 사랑의 성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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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머무르시고 그분 사랑이 우리에게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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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사랑을 알고 또 믿습니다.

사랑 안에 머무르는 우리는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하느님께서도 우리 안에 머무르니 비로소 참 나의 실현이요 인간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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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사도의 가르침입니다.

사랑이 우리에게서 완성되었다는 것은,

우리도 이 세상에서 그분처럼 살고 있기에

우리가 심판 날에 확신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에서 드러납니다.

사랑의 완성이 인간 완성이요 심판 날 하느님 앞에서 확신을 가질 수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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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사랑이 두려움을 몰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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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주님을 만날 때 사라지는 두려움입니다.

두려움에 대한 답은 사랑의 주님뿐입니다.

주님 사랑의 빛 앞에 사라지는 두려움과 불안의 어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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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곤경 중에 있을 때 들려오는 주님의 말씀이

우리 내면의 두려움을 몰아내고 마음에 안정과 평화를 줍니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제자들이 탄 배에 오르시니 바람이 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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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사랑은 함께 하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사랑의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실 때 마음의 풍랑은 가라 앉아 평정(平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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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쫓아냅니다.

두려움은 벌과 관련되기 때문입니다.

두려워하는 이는 아직 자기의 사랑을 완성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우리 모두 아직 사랑을 완성하지 못한 사랑의 미완성자임을 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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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은 사랑의 여정입니다.

사랑의 여정에 충실할 때 완성되어 가는 우리의 사랑입니다.

사랑의 성장, 사랑의 성숙, 사랑의 완성입니다.

이게 우리 삶의 모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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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매일 사랑의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의 부족한 사랑을 북돋아주시어 사랑의 여정에 항구하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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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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