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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08 조회수944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1월 8일 주님 공현 후 수요일
 
When they saw him walking on the sea,
they thought it was a ghost and cried out.
They had all seen him and were terrified.
But at once he spoke with them,
“Take courage, it is I, do not be afraid!”
(Mk.6,49-50)
 
 
 
제1독서 1요한 4,11-18
복음 마르 6,45-52
 
 

많은 분들의 기도와 염려 덕분에 어제 사제서품식은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제가 성소국장이 되어 여름서품식까지 포함해서 벌써 6번의 사제서품식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어제처럼 긴장되고 많이 기도했던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사제서품을 받은 신부님 한 분의 건강이 그리 좋지 않으시거든요. 희귀병을 앓고 있어서 과연 서품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제가 되고자 하는 본인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모릅니다. 열심히 기도하고, 열심히 운동하면서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어제 사제가 될 수 있었습니다.

서품식 직전 점심식사 때, 이 신부님께서는 제게 이런 말씀을 하더군요.

“신부님, 제가 이렇게 사제가 된다는 것 자체가 꿈같고 기적이에요. 그래서 제 첫 미사 때에 저와 같은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초대했어요. 이 아이들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무릎을 꿇는 것도 또 걷는 것도 힘들어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면서 열심히 노력했던 그 모습에 주님께서도 기쁘게 당신의 대리자로 받아주신 것이 아닐까요? 아마 큰 아픔을 안고 사시는 만큼, 신부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착한 목자가 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나의 아픔과 시련이 가장 큰 것처럼 착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이들과 그 아픔과 시련의 크기를 재어 보려고 노력하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 것이 큰지 아니면 다른 사람의 것이 큰지를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픔과 시련의 크기를 따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용기를 내는 우리의 노력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 더 주님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호수 위에서 맞바람이 불어 노를 젓느라고 애를 쓰는 제자들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어오시는 것입니다. 밝은 대낮이 아닌 새벽녘이었으니 얼마나 깜짝 놀랐겠습니까? 그 순간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리고 배에 오르시니 바람이 멎었다고 복음은 전합니다. 즉, 주님을 받아들이자 모든 고통과 시련이 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똑같이 말씀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 말씀을 기억하면서 주님을 받아들이십시오. 그때 내가 간직하고 있는 크고 작은 아픔과 상처들을 극복해서 참 기쁨의 삶으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시련을 겪는다는 것은 바닷가에 있는 자갈이 되는 것과 같다. 여기저기 다치고 멍들지만 전보다 윤이 나고 값지게 되기 때문이다(엘리사베스 퀴블러 로스).

 
2014년 1월 7일에 사제서품 받은 따끈따끈한 새 신부님들.

 

 
제 서품 받은 사제의 서품성구 설명

오늘 새벽 묵상 글에 썼던 새 사제가 쓴 서품성구의 설명입니다. 이 사제가 원하는 대로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착한 목자가 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십시오.

신학교에 입학해서 하고 싶은 것이 정말 많았지만 몸이 점점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병원을 가도 원인도 알 수 없었고 마음은 답답했습니다. 2-3년 동안 병원을 옮겨가며 진찰을 한 끝에 저의 몸 상태가 남들과는 다른 희귀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마음을 추스르고 난 후에도 고칠 수 있는 방법이 현대 의학으로는 없다는 사실이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 피정을 하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예수님께 물어보았고 나름대로의 대답을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셨다가 부활하셨기에 죽은 사람들까지 위로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분임을 알게 되었고 이를 통해서 저 또한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사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방학을 보내고 새 학기를 맞이할 때마다 몸 상태가 더욱 악화 되었습니다. 매일 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린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성무일도의 끝기도 때 ‘거룩한 죽음을 맞게 하소서.’라는 말을 진심으로 기도하게 되었고 아침 기도 때 ‘하느님 절 구하소서.’를 외치며 진심으로 감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수요일 끝기도의 마침기도에 나오는 ‘주 예수 그리스도여, 당신께서는 마음이 겸손하고 온유하시어 우리에게 편한 멍에와 가벼운 짐을 지어주시니’ 라는 말을 묵상하며 서품성구를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30).’로 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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