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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성령의 힘을 지니고"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08 조회수701 추천수9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가해 주님 공현 후 목요일


< 오늘 이 성경 말씀이 이루어졌다. >


복음: 루카 4,14-22ㄱ





모세가 바위를 쳐서 물이 솟게 함


카스텔로(Castello, Valerio) 작, 파리 루브르 박물관


     < "성령의 힘을 지니고" >

 

        스페인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1001년 영화 하이힐의 줄거리입니다.

베키는 어린 시절 반지하 집에서 자랐습니다. 창문을 열면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다리가 보였습니다. 창가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하이힐 소리를 들으며 베키는 자신도 성공해서 높은 하이힐을 신고 다니는 여자가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래서 결혼을 하여 딸을 낳았지만 자신의 야망을 채우기 위해 멕시코로 떠납니다. 멕시코에서 그녀는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며 성공가도를 달리는 바쁜 일정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는 동안 베키의 딸 레베카는 엄마 없이 15년을 살아야 했습니다.

15년이 지난 어느 날 고국으로 돌아오는 엄마를 마중 나간 레베카. 그런데 15년 만에 만난 딸에게 건넨 엄마의 첫마디는 이것이었습니다.

밖에 기자들이 많이 와 있지?”

레베카는 절망합니다.

나는 안 보이나요? 내가 왔잖아요! 내가 엄마를 얼마나 기다렸는데요!”

레베카는 15년 동안 쌓인 엄마에 대한 미움으로 엄마의 옛 애인이었던 남자 마누엘과 결혼하는 것으로 엄마의 속을 썩이려 합니다. 베키는 차마 그 결혼을 반대하지 못합니다. 스스로 엄마 자격이 없음을 느끼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누엘은 사랑 없이 결혼한 레베카에게 쓰디쓴 상처만 줍니다. 결국 레베카는 마누엘에게 총을 쏩니다. 레베카는 체포되고 구치소에 갇힙니다.

베키는 그제야 자신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아픔을 느낍니다. 공연장에서도 이렇게 고백하며 노래합니다.

오늘 밤, 제 외동딸이 구치소에서 밤을 보냅니다. 제 마음이 찢어집니다. 첫 곡을 딸에게 바칩니다.”

그리고는 바닥에 입을 맞춥니다. 그 바닥에 진한 립스틱 자국이 남습니다. 그녀가 노래하는 동안 그 위에 눈물방울이 떨어집니다. 그것은 곧 딸을 위한 눈물이었고, 지난 삶의 후회였고, 통한이었습니다.

베키는 사실 유방암으로 얼마 살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딸의 권총에 자신의 지문을 묻혀 딸 대신 살인자로 판결을 받습니다. 처음으로 엄마의 역할을 하게 된 것입니다. 레베카는 자유의 몸이 되어 죽어가는 엄마의 병실에서 엄마를 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일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딸도 딸이 되고 엄마도 엄마가 된 순간이었습니다.

[참조: 내 인생의 화양연화, 89-91]

 

준비가 안 된 부모가 있습니다. 아기를 낳고 버린다든지 혹은 자신들이 게임을 즐기느라고 신경써주지 않아 아기가 굶어 죽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부모들이 정말로 아기를 사랑하지 않았을까요? 아기를 사랑하고 싶지만 준비가 되지 않은 것입니다. 누구를 만날 때는 준비가 되어있어야 도움이 됩니다. 전쟁에 나가는데 총알이 없는 총을 들고 돕겠다고 하면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복음선포를 시작하시는 내용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성령의 힘을 지니고갈릴래아로 돌아가시니, 그분의 소문이 그 주변 모든 지방에 퍼졌다. 예수님께서는 그곳의 여러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모든 사람에게 칭송을 받으셨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복음선포 전에 성령의 힘을 지니셨다는 것입니다. 성령의 힘이 총알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성령의 힘을 지니기 위해 무엇을 하셨습니까? 먼저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아버지와 같아지시려 하지 않고 당신 자신을 물속에 잠기게 합니다. 자신의 뜻을 죽이고 아버지의 뜻을 따르기로 결심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베키가 자신의 빨간 하이힐을 벗고 땅에 입을 맞추는 순간과 같은 것입니다. 교만해져 있고 자신의 야망을 채우려는 사람에게는 성령께서 함께 하실 수가 없습니다. 채우기 위해서는 먼저 비워야합니다. 베키가 빨간 하이힐을 신었을 때는 딸에게 어떤 좋은 영향도 줄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딸이 망가지게 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을 버릴 때 사랑은 비로소 베키 안에서 자유로워져 딸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입니다.

 

우리도 누구에겐가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까? 잘 먹여주고 잘 입혀주고 돈도 많이 준다고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보다 사람이 더 원하는 것은 따듯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 따듯함은 성령의 뜨거움에서 비롯되는데, 내 안에 성령의 열매들, 즉 사랑, 기쁨, 평화가 흘러넘친다면 이제 비로소 사람을 만나도 될 준비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평화가 깨졌을 때 행복하지 못할 때 누군가를 만난다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상대에게 좋은 것을 줄 수가 없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예수님께서 복음선포 하시기 전에 먼저 성령의 힘을 지니셨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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