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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 배티 성지 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 세 가지 은총 씨앗
작성자박명옥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10 조회수564 추천수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세 가지 은총의 씨앗!

 

샌디에고 성당 - PHOTO BY 느티나무신부님

 

 

†찬미예수님

 

군종신부시절에 성모님 때문에 1개 대대를

연병장에 가득 모아놓고 장병들에게 세례를 베푼 적이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하면 하나하나 불러서 머리에 물을 부어야겠지만

워낙 인원이 많은지라 성수채에 찍어서 세례수를 뿌리면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본명은 너희들이 각자 대어라!”

그날 돼지 두 마리를 잡아서 잔치를 크게 벌였습니다.

 

잔치가 끝나고 짚차를 타고 군부대를 빠져나오는데

좀 전에 세례 받은 군인 하나가 제 차를 가로막으면서

“신부님, 제 몸에는 세례수가 한 방울도 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세례 받은 것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헌병한테 노란 주전자에 물을 하나 가득 떠오라고 한 다음

그 자리에서 성세수로 축성한 다음 윗도리를 벗겼지요.

등목 하듯이 세례수를 쏟아 부으며 “머리 숙여!”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요한에게 세례를 베푸나이다.”

“아멘~ 해”

“이제 세례 받은 것 확실하냐?”

“네, 확실합니다.”

그 군인이 지금 서울교구에서 신부로 살아가고 있어요.

 

천주교신자가 시원찮은 건 세례 받을 때 물을 조금 부어서 그래요^^

침례교처럼 푹 담그면 신심이 깊어질텐데......

저는 성수 뿌릴 때마다 그 군인이 생각이 납니다.

 

신학생 시절, 사제서품을 받기 전에 세 가지 질문이 사제서품을 가로막습디다.

첫 번째, 신부가 되면 ‘신부님, 몸이 아파요. 마음이 아파요~’

이렇게 치유를 청할 텐데 ‘서품을 받으면 과연 나에게 치유의 능력이 생길까?’

 

두 번째, 사제서품을 받는다고 과연 마귀가 신부가 무서워서 도망을 칠까?

 

세 번째, 신학교 때, 설교학 하는 교수 신부의 주장은

설교는 목사만 잘하면 되지, 신부는 미사만 열심히 드리면 된대~

그러나 저는 의구심을 가졌습니다.

‘사제도 목사들처럼 강론까지 잘 한다면 더 좋을 텐데~’

 

고민을 하다가 어느 날 루가복음 9장 1절을 보았어요.

거기에 보면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파견하시면서

‘마귀를 제어하는 권세와 병을 고치는 능력을 주셨다.

그리고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셨다.’

‘그렇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이 세상에 그냥 빈손으로 보낼 리가 없다.

서품 때 사제들에게 이런 능력이 주어지는구나!‘

 

저는 거기에 대해 추호도 의심을 해본 적이 없어요.

어느 사제이든지 이 세 가지 은총의 열매의 씨앗은 주어집니다.

다만 거기에 물주고 거름 주어서 열매 맺게 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지요.

 

말씀의 카리스마, 치유의 능력, 마귀를 제어하는 권세!

저는 이 능력의 씨앗을 꽃 피우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인간 김웅열은 비록 약점이 있겠지만 신자들앞에서 말씀을 선포하고

안수와 강한 구마기도로 마귀가 떨어져 나갑니다.

 

이번 남가주 피정에 많은 신자들이 왔습니다.

제 강의 밑바닥에는 교리가 깔려있습니다.

또 말씀을 들으면서 치유를 받고 구마가 일어납니다.

 

제 피정에는 영이 병든 사람이 많이 옵니다.

저에게 치유의 은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으로 보면 살기위한 치유가 있고, 죽기위한 치유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능력을 드러내고 치유를 해서 산 사람이 있고

치유를 해서 죽은 사람이 있습니다.

 

어느 해, 절두산 성지에서 피정이 있었는데 8월 중순이라 무척 더운 날씨였습니다.

장소는 좁은데 워낙 사람이 많이 와서 제대 뒤에까지 들어찼습니다.

맨 앞자리는 환자들로 꽉 찼는데 내 코앞에까지 바짝 다가와서

그 더운 날에 땀냄새는 얼마나 납니까?

그런데 맨 앞, 정면에 앉아 있는 자매가 항암치료로 머리가 듬성듬성했고

배는 복수가 차서 터질 것 같았으며 얼굴은 황달이 오다 못해 흑달이 왔어요.

죽음이 코앞에 있는 그 자매의 속이 얼마나 썩었는지 숨을 쉴 때마다

썩는 내가 나서 정말 환장할 노릇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분심이 들었지요.

 

그 자매가 숨을 쉴 때마다 내가 숨을 참아야 되었어요.

온몸에서 썩은 냄새가 얼마나 났던지, 그 복잡한 성당 안에서

그 자매의 주변은 휑~하니 비어있었습니다.

 

강의를 하다가 어느 한 순간 그 자매와 눈이 마주쳤는데

‘신부님, 살려 주세요~’

이렇게 말하는 듯 정말 애절한 눈빛이었어요.

순간 ‘내가 잘못했구나~’

즉시 그 냄새를 편하게 맡게 해달라고 화살기도를 했습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그 자매를 자식들이 부축하며

30분에 한 번씩 패드를 갈아주었어요.

아무튼 그 자매는 파견미사 때, 성체까지 영하고 정신을 잃어버렸어요.

그 자매가 앰블런스를 타기 전에 강복을 주었어요.

“자매님, 오늘 천당 가는 준비 잘 했으니까 아무 걱정 말로 편안히 가세요.”

 

그리고 일주일쯤 지났을까~ 아마 열한시쯤, 전화가 왔는데

그 자매는 전화 받는 사람이 나라는 걸 알자마자 울기 시작했어요.

“신부님, 일주일 전 절두산성지에서 신부님 앞에 죽어가던 그 여자 알지요?

저는 그 여자의 친척인줄 알고 “아, 그분 장례 잘 치렀습니까?”

“신부님, 제가 바로 그 여자입니다.”

그때, 당황해서 튀어나온 말이 “아니 아직까지 살아계십니까?”

 

그 여자는 자궁암 말기 환자로서 삼성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대요.

처음에는 내 이름도 몰랐는데 누가 준 테입을 들으면서

참 은혜를 많이 받고 죽음을 잘 준비하고 있었대요.

 

어느 날, 주보를 보다가 제 피정소식을 듣고

‘이렇게 죽는 것보다 말씀 듣다 죽으면 원이 없겠다~‘

그래서 병원에서 탈출을 했대요.

병원에서는 없어진 환자가 저녁에 시체가 다 되어서 들어오니까

안 받아주어서 할 수 없이 집으로 모셨대요.

3~4일 동안 혼수상태로 있으면서 하혈을 하기 시작하는데

콜타르 같이 검고 끈적~한 것을 한 세숫대야는 쏟아내더래요.

맹꽁이처럼 불렀던 배가 꺼지면서 3일 만에 의식이 돌아왔는데

깨어나자마자 배가 너무 고파 며느리보고 밥을 달라고 해서

깍두기 국물에 말아 밥 한 그릇을 다 먹었대요.

밥을 먹고 나니 힘이 생겨서

“나 왠지 살 것 같아, 병원에 가서 검사 다시 해줘~”

병원에 가 보았더니 암은 무슨 암, 병 뿌리까지 깨끗이 치유되었더랍니다.

 

검사결과를 보자마자 복도에 나와 나한테 제일 먼저 전화를 한다고 하면서

“신부님,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매님, 나한테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피정을 하는 자매님의 그 모습에

하느님도 감동하신 겁니다. 말씀을 듣고 죽는다는 각오를 했으니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그 자매의 별명이 공주였대요.

옷도 항상 화려하게 입고 다녔지만 다시 살아나고 난 다음에 지금까지

그 성당 연령회에 들어가서 염하는 사람이 되어 시체를 떡 주무르듯이 한 대요.

치유를 통해서 영과 육이 살아난 경우에 해당합니다.

 

또 다른 경우, 죽는 치유가 있어요.

어느 날, 전화 한 통이 왔습니다.

제 친한 친구가 사경을 헤매고 있다면서.... 감기가 낫지 않아 병원에 갔더니

폐암말기라고 했대요.

그 친구는 성당에서 자모회회장, 총무등을 하면서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애 둘 두고 가려니 하늘이 무너지는 듯~

단원들이 루르드 기적수도 구해 먹이고, 구일기도도 해보고, 안수도 해보고~

결국에는 순복음 교회에 목사한테 안수 받으면 병 낫는다고 돈까지 미리 영치했답니다.

‘나한테 오면 돈 안 받고 해 줄 텐데~’

 

별짓을 해도 안 되니까 결국에는 성모상 때려 부수고, 십자가를 쓰레기통에 넣고

성서 책을 찢으면서 하느님 저주하기 시작했대요.

눈도 못 뜰 상태가 되어서

“신부님 부를까? 병자성사 받아야지~”

“하느님의 하자도 꺼내지 마, 내가 잘못한 게 뭐야?

성당일 열심히 한 죄밖에 더 있어? 무슨 하느님이 이딴 하느님이 다 있어?“

 

친구가 녹음기를 하나를 머리맡에 놓아두면서

“손만 누르면 신부님 목소리 나올 거야!”

이틀인가 지나서 다시 갔더니

“누군지 모르지만 그 신부님 강론 듣고 나 하느님과 화해했어.

나 이제 죽는 게 겁 안나~ 아이들도 하느님께 맡길 수 있어......

그런데 그 신부님 강복 받을 수 있을까?”

이렇게 말했다는 겁니다.

 

“신부님, 전화로라도 그 친구에게 강복을 주실 수 있는지요?”

“네, 가능합니다. 전화번호 주세요.”

전화를 하니 남편이 전화 받습디다.

“아, 신부님 그렇습니까? 지금 혼수상태지만 귀에다가 대 볼 테니까

신부님께서 말씀해 보세요.”

“자매님, 나 김웅열신부입니다. 내 목소리 들리세요?”

그 자매는 모기만한 목소리로 “정말 김신부님이세요?”

“신부님 강론 듣고 하느님과 화해했어요. 감사합니다. 이제 강복 주세요.

너무 힘들어요.“

“자매님 내가 옆에 있는 걸로 생각하시고 자식이고 남편이고 하느님께 맡기고

아무 걱정 마시고 가세요. 수호천사가 함께 하실 겁니다. ”

저는 전화에 대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강복을 주었습니다.

그 자매는 마지막으로 숨을 몰아쉬면서 “아멘!”

남편과 자식들이 울면서 함께 “아멘!” 합디다.

 

며칠 있다가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신부님, 전화 받고 몇 분 있다가 숨이 떨어졌어요. 몸은 뼈와 가죽만 남았지만

편안하게 갔어요. 집식구를 대신해서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피정 때 영의 치유가 중요하냐? 육의 치유가 중요하냐?

물어 보면 대답은 잘해요.

맞아요. 육신의 치유보다 영의 치유가 더 중요해요.

육신의 치유는 영의 치유가 이루어지면 덤으로 주는 거예요.

 

그 자매가 하느님과 화해하지 않고 죽으면

육신만 죽은 게 아니라 영까지 죽은 거예요.

 

육신의 치유가 이루어졌다고 한들 얼마나 더 오래 살겠어요?

2000년 전에 하혈하다가 치유 받은 여인이 얼마나 더 오래 살았을까요?

 

병든 육체가 치유된 건 한계가 있지만

몸은 병으로 죽는다 해도 영으로 치유가 되면

천국의 문의 첫 계단을 밟는 것이기 때문에 육의 치유는 문제가 되지 않아요.

 

사제의 손을 통해서 하느님은 살게 하는 치유도 있고

죽게 하는 치유도 있다는 뜻을 알겠지요?

 

이번 남가주 피정에 참으로 많은 암환자가 왔어요.

제가 피정을 나가면 백인들이 참 많이 오는데 그분들이 내 강론을 알아듣습니까?

그런데 희한하게도 한국 사람이 웃을 때 같이 웃고, 울 때 같이 따라 울어요.

거기에는 분명히 성령의 언어가 있어요.

플러스 알파는 성령의 도우심입니다.

 

대부분 암환자들이 많이 왔는데 이틀 동안 피정하고

마지막 안수예절, 십자가 친구까지 하는데 한 시간 반, 두시간 여가 걸립니다.

예수님께서 사제를 파견하실 때는 빈손으로 보내지 않으시고

영적인 무기인 구마의 권세, 치유의 능력, 말씀을 선포하는 능력을 주십니다.

 

젊은 신부들이 이 세 가지의 권세와 능력을 확신하지 않는다면

사제생활이 기쁘지 않고 직업이 되어버릴 겁니다.

 

오늘 이곳에 여러분의 발로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 생각을 지우세요.

수많은 성인성녀들과 여러분들의 수호천사의 수많은 기도와 정성 끝에

이곳에 온 겁니다.

뭔지도 모르고 오신 분, 교우도 아닌 분들도 고삐에 끌리듯 오셨을 겁니다.

억지로 왔든 자발적으로 왔든, 어느 한 사람 예외 없이 초대받아 오신 분들입니다.

성령께서 한사람 한 사람에게 섬세하게 역사를 하십니다.

 

사제의 손이 여러분 머리에 올려 질 때는

미주알고주알 설명하지 않아도 그분께서 다 아십니다.

‘주님, 이 죄인 불러주셨습니다.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알아서 해결해 주실 겁니다. 아멘

 

♧느티나무신부님 (2013. 09. 08 배티은총의 밥)

 

  배티 성지 눈 - photo by 느티나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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