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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은근한 사랑의 불이되길 (희망신부님의 글)
작성자김은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13 조회수554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은근한 사랑의 불이되길 (마태오 3,13-17)

 

찬미예수님, 알렐루야~ 

오늘은 주님의 세례축일입니다.

참 하느님이시며 참 인간이신 분을 지난주에 우리는 보았고, 이제 그분께서 인간에게 나와서, 세례자 요한에게 나와서 세례를 받으십니다. 그분이 인간에게 세례를 받음으로써 우리 인간의 품위는 한층 더 거룩해지고 높아집니다. 바로 우리가 받는 세례성사도 그렇게 놀라운,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신성에 참여하는 품위로 올려지는 성사인 것입니다. 

 

특별히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 하늘이 열리고 비둘기 모양으로 성령이 내려오시고 하느님 아버지께서 예수님께 말씀을 하십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이 말씀이 원문에는 아주 지극히,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아주 극진히 사랑하는 아들이다. 그런 뜻입니다. 

 

우리 인간적인 표현으로 한다면, 부모가 아기를 낳고 이놈이 웃음을 짓기 시작하고, 손. 발을 꼼지락 꼼지락 움직일 때, 그때 쳐다만 봐도 애간장이 녹을 정도로 귀엽고 사랑스럽잖아요? 그렇게 사랑스럽다, 인간의 표현으로 한다면. 저도 조카들 한 달 만에 가서 보면 이놈이 금방금방 큰 것 같고, 눈을 뜨고 쳐다보면 정말 귀엽고, 발을 살살 간질이면 발을 꼼지락 거리고 그런 모습을 보면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이 귀엽고 사랑스러웠습니다. 하느님이 그렇게 아드님을 사랑하셨다고 표현 하는 것입니다. 

 

바로 아드님, 예수님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세례를 받을 때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똑같이 우리들이 하느님의 아들, 딸이 되는 순간에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딸이다.' 하고 선포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주님이 나를, 온 세상 창조주께서 나를 극진히 사랑하신다는 것을 깨달으면 우리는 힘이 나고 기운이 뻗치는 것입니다. 

 

저도 사제로 살면서 지칠 때, 기운 없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어제 그제 1박2일 봉사자들과 워크숍 다녀오고, 어제 미사 세대하고, 오늘 아침부터 계속 미사하고 몸은 지쳐있지만, 그렇지만 주님이 나를 극진히 사랑하신다. 성체 앞에 가서 나를 사랑하시는 그분 앞에 머물면 힘이 생기고 용기가 생기는 것입니다. 내가 지쳐있고 힘들 때, 그분이 나를 극진히 사랑하신다는 믿음을 갖고 그분께 나와서 기도하고, 의탁하면 그 사랑을 온몸으로 느끼게 되면서 또다시 힘이 생기고 용기가 생기는 것입니다. 

 

오늘 제 2독서에서 베드로 사도는 "나는 이제 참으로 깨달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고, 어떤 민족에서건 당신을 경외하며 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은 다 받아주십니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은 누굴 차별하지 않으십니다. 나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총회장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사람들을 다, 당신을 경외하는 모든 사람을 다 극진히 애잔히 사랑하신다고 말씀을 해주십니다.

 

'내가 사랑받는 자녀다, 내가 하느님의 자녀다' 하는 것들을 정말 오늘 주님 세례 축일을 보내면서,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 저를 정말 극진히 사랑 하시나요!'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린다면 우리 안에, 내가 하느님의 자녀라는 것이 더욱 기쁨으로 새록새록 돋아나게 될 것입니다. 

 

오늘 이사야 예언자는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 마음에 드는 이다.' 라고 말씀하시는데, 어떤 이가 하느님 마음에 드는 이인가? "내가 그에게 나의 영을 주었으니, 그는 민족들에게 공정을 펴리라. 그는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으며, 그 소리가 거리에서 들리게 하지도 않으리라. 그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야훼의 종은, 하느님의 종은 외치지도, 큰소리를 내지도 않으면서, 심지를 꺼버리지도, 부러진 갈대를 꺾지도 않으면서, 오히려 생명을 살려주는 그런 역할을 하는 분, 그 분이 하느님 마음에 드는 종이다.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리도 이미 세례를 받아서, 하느님의 종이 되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께 해당되는 말이지만, 바로 주님의 자녀인 극진히 사랑받는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그런 말씀입니다. 우리 자신들이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는 그런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정에서 아내에게, 남편에게, 부모에게, 자녀들에게 내가 소리를 버럭버럭 낸다든지, 너 성당 안가다가 너 큰일 난다. 당신이 성당안가니까 그렇게 되는 것 아니야! 한다면 그것은 부러진 갈대를 꺾어버리는 것이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는 것입니다. 주님은 그렇게 소리를 내지 않고, 아주 은근하게 조용하게 당신의 사랑을 보여주신다는 것입니다.

 

 

요리를 할 때도 은근히 요리를 해야 맛이 좋습니다. 묵은지 돼지등갈비 찜을 할 때도, 한꺼번에 다 넣고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갈비를 생강과 함께 부르르 끓여서 찬물에 씻어서 놔두고, 묵은지 배추김치도 머리만 잘라서 너무 잘게 자르면 맛이 이상합니다. 긴 채로, 두꺼우면 반씩 찢어서 집어넣고, 이게 끓기 시작하면 등갈비를 넣는 겁니다. 그리고 육수물을 넉넉히 많이 넣어가지고 오래 끓여서 한 시간 이고 한 시간 반이고 은근한 불에서 충분히 끓일 때 묵은지에 양념이 다 돼있기 때문에 다른 간을 하면 안 되고 짜지 않고 맛있게 됩니다. 그런데 성격 급한 사람은 처음에 끓기 시작 하고 맛보다가 간장을 넣게 되면 짜지게 되어 맛이 없게 됩니다.

 

이렇게 한 시간이고 한 시간 반이고 은근한 불에서 오래 끓이다 보면 김치도 흐물흐물하고 갈비도 흐물흐물 해서 소주나 막걸리랑 곁들여서 "오늘 내가 묵은지 했는데 한 잔 받으시오" ‘당신 얼마나 힘들어" 하며 기쁘게 웃음으로 대해 주는 겁니다. 성당에 다녀와서 자주 웃으면서 이렇게 은근한 사랑을 대할 때, 사랑이 전달이 돼서 나도 성당에 가볼까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겁니다.

 

 

지난 1박2일 동안 워크 샾 에서, 어떻게 하면 냉담자 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가? 에 대해서 배웠는데 거기서 첫 번째가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 이오 입니다.

내가 무엇인가 화나고 속상하게하고 억울하게 해서 안 나오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먼저 용서를 청하고 사랑으로 다시 접근 할 때 마음이 열리기 시작 한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 꺼져가는 심지에 다시 불이 붙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고해성사주면서 성사 보러 들어온 신자에게 버럭버럭 화를 내며 그런 죄를 지을 수 있어요 하면 무서워서 누가 고해성사를 보러 오겠습니까! 10년 20년 묵은 죄인이 들어오더라도 하느님께선 당신을 극진히 사랑하십니다. 얼마나 오시기 힘이 들었습니까? 주님이 정말 기뻐하실 것입니다. 그러면서 보속도 가볍게 줘야지, 처음 온 사람에게 묵주기도 20단 십자가의 길을 해라 하면 할 수 있겠습니까? 못 하잖아요.. 그럴 때 예수님 감사 합니다 3번 이러면 얼마나 보석이 쉬워요... 그렇게 해서 하느님을 믿기 시작하면서 하느님께 맛들이고 그러면서 점점 심지에 불이 붙고 그 영혼에 힘이 생기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고해소에 들어올 때 얼마나 조마조마하고 두렵습니까! 나름대로 반성하고 생각하고 들어오신 분에게 야단칠 필요가 뭐가 있습니까? 지난번에 미사 빠졌는데 바로 고해성사보기 얼마나 미안한 마음이겠어요. 그럴 때 미루지 않고 잘 왔다고 격려해주는 것이 심지를 태우는 겁니다. 저는 저 나름대로 여러분은 여러분 나름대로 가정에서 꺼져가는 심지에 자꾸 불을 붙여주고, 꺾인 갈대에 다시 생기를 북 돋아 주고 하는 모습이 우리가 변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하느님의 자녀로서 행복하게 생명력이 넘치는 그런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계속해서 말씀하십니다. 주님은 내가 의로움으로 너를 부르고 네 손을 붙잡아 주었다. 내가 너를 빚어 만들어 백성을 위한 계약이 되고, 민족들의 빛이 되게 하였으니 보지 못하는 이들의 눈을 뜨게 하고 갇힌 이들을 감옥에서 어둠속에 있는 이들을 감방에서 풀어주기 위함이다. 그 사람들이 나름대로 어떤 이유가 있어서 못나오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그들의 빛이 되어서 사랑이 되어서 은근하게 자꾸 불을 지펴 주면은 힘을 얻고 다시 나올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감옥 이라는 것이 어둠 이라는 것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꼭 교도소에 있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내 가까이에 내 가정에 있다는 것입니다. 내 이웃이 어둠속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내 자신이 극진한 사랑을 베풀어서 하느님이 그들을 아직도 잊지 않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때 힘이 되고 용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 주님의 세례 축일을 기념하면서 우리 자신이 세례 받을 때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에게 하느님의 영을 부어주시고 우리를 극진히 사랑한다는, 내가 마치 아기를 보면서 귀여워하고 끔찍이 사랑하는 것처럼 그렇게 나를 사랑하심에 감사를 드리고, 나도 또한 그러한 사랑이 되어서 내 가족과 내 이웃에게 은근한 사랑의 불이되기를 이 미사 중에 간절히 청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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