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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로운 시작, 새로운 출발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13 조회수726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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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3 연중 제1주간 월요일, 사무 상1,1-8 마르1,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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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새로운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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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믿는 이들에게 늘 새로운 시작, 새로운 출발입니다.

새벽 성무일도 찬미가 중 한 연이 마음을 새롭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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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가장 먼저 찬미하오며/뜨거운 마음으로 그리옵나니

더없이 거룩하신 주님이시여/오늘의 우리생활 인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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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주간 첫 날 월요일 새로운 평범한 일상이 시작되었습니다.

평범한 일상의 첫날에 말씀의 배치도 적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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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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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평생 선포의 요약이며 예나 이제나 믿는 이들에겐 영원한 진리입니다.

박진감 있게 다가 온 하느님 나라에

하루하루, 늘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깨어 살아야 하는 일상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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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몸담아 살고 있는 지금 여기의 자리가 세상입니다.

내 마음이 세상의 축소판이듯, 우리 공동체 삶 역시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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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과 독서를 통해서 저는 ‘세상’을 묵상했습니다.

복음의 부름 받는 두 쌍의 형제들이 몸담아 살고 있던 삶의 터전 갈릴래아 호수가 그들의 세상이듯,

사무엘 상 독서의 가장 엘카나의 가정이 하나의 세상입니다.

밖에서는 평화로워 보여도 안에서는 영적전투 치열한 최전방의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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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두 장면 다 탈출구 없는 세상 같습니다.

복음에 설명되어 있진 않지만 갈릴래아 호수를 삶의 터전으로 하여

평생 고기잡이 하며 살아간다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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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복음의 두 쌍의 형제들은

탈출구가 꽉 막힌 상황에 내적 갈등도 많았을 것이며 답답함도 컸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갈릴래아 호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평생 단조로운 반복의 삶을 살다가 인생 허무하게 마쳤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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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과의 만남으로 새로운 탈출구가 마련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즉시 모두를 버리고 떠난 그들의 행동에서

빛을 향한 내면의 갈망이 얼마나 컸겠는지 짐작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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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그대로 모두를 버리고 떠나라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이자 전적으로 주님을 향해 탈출하라는 가르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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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주님을 향해 내적으로 버리고 따르는 삶의 연속일 때 늘 새로운 삶입니다.

이래야 비로소 안주가 아닌 정주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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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우리의 유일한 탈출구는 주님이요,

이런 내적 탈출구 역할을 해주는 것이 매일 미사와 시편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입니다.

이런 공동전례기도의 항구한 수행이 늘 주님을 따라 흐르는 맑은 강이 되어 살게 합니다.

우리에겐 임박한 하느님 나라에 대한 응답이 공동전례기도의 충실한 수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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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독서 사무엘 상 권의 엘카나 가정 역시 갈릴래아 호수처럼 얼핏 보면 탈출구 없는 세상 같습니다.

공동체 삶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들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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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생활은 공동생활이요, 수도생활의 어려움은 공동생활이요,

함께 살아가는 것이 수도(修道)라는 저의 지론을 연상케 하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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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읽은 부부에 대한 예화도 재미있어 나눕니다.

30대 부부는 마주보고 자고,

40대 부부는 천장을 보고 자고,

50대 부부는 등을 돌리고 자고,

60대 부부는 각방에서 자고,

70대 부부는 어디서 자는지 모른다는 예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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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부부공동생활의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오늘 1독서의 엘카나 가정공동체의 어려움은 그대로 세상의 축소판입니다.

여기서 모두가 나름대로 힘들었겠지만 가장 힘들었을 사람은 아이가 없었던 ‘한나’였습니다.

다음 대목에서 한나의 어려움이 잘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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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해마다 되풀이 되었다.

주님의 집에 올라갈 때마다 프닌나가 이렇게 한나의 화를 돋우면,

한나는 울기만 하고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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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그의 남편 역시 진퇴양난의 처지라 말로만 위로할뿐 별 대책은 없었을 것입니다.

바로 이런 꽉 막힌 상황에서

한나의 유일한 탈출구이자 숨통은 주님이었음이 내일 독서에서 잘 들어납니다.

바로 살아계신 주님만이 우리의 유일한 내적 탈출구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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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비우고 부단히 주님을 따라 나설 때

비로소 정주의 삶이요 공동체의 평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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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오늘도 우리 모두 자기를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당신을 따라 나서게 하십니다.

주님을 따르는 우리에겐 늘 새로운 시작, 새로운 출발만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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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 나아가면 빛을 받으리라. 너희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없으리라.”(시편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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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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