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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믿음 예찬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15 조회수903 추천수1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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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5 사부 성 베네딕도의 제자들 성 마오로와 성 쁠라치도 축일

집회2,7-13 마태14,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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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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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연중 제1주간 수요일이지만

우리 본원인 왜관수도원에서는 주보 성인인 사부 성 베네딕도의 제자들

성 마오로와 성 쁠라치도 대축일로 지내며 우리 요셉수도원에서는 축일로 지냅니다.

매해 이 대축일에

본원에서는 종신서원식이 있고 올해는 다섯 분의 수도형제가 종신서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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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이들의 삶이 다 그러하지만 특히 우리 수도자들은 믿음으로 삽니다.

얼마 전 배 밭에서 일할 때의 깨달음이 새로웠습니다.

정말 아무 것도 아닌, 보이는 것이란 아무 것도 없는 수도생활처럼 느껴졌습니다.

‘아, 수도자의 삶 자체가 가난이구나. 정말 하느님 믿음으로 사는 삶이구나.’하는 깨달음이

가슴을 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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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으로 살다가 믿음으로 죽게 될 우리들입니다.

사실 수도자의 삶에서 하느님 믿음을 빼면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허무 그 자체입니다.

어찌 수도자뿐이겠습니까.

믿는 이들 삶을 깊이 들여다보면 모두 그러합니다.

환상이 다 걷혔을 때 투명하게 드러나는 하느님 믿음 하나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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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복음과 독서를 중심으로 ‘믿음’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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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믿음은 주님을 경외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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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두려워하는 믿음이 아니라 주님을 경외하는 믿음입니다.

유대인들에게 ‘주님을 경외함’은 주님의 엄청난 위력 앞에 느끼는 물리적인 공포가 아니라

주님께 대한 사랑과 순종으로 표현되는 신심을 가리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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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1독서 집회서는 온통 주님을 경외할 것을 촉구하는 말씀들로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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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경외하는 이들아, 그분을 믿어라.

너희 상급을 잃지 않으리라.…

누가 주님을 믿고서 부끄러운 일을 당한 적이 있느냐?

누가 그분을 경외하면서 지내다가 버림받은 적이 있느냐?…

불행하여라.

비겁한 마음과 게으른 손, 두 길을 걷는 죄인!

믿지 않는 까닭에 나약한 마음!

그 때문에 보호를 받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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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절절 공감이 가는 집회서의 말씀들이 주님을 경외하는 믿음을 지닐 것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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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믿음은 흡사 물위를 걷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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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물위를 걸어갔던 베드로의 장면이 그대로 우리 삶을 상징합니다.

정말 물위를 걷듯이 위태하고 조심스러운 삶입니다.

주님께 시선을 놓쳤을 때 걷잡을 수 없이 물에 빠져드는 베드로처럼

우리 역시 한 눈을 팔다 주님 향한 시선을 놓치면 걷잡을 수 없이 호수에 빠져듭니다.

급기야는 익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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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호수입니까?

유혹의 호수, 탐욕의 호수, 두려움의 호수, 불안의 호수, 근심 걱정의 호수 등,

끝없는 호수들의 물위를 걷는 우리의 삶입니다.

때로는 공동체도, 내 마음도 격랑이 일어나면 그대로 우리를 함몰시킬 수 있는 호수가 됩니다.

시선을 주님께 둘 때만이 이런 위태한 호수를 무사히 걸어갈 수 있습니다.

믿음으로 주님만을 바라보면서 물위를 걷듯

세상 호수를, 공동체의 호수를, 내 마음의 호수를 걸어 가야 할 우리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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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믿음은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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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통한 믿음의 성장입니다.

애당초 타고 난 믿음은 없습니다.

넘어지면 일어나고…하면서 성장, 성숙하는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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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수제자인 베드로의 믿음이 그 증거입니다.

베드로가 주님께 시선을 놓치는 순간

거센 바람이 일 자 두려움에 휩싸이면서 걷잡을 수 없이 물에 빠져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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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때 베드로는 주님께 기도했습니다.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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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의 기도에 즉시 응답하여 구해 주시는 주님의 다음 말씀은

베드로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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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처럼 우리 역시 주님께 질책 받으며 자신의 약한 믿음을 발견함으로 겸손에 이릅니다.

자신의 약한 믿음을 깨달을 때 더욱 기도하게 되며 주님께 믿음의 은총을 청합니다.

이런 주님의 구원 체험을 통해 끊임없이 성장, 성숙하는 믿음입니다.

육신은 노쇠해 가도 믿음만은 계속 성장, 성숙해 가는 것이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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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믿음은 순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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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축일의 주인공 중 하나인 사부 성 베네딕도의 애제자 성 마오로는

순종의 믿음으로 물위를 걸었던 전설적인 수도자입니다.

성 그레고리오 대화집 7장에 나오는 예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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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로야,

저 물 길러 갔던 어린 쁠라치도가 지금 호수에 빠져 멀리 떠내려가고 있으니,

빨리 좇아가서 좀 건져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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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로 수사는 성인께 강복을 받고 즉시 순종하여

물위를 걸어 물에 빠진 쁠라치도의 머리칼을 재빨리 움켜쥐고서는

물위를 걸어 호숫가까지 끌고 나옵니다.

순종의 믿음이 일으킨 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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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순종이요 순종의 믿음으로 살아왔고 또 살아 갈 우리들입니다.

순종의 믿음 있어, 물위를 걷듯이 기적처럼, 은총으로 지금까지 살아 온 우리들입니다.

순종의 믿음 없이는 도저히 걸어갈 수 없는 인생 호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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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믿음은 주님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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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과 함께 할 때 안정과 평화입니다.

내 마음의 호수도, 공동체의 호수도 고요해 집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앞 부문에 나오는 말씀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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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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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말씀은 여기 수도원의 십자로 예수님 부활상 아래 바위 판에 새겨진 글자입니다.

우리 마음 판에 영원히 새겨 둬야 할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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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함께 하시니 두려워하지 마라는 것입니다.

과연 오늘 복음에서 그대로 입증됩니다.

제자들이 탄 배에 예수님이 베드로를 데리고 오르자

바람은 그치고 호수도, 공동체도 평온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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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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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는 제자들입니다.

이렇게 주님을 고백할 때, 주님과 함께 할 때 성장하는 믿음입니다.

주님을 고백하는 믿음, 주님과 함께 하는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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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 믿음의 수준은 어느 정도입니까?

믿음에 있어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영원한 초보자입니다.

겸손히 주님께 믿음의 은총을 청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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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약한 믿음을 북돋아 주시고 공동체와 우리 마음의 호수를 평온케 해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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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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