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제자 셋과 산을 오르시는 예수님/묵주기도 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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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14-01-15 | 조회수627 | 추천수1 | 반대(1) 신고 |
(십자성호를 그으며)
[빛의 신비 4단 : 2/5]예수님께서 거룩하게 변모하심을 묵상합시다.
예수님의 이 영광스러운 변화된 모습은 어떤 시점으로부터 딱 엿새 뒤에 나타난다. 이 엿새의 기간이 어느 것을 시점으로 시작하는지는 분명하지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예수님이 이 모습을 보여 주시는 때는 단순히 어떤 시간의 흐름이라기보다는, 흥겨운 대중 축제인 초막절 기간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 이 축제는 속죄의 날 엿새 뒤에 시작하여 이레간 지속된다. 따라서 복음서의 편집 이전 전통에서는, ‘엿새 뒤’라는 게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따로 지내신 축제의 첫 날이거나, 모두 흥겹게 즐기는 축제의 마지막 날일 수 있다.
사실 이 시작일의 정확한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말은 예수님 살아생전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이야기한 관점에서, 그리고 주요 제자에게 그 나라를 먼저 보여주기 위한 ‘변모 사건’이라 생각하는 측면에서 그 사건 바로 전의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예수님은 이 일이 일어나기 직전에 ‘당신을 어떻게 따라야 하는가?’라고 제자들에게 그 방향을 아주 분명히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천사들과 함께 올 터인데, 그때에 각자에게 그 행실대로 갚을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 서 있는 이들 가운데에는 죽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자기 나라에 오는 것을 볼 사람들이 더러 있다.” 이는 아주 중요한 사항으로 제자들이 꼭 지켜야 할 제자상이나 다름이 없다. 아니 지금의 우리 신앙인이 반드시 유념해야 할 지침서 격이기도 하다.
예수님을 어떻게 따라야 하는가? 다시 말해 예수님의 부활과 재림, 그리고 심판까지 모든 것을 예고한 이후니, 참으로 중요한 시점임은 분명할 게다. 마태오와 마르코 복음사가는 이 말씀을 하신 날과 산에서 기억에 남는 변모 모습을 보여 준 날을 뺀, 사이 날수만 따져 ‘엿새 뒤’라고 하였지만, 반면 루카는 양쪽 끝, 곧 첫 날과 마지막 날도 포함시켜 ‘여드레쯤’으로 밝혔다. 이는 부분도 전체로 계산하는 유다의 전통적 방식을 따른 것 같다. 암튼 엿새는 하나의 상징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게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이 엿새 동안 창조하셨다. 이처럼 우리는 시간을 통하여 사건들을 이해하고 사건들을 통하여 시간을 이해할 수도 있으리라.
예수님이 중요한 일을 하실 때에는 이 세 제자에게만 행하곤 하였다. 회당장인 야이로의 열두 살 된 죽은 외동딸을 살릴 때에도, 겟세마니 동산에서 피눈물이 나는 기도를 하실 그때에도 이 세 제자만 별도로 부르셨다. 이렇게 이 세 사람을 데리고 간 주요 사건은 복음 전체에서 여러 군데에 설명되어 있다. 마르코 복음을 기준으로해서 야이로의 딸을 살리실 때(5,37), 이 영광스러운 변모(9,2), 재난의 시작 예고(13,3), 겟세마니에서의 기도(14,33) 등이 있다.
그렇지만 영광스러운 변모 이후의 재난 예고 때는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아도 있었다. 이 네 사람은 예수님이 어부 네 사람을 부를 때의 형제들이다. 베드로와 동생 안드레아,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이다.(마르 1,16-20) 예수님은 당신 사건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유독 이 세 제자를 줄기차게 증인으로 대동했다. 그리고 복음사가들은 이를 아주 구체적으로 육하원칙에 따라 명기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면에서는 베드로와 제베대오의 두 아들이라고도 하는 이 세 사람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대한 특권을 받은 사람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암튼 그때부터 엿새 뒤에, 예수님은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을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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