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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17 조회수808 추천수12 반대(1)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1월 17일 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
 
 
When Jesus saw their faith, he said to him,
“Child, your sins are forgiven.”
(Mk.2,5)
 
 
제1독서 1사무 8,4-7.10-22ㄱ
복음 마르 2,1-12
 

우선 1박 2일 동안의 짧은 여행을 잘 마치고 돌아왔음을 새벽님들께 알려드립니다.

저의 여행 소식을 들으신 많은 분들이 제게 참 많은 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보내셨더군요. 또한 카페 묵상 글 댓글과 SNS를 통해서도 많은 내용을 남기셨습니다. 그런데 꽤 많은 분들이 ‘부럽다’는 말씀을 하시네요. 가족이 없는 매이지 않은 몸이라 훌쩍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는 말씀, 여행 갈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있어서 부럽다는 말씀 등등의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올린 몇 장의 좋은 풍경 사진을 보시고서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겠지만,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여행이라기보다는 피정의 성격이 더 짙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오래 걷고 오래 뛰는 것을 싫어합니다. 군대 생활을 할 때에도 제일 싫었던 것이 행군이었고, 학창시절에 제일 못하는 운동이 오래 달리기나 마라톤이었습니다. 또 여행을 많이 다니기는 했지만 혼자 다니는 것보다는 함께 다니는 여행을 선호합니다. 그러한 제가 이번 여행에서 혼자 40Km 이상을 걸었습니다.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발에 알이 배겨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말이지요. 그리고 저는 새로운 곳에 가면 그 지방의 음식을 먹어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소위 맛집 기행을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하루에 1~2끼밖에 먹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그냥 평범한 음식들만 먹었지요. 자장면, 국밥(돼지국밥이 아닌 콩나물국밥이었습니다), 밀면(유익한 부산 지방의 대표음식이네요).

결국 이번 여행은 즐기기 위한 단순한 여행이 복잡한 머릿속의 생각들을 떨쳐내기 위한 무작정 걷기였지요. 계속 걷다보면 머릿속이 단순해지거든요. 그리고 그 단순함을 통해서 앞으로 일들도 걱정 없이 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보내주신 글을 보면서 마치 제가 멋진 여행을 하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더군요. 어쩌면 ‘여행은 즐기는 것’이라는 선입견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특히 주님의 일에 대해서는 선입견과 의심을 완전히 버려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치유하실 때 종종 쓰시는 말씀은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죄의 용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데, 눈에 보이는 예수라는 사람이 어떻게 인간의 죄를 용서할 수 있다는 말인가 라는 것이지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런 선입견과 의심으로 구세주이시며 메시아이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붕을 벗기고 중풍 병자를 들 것에 달아서 내려 보내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지요. 주님만이 이 중풍 병자를 고쳐줄 수 있다는 의심 없는 믿음으로 그 어떤 선입견을 갖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했던 것입니다.

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각종 의심과 굳은 선입견들을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주님께서는 항상 이렇게 해주셔야 한다.’는 굳은 선입견, ‘이것이 가능할까?’라는 계속된 의심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항상 진리는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중풍 병자를 내려 보내는 사람들처럼 모든 의심과 선입견들을 내려놓을 때, 주님께서는 자유롭게 당신의 구원 활동을 펼치실 수 있습니다.

당신은 수많은 별들과 마찬가지로 거대한 우주의 당당한 구성원이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당신은,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맥스 에흐만).

 
광안리의 일출 장면입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십시오.

어제 걷고자 했던 길의 딱 중간쯤 왔을 때였습니다. 전날의 피로가 풀리지 않아서인지 점점 더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어떤 분으로부터 문자메시지가 도착했고, 그분께 ‘걷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푸념식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 문자에 곧바로 이러한 답 문자를 보내주셨습니다.

‘네가 선택한 고생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제 여행의 결론을 내려주신 말씀이었습니다. 복잡한 일들에 대한 생각들이었는데, 사실은 피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냥 즐기면 그만인데, 어렵다고 힘들다고 생각하면서 이렇게 힘들게 걸으면서 그 해결점을 보려고 했었던 것이지요.

삶 전체가 이렇지 않을까요? 즐기지 못해서 힘든 것이지요. 즐기지 못해서 불평과 원망을 멈추지 못하는 것이고요.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즐기는 방법을 찾는 것, 더군다나 남의 강요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것이라면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겠지요.

즐기며 사는 하루, 기쁘게 살아가는 오늘이 될 것을 생각하니 이 새벽부터 설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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