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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르심(聖召)의 은총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18 조회수632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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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8 연중 제1주간 토요일 사무 상9,1-4.17-19;10,1 마르2,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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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심(聖召)의 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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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하면 생각나는 게 김춘수(金春洙):1922-2004)의 ‘꽃’이라는 명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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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 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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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님이라면 ‘그’는 우리들 각자입니다.

주님은 세례성사를 통해 우리 하나하나를 불러주시어

비로소 우리는 이름 있는 '주님의 꽃'들로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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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실이 새삼스런 깨달음입니다.

썰렁했던 방이 따뜻해지니 마음도 따뜻해진 느낌입니다.

피정 집을 찾는 이들이 먼저 찾는 것도 밝고 따뜻한 정갈한 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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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 상징하는바 마음입니다.

밝고 따뜻한 마음 방이 있는가 하면 어둡고 썰렁한 마음 방도 있습니다.

주님이 불러주신 성소에 항구히 충실할 때 밝고 따뜻한 마음 방이 되어 살 수 있습니다.

오늘은 독서와 복음을 중심으로 ‘부르심(聖召)의 은총’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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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부르심은 은총이자 신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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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성소는 하느님만이 아십니다.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그만의 고유한 유일무이한 성소입니다.

내 성소가 귀하듯 형제들의 성소도 귀합니다.

그러니 아무도 성소를 판단하고 재단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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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사랑하시며 부르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부르심의 과정을 봐도 성소는 순전히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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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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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세관에 쓸쓸히 외롭게 앉아있는 알패오의 아들 레위를 보시고 부르시어

당신 제자들의 공동체에 합류시킵니다.

주님의 부르심으로 인해 레위의 운명이 바뀌었습니다.

만약 레위가 부름 받지 않았다면

외롭고 쓸쓸히 살다가 허무하게 인생 마쳤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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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의 부르심 역시 순전히 주님의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이 사람이 내가 너에게 말한 바로 그 사람이다. 이 사람이 내 백성을 다스릴 것이다.”

주님은 사무엘을 통해 사울을 임금으로 부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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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부르심을 통해 ‘참 나’의 신원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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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는 순전히 하느님의 자유로운 선택이자 선물입니다.

그러니 자신은 물론 이웃 형제들의 성소도 존중하고 아껴야 합니다.

주님은 부족하고 약한 우리를 부르시어 당신의 교회공동체에 합류시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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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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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들여다보면 병자 아닌 사람, 죄인 아닌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병자요 죄인인 우리를 부르신 주님이시니 아무도 자신을 자랑할 수 없습니다.

이를 깨달아야 비로소 겸손과 감사요,

이웃의 아픔에 동병상련, 연민의 사랑으로 동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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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나의 발견과 실현도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함으로 이뤄집니다.

내가 누구인지 아무도 물어도 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주님과의 관계에서 만이 내 신원이 들어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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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르심을 받았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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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주 인용하는 유대인 랍비 여호수아 헤쉴의 말입니다.

부르심을 받으므로 비로소 참 나로 존재하기 시작한 우리들입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충실할 때 참 나의 행복한 삶입니다.

평생 살아도 주님을 몰라 자기를 모르고, 자기를 잊고 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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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부르심에 대해 찬미와 감사로 응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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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심은 늘 깨어 새롭게 상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 부르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 부르심과 응답으로 이뤄지는 인생여정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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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기도보다

부르심을 새롭게 강화하는데 더 좋은 수행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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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마음을 다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미사와 성무일도의 은총이

우리의 성소를 지켜주고 주님과의 관계를 깊게 해줍니다.

더불어 자존감 높은 삶에 또렷해지는 우리의 신원입니다.

인생 오르막길 보다 인생 내리막길이 위태하고 힘들다 합니다.

인생 내리막길에 성소를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또 영육의 건강과 품위 있는 삶을 위해서 찬미와 감사의 기도와 삶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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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를 부르신 똑같은 주님께서는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병자요 죄인인 우리를 부르시어 치유해주시고 죄를 사해 주시어,

날마다 새로운 참 나의 인생을 살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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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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