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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임금이 꼭 있어야 하겠습니다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19 조회수403 추천수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구약성경을 통해 본 하느님은 전쟁을 싫어하신다?

 

많은 분들이 구약성경에 드러난 하느님께서는 전쟁의 신으로 이해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전쟁을 원했던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이었음에 대하여

묵상해 본다.

 

이스라엘이 필리스티아인들에게 계약의 궤를 빼앗기는 사건과 왕을 달라고 요구하는

장면을 통해 묵상해 보려고 한다. 그들은 왜 계약의 궤를 빼앗겼고, 왕을 달라고 요구

하고 있는가? 이 깊은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 때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쟁, 전쟁을 함으로써 잃는 것도 많은데 왜 전쟁을 할까?

전쟁은 잃은 것도 많은만큼 얻는 것도 많다고 한다. 특히나 고대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배운 기억이 있다. 전쟁에서 이기면 이긴 쪽은 땅과 그 땅에 속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기에 전쟁을 했다고 배운 기억이 있다. 이해가 조금 된다.

 

1사무 4장을 자세히 읽어보니 야펙 전투의 발단이 필리스티아에서 먼저 이스라엘을

쳐들어와 전투가 시작되었는지 분명하게 전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보았다. 어떤 의미

가 있을까? 성경은 이렇게 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필리스티아인들과 싸우러 나가 에벤에제르에 진을 치고, 필리스티아인들은

야펙에 진을 쳤다. 필리스티아인들은 전열을 갖추고 이스라엘에게 맞섰다. 싸움이 커지면

서 이스라엘은 필리스티아인들에게 패배하였다."(1사무 4,1-2)

 

이렇게 야펙 전투에서 패하자 이스라엘은 실로에 있는 계약의 궤를 모시고 온다.

그러나 계약의 궤도 빼앗기고 물론 전투에서도 패배했다. 하느님께서는 왜 이들을

도와주시지 않았을까? 이스라엘의 속마음을 보셨기 때문은 아닐까?

 

이스라엘이 자신들의 임금을 달라고 청하는 장면을 통해서 함께 묵상해 보려고 한다.

사실 이때까지 이스라엘의 임금은 하느님이셨다. 성경의 표현을 보면 이렇다.

 

"주님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백성이 너에게 하는 말을 다 들어 주어라. 그들은

사실 너를 배척한 것이 아니라 나를 배척하여, 더 이상 나를 자기네 임금으로 삼지 않

으려는 것이다."(1사무 8,7)

 

왜 이스라엘은 더 이상 하느님을 임금으로 삼지 않으려고 했을까?
아마도 야펙에서 필리스티아인들과의 전투에서 계약의 궤가 함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전쟁에서 졌다는 이유도 없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자신들을 돕지 않는 하느님을

더 이상 임금으로 섬길 수 없다는 생각이 있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들도 그들과

어쩌면 똑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기도의 지향을 가지고 기도해도 하느님께서 응답을 주시지 않음을 느낄 때

우리 신앙인들도 하느님을 떠나는 경우가 종종 있음을 체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나 우리들이나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생각은 하느님은 언제든지 내가

원하는 무엇을 이루어 주셔야 믿을만한 분이고 임금으로 섬길만한 분으로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지 않는가?

주님께서는 이스라엘에게 임금을 세워주었을 때 그들이 감당해야 하는 고통이 무엇인지

알려 주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이렇게 고백한다.

 

"그러나 백성은 사무엘의 말을 듣기를 마다하며 말하였다. '상관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임금이 꼭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우리도 다른 모든 민족들처럼, 임금이 우리를

통치하고 우리 앞에 나서서 전쟁을 이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1사무 8,19-20)

 

이스라엘의 이 고백을 통해 묵상해 볼 수 있는 것은, 이스라엘이 얼마나 이 세상 살면서

필요한 세상적 물질이  채워지길 갈망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 이들은 이 세상 전쟁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깊이 볼 수 있어야 하겠다.

 

왜 이스라엘은 그토록 이 세상 임금을 앞세워 전쟁을 하고자 하는가?

전쟁에 이겨야 적어도 자신이 지닌 것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고, 전쟁에 이겨야

전리품을 가질 수 있고 그럼으로써 이 세상적인 풍요를 누릴 수 있기에 그렇다고 보여진다.

 

그런데 하느님은 그동안 이스라엘에게 어떻게 하셨을까?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종살이할 때 그들을 이끌고 나오셔서 어떻게 하셨는가?
이스라엘은 이집트 종살이에서 풀려나오면 뭐든 술술 풀려서 잘 살게 될 줄로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무엇을 겪었는가?

 

광야 40년을 혹독하게 겪어야 했다. 그런 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들어왔으나

그들의 생각대로 세상적인 부가 축척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과 반대로 사는

사람들이 풍요를 누리며 살고 있었다. 그들은 그것이 너무 좋게 보였을 것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도 그렇게 보이는데...

그러니 그들과 똑같이 살고 싶었을 것이다.

 

이러한 모습들을 묵상해 보면서 그동안 하느님께서는 이유없이 다른 민족들을 쳐들어가

이스라엘이 전쟁을 하도록 이끄셨는가를 생각해 보았다. 그런 일들은 기억에 없다. 모두

이웃 민족들이 먼저 이스라엘을 쳐들어 왔던 전쟁이었던 것 같다.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전쟁하기를 좋아하시는 분이 아니심을 알 수 있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먼저 치게 될 경우 그들을 도우셨던 어떤 것이지 하느님께서 먼저

전쟁을 하도록 이끄신 전쟁은 없었다. 오히려 전쟁하기를 원했던 것은 위의 성경 구절

에서 볼 수 있듯이 이스라엘이었다. 그러므로 구약성경에 드러난 하느님께서 전쟁을

좋아하신다는 어떤 말은 결코 맞는 말이 아니다. 하느님은 전쟁을 싫어하신다.

 

이참에 그동안 궁금했었고 그 궁그증을 깨달은 것을 나누고 싶다.

나는 그동안 궁금한 것이 있었다. 하느님께서는 왜 젖과 꿀이 흐르는 그 땅에 이미

다른 민족들이 살고 있었는데 왜 하필 그 땅을 이스라엘에게 주신다고 하셨을까?
그들은 이스라엘에게 그 땅을 빼앗긴 것일까? 아, 얼마나 억울할까? 이런 생각을

했었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에게 그 땅을 주신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땅을 주신다고 약속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들은 사 대째가 되어서야 여기로 돌아올 것이다.

아모리족의 죄악이 아직 다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창세 15,16 참조)

 

하느님께서는 세상 모든 것의 주인이시다. 주인께서 마음대로 하실 수 있으시다.

그러나 주인이시라고 맘대로 하시지 않는 부분도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어느 민족에게 땅을 선물로 주셨다. 그렇다고 맘대로 빼앗아 다른 민족에게

선물로 주시는 분이 아니시라는 것이다.

 

그 땅을 선물로 받고 그 땅에 살면서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살지 않고 죄악이 넘쳐나면

그 땅을 다른 민족에게 넘겨 주신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러므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하느님께서 무조건 그곳에 살던 민족에게서 빼앗아 이스라엘 민족에게 선물로

주신 것이 아니라 그 땅에 살던 민족이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지 못해서 그 민족에게

하느님의 영광이 떠난 것임을 배울 수 있었다.

 

요한 묵시록에서도 분명하게 이렇게 말씀하시고 계시다.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고, 처음에 지녔던 일들을 다시

하여라. 네가 그렇게 하지 않고 회개하지 않으면, 내가 가서 네 등잔대를 그 자리에서 치워

버리겠다."(묵시 2,5)

 

 

* 에벤 에제르의 뜻은 하느님께서 여기까지 도우셨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에벤 에제르에 진을 쳤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여기까지 하느님께서 도우셨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이스라엘은 이 전투에서 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하느님께서 임금으로

자신들을 다스리시는 것을 거부하고 세상의 임금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스라엘은 세상의 임금이 다스리는 시기로 들어서고 있다.

 

이스라엘이 계약의 궤를 빼앗긴 의미를 바로 알아챘다면 그들은 결코 그들의 임금을

세워달라고 청하지 않았을텐데... 이렇듯이 하느님의 뜻을 사람이 다 깨닫기가 쉽지

않을을 고백한다.

 

내가 불행이라고 느끼고 고백하는 가운데 분명 하느님께서는 바른 길로 이끄시는

깊으신 뜻이 있음을 우리는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어디서 추락했는지 깨달아야 하는

시간임을 깨달아야 함을 배우게 된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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