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아픈 곳이 중심이다.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21 조회수808 추천수17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

.

 

 

2014.1.21 화요일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사무 상16,1-13 마르2,23-28

.

.

아픈 곳이 중심이다.

.

세상에 아픔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몸도 마음도 아픈 사람들입니다.

.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도 있습니다만, ‘아프니까 사람이다.’라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작년 우리 젊은 수도형제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

외마디 소리처럼 뛰쳐나온 ‘불쌍하고 아깝고 아프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아픕니다.

.

어제 읽은 대목도 참 강렬했습니다.

-엊그제(1,18일) 마석공원에서 있었던 영원한 자유인 늦봄 문익환 목사님의

20주기 추도식에서 <6.15실천 남측 여성대표>분의 추도사 한 대목이다.

“사람의 몸의 중심은 머리도, 심장도, 오장육부도 아닌 바로 아픈 곳입니다.

몸의 어디가 아프면 모든 신경이 거기로 쏠리고 그곳이 바로 몸의 중심입니다.”-

.

몸뿐 아니라 공동체 현실도 똑같습니다.

공동체 곳곳의 아픈 곳들이 바로 그 공동체의 중심입니다.

이웃의 아픔에 둔감한 공동체라면 그런 공동체는

살아있는 한 몸 공동체가 아니라 죽은 공동체입니다.

.

이어 계속된 대목은 그대로 기도였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몹시 아픕니다.

지금 지구의 중심이 대한민국입니다.

지구 중심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그리고 한 말씀하십시오!-

.

더불어 오버랩 되어 떠오른 말이

‘하느님은 우리 삶의 중심이다’라는 제가 늘 강조하는 말마디였습니다.

.

바로 아픈 곳 중심에 하느님이 계십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상징하는 바도 아픔의 중심자리입니다.

.

그렇습니다.

바로 하느님은 우리의 아픈 곳 중심에서 우리와 함께 고통을 나누시며

우리를 위로하시고 치유하십니다.

진정 하느님의 예언자들이 이런 아픔에 민감했고 하느님 계신 아픈 곳을 찾아 아픔을 함께 나눴습니다.

바로 예수님이 그러했고 교회도 그러했습니다.

참으로 많은 아픈 사람들이 찾는 여기 수도원 하느님의 집입니다.

.

오늘 복음의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의 아픈 곳 중심을 파고듭니다.

“보십시오, 저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합니까?”

.

배고픔의 아픔이 얼마나 큰지는 겪은 사람만이 압니다.

율법에 사로잡혀

예수님 제자들의 배고픔의 살아있는 현실을 보지 못하는 무자비한 바리사이들입니다.

바로 제자들의 아픈 곳, 배고픈 현실의 중심에 서시어 이들을 변호하는 예수님이십니다.

.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

안식일이, 안식일 법이 중심이 아니라,

사람이, 배고픈 사람이, 아픈 사람이 중심이라는 것입니다.

.

바로 우리 아픔의 그 중심 자리에 주님이 계십니다.

주님은 우리 아픔의 중심 그 자리에서 우리를 치유하시고 자유롭게 하십니다.

.

오늘 독서에서도 사울의 일로 아파하는 그 중심자리의 사무엘에게 개입하시는 주님이십니다.

“너는 언제까지 이렇게 슬퍼하고 있을 셈이냐?

나는 이미 사울을 이스라엘의 임금 자리에서 밀어 냈다.

그러니 기름을 뿔에 채워 가지고 떠나라.”

.

슬픔의 아픔 중에도

주님께 순종하여 길을 떠나 사울의 대를 이을 임금을 찾아 나선 사무엘입니다.

주님께 순종함으로 아픔의 중심자리를 벗어나는 사무엘입니다.

.

사무엘이 이사이의 아들 엘리압을 사울의 뒤를 이을 후계자인줄 착각했을 때

주님의 말씀이 의미심장합니다.

“겉모습이나 키 큰 것만 보아서는 안 된다.

…나는 사람들처럼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는 대로 보지만 주님은 마음을 본다.”

.

주님은 우리 마음을 보십니다.

우리의 순수한 마음을 격려하시고, 아파하는 마음을 위로하시는 주님이십니다.

.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아픔의 중심 자리에 찾아오시어

우리 아픔을 위로하시고 치유해 주십니다.

.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저희 마음의 눈을 밝혀 주시어, 부르심을 받은 저희의 희망을 알게 하여 주소서.”

(에페1,17-18참조).

.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