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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2014년 1월22일 연중 제2주간 수요일 복음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22 조회수973 추천수1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2014년1월22일 수요일 복음묵상

그분께서는 노기를 띠시고 그들을 둘러보셨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슬퍼하시면서 그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마르코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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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손을 펼 수 없는 채 세상에 태어났다.
다른 이의 손과 다르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게다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병든 손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모양새도 결코 감출 수 없는 추한 손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것은 한마디로 고통이었다.

부모가 싫었다.
내가 너무 싫었다.
세상의 시선이 동정이던 멸시던 모두 싫었다.
용서할 수 없는 나였다.
그 손을 허락한 하늘을 원망하면서, 내 부모를 미워했다.
숨기고 싶지만 숨길 수도 없는 나의 한쪽 손.

세월은 부모도 내 곁을 떠나게 했고,
스스로 먹고 살 것을 걱정해만 할 정도의 나이가 되고 말았다.
세상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구걸의 삶이 시작된다.
자존심도 허락되지 않는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감추고 싶었던 그 손을 이제는 의도적으로 남에게 보여야만 하는 내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예수라는 젊은 선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많은 이들, 특히 나와도 별 차이가 없는 가엾은 사람들이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고,
감동했고, 치유 받았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를 들었다.
바로 그 사람이 회당에서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다.

밑져야 본전 아닌가? 가보는 거다.
회당 문 언저리에서 멀리 그분의 모습이 보인다.
감동의 얼굴로 그의 말을 듣는 이들도 있었고,
뭔지 심사가 뒤틀린 살벌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그분의 눈이 나와 마주친다.
“일어나 가운데로 나와라.”

심장 박동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생전 경험하지 못한 떨림이다.

그분께서는 격노한 표정을 지으시다가 이내 슬픔이 가득한 모습으로 주변을 둘러보신다.
그리고 나를 보시며 말씀하신다.
“손을 뻗어라!”

손이 오그라든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았습니다.
우리 모두는 예외 없이 이 손이 오그라든 사람같이 무엇인가 원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가지고 삽니다.
그 상처를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통로로 이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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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성서를 읽을 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주로 예수님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분의 말씀에, 그분의 행동에, 그분의 표정에 집중을 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분과 함께 하는 등장인물들이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그들의 입장과 상황 안으로 들어가서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보려는 작업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손이 오그라든 사람, 예수를 고발하려고 의도적으로 모인 사람들,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그분의 모습을 보려고 온 사람들 등등.

성서를 묵상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그 다음 효과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이야기의 현장으로 직접 들어가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그 현장의 모든 것을 느껴보려는 노력이 도움이 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성서구절이 말하는 의미가 내 것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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