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자연도 선교의 대상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24 조회수892 추천수1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가해 사도 바오로 회심 축일


<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복음을 선포하여라. >


복음: 마르코 16,15-18






바오로의 개종


미켈란젤로(Michelangelo) 작, (1542-45), 바티칸 폰티피치 궁


     < 자연도 선교의 대상 >

 

       성 프란치스꼬가 굽비오 시에 머무르고 있을 때, 그 부근에 몸집이 크고 무섭고도 사나운 늑대가 나타나 가축뿐만 아니라 사람까지 잡아먹곤 했습니다. 그래서 모두들 시내 밖으로 나갈 때에는 전쟁터에 가는 사람처럼 무장을 하고 나가곤 했습니다.

성 프란치스꼬는 시민들의 이 딱한 사정을 동정하여 모두들 가지 말라고 한사코 만류하는데도 그 늑대를 직접 만나러 가려 하였습니다.

그는 십자성호를 긋고 하느님께 온전히 모든 것을 맡긴 다음 동료들과 함께 성 밖으로 나갔다. 다른 동료들은 도중에서 더 가지 않으려 주춤거리자, 성 프란치스꼬는 혼자서 늑대가 있는 곳을 향해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랬더니 기적을 보려고 멀찍이서 성인의 뒤를 따라오던 시민들은 난데없이 튀어나온 그 늑대가 시뻘건 입을 딱 벌리고 성 프란치스꼬에게 덤벼드는 것을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늑대가 으르렁거리며 달려들자 성 프란치스꼬는 늑대를 향하여 성호를 긋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리 오너라. 내 형제 늑대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니 나도 또 다른 누구도 헤치지 말아라.”

성 프란치스꼬가 십자성호를 긋자 한 입에 집어삼킬 듯 맹렬하게 달려들던 사나운 늑대는 입을 다물고 주춤하니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명령대로 가까이 와 어린양처럼 온순하게 성 프란치꼬의 발밑에 드러누웠습니다.

내 형제 늑대야, 나는 너를 이 사람과 평화롭게 지내게 하고 싶다. 너는 시민들을 더 이상 해치지 말고 그들도 너의 지난 죄를 다 용서해 주어서, 사람도 개도 너를 더 이상 몰아내지 않도록 하겠다. 네가 다시는 굶주리지 않도록 동네 사람들을 시켜 생전에 네가 먹을 음식을 매일 대주도록 하겠다. 네가 나쁜 짓을 하게 된 것이 배고픈 탓임을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내가 너한테 이 은혜를 얻어주는 대신 늑대야, 너도 이제부턴 어떤 사람이나 동물도 결코 해치지 않겠다고 내게 약속해 주어야 하겠다. 이런 약속을 나한테 해줄 수 있겠니?” 하니 늑대는 머리를 숙여 그 약속을 한다는 표시를 똑똑히 했습니다.

성 프란치스꼬는 늑대 형제야, 너는 그 약속한다는 증거를 보여주어야 하겠다. 내가 그것을 믿을 수 있도록하면서 늑대의 보증을 얻기 위해 손을 내미니, 늑대는 온순하게 그것을 보증한다는 표시로 앞발을 들어 성 프란치스꼬의 손바닥에 얹었습니다.

성 프란치스꼬는 이런 재앙이 닥친 것은 굽비오 사는 모든 이들의 죄 때문이라고 말하고 죄는 늑대의 입처럼 우리들도 언젠가는 삼켜버릴 것이라 말하면서 회개하라 설교하였습니다.

잘 들어보십시오. 바로 여기 서 있는 늑대형제는 자기한테 매일매일 끼니만 여러분들이 다 같이 대주겠다고 약속한다면, 여러분과 화해하고 이제부터 다시는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겠다고 나에게 약속하며 보증해 주었습니다. 나로서도 그가 화평의 약속의 어김없이 지키리라는 것을 확신하는 바입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시민들은 일제히 그 늑대에게 매일 먹을 것을 주겠노라고 약속하였습니다.

성 프란치스꼬의 공로로 그들은 사나운 늑대에게서 해방되고, 그 무서운 천벌에서도 구원되었으며, 평화와 고요를 되찾았습니다. 그 늑대는 그 후 굽비오에서 2년 동안 더 살았습니다. 그리고 반가운 듯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아무도 물지 않고 또 아무런 학대도 받지 않았다. 사람들은 즐겨 이 늑대를 먹여 살리고 이 늑대가 거리를 나다닐 때는 어떤 집의 개도 짖지 않았다고 합니다. 2년이 지난 후 늑대가 늙어 죽었습니다. 늑대가 얌전히 거리를 걸어다니는 것을 볼 때마다 성 프란치스꼬의 덕행과 거룩함이 생겨났기 때문에, 시민들은 그 죽음을 몹시 슬퍼하였습니다.

[참조: 프란치스코의 잔꽃송이, 21]

 

오늘 복음 말씀은 바오로 사도 개종 축일에 따라 복음전파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그런데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말씀은 선교하라는 말씀이기는 하지만, 더 폭 넓은 의미로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뜻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인간을 구원하러 오신 것 자체가 선교하러 오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당신은 십자가에서 당신 자신을 바치시며 우리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예수님은 우리에게 당신 살과 피를 내어주심으로써 선교하셨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이 아니었으면 구원받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복음을 전하는 것과 내가 이웃을 위해 목숨을 바쳐 사랑해야 하는 것을 다르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사랑하는 것이 선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는 사람들에게만 선교하라고 하지 않으십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복음을 선포하여라.”

사람에게만이 아니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라고 하십니다. 파도바의 안토니오는 사람들이 당신 설교를 듣지 않자 당신 앞에 몰려온 물고기들에게 설교를 했고, 프란치스코 성인은 동물들과 대화도 하고 사나운 늑대를 순하게도 만드는 등 자연 또한 사랑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늑대를 길들인 일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것으로 그 마을 사람들도 회개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사랑하지만 자연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있을 수 없습니다. 자연을 파괴하는 사람은 하느님도 인간도 모두 사랑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만약 인간이 피조물들을 사랑하지 않으면 점점 더 인간에게 무섭게 달려드는 늑대처럼 되고 말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복음을 선포한다고 하면서 자연을 아프게 하는 일을 동시에 한다면 복음 선포는 위선이 되고 말 것입니다. 인간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 이전에 내 삶에서부터 하느님께서 만들어주신 모든 피조물들을 사랑하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그것이 나중에는 인간을 선교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