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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산책] 1월 28일 화요일 *성 토마스 아퀴나스 사제 학자 기념일(R)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28 조회수693 추천수12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128일 화요일 *성 토마스 아퀴나스 사제 학자 기념일(R) - 마르3,31-35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영적인 가족>

 

 

과거 대부분의 농경·목축 사회가 그러했듯이 팔레스티나 지방에서 가문’, ‘가족의 의미는 특별했습니다. 척박하고 팍팍한 현실 앞에서 먹고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똘똘 뭉쳐야만 했습니다. 과거에 우리도 그랬듯이 그들 역시 가족이나 가문에 대한 자긍심, 위계질서나 예의범절을 크게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께서 보이는 언행은 그러한 통상적 관행을 완전히 깨트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공생활을 위해 출가하신 예수님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을 전해들은 예수님의 가족들과 친척들이 잔뜩 걱정스런 얼굴로 찾아온 것입니다. 가족이나 친척된 도리로서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보인 반응은 너무나 의외였습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그리고는 한 마디 더 덧붙이십니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마음에 품고 계시는 진의(眞意)가 무엇인지 헤아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출생신분이나 가족의 배경을 무시해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가족이나 친척들이 싫어서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깡촌 나자렛 출신임을 경멸해서 그런 것도 결코 아니었습니다.

 

이제 때가 이르러 출가하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맡겨주신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중인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예수님께서는 혈연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영적인 가족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선택하신 영적인 가족은 혈연이나 지연, 학연이나 기타 세상적인 유대관계를 뛰어넘어 말씀을 중심으로 예수님 곁에 둘러앉는 가족을 말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매일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묵상하고 실천하는 공동체가 바로 영적인 가족입니다.

 

수도자들의 삶을 유심히 바라다보면 영적인 가족이 결코 도달 불가능한 유토피아가 아니란 사실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저희 공동체만 해도 전국 팔도에서 온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한 가족을 이루고 있습니다. 물론 때로 너무 다르기 때문에 서로 충돌도 있고 상처도 주고받습니다.

 

그러나 때로 세상 그 어떤 가족보다도 더 공고한 유대관계를 형성합니다. 때로 친부모, 친형제 이상으로 알뜰살뜰 서로가 서로를 챙겨줍니다. 함께 살며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며 함께 동고동락합니다. 가족도 그런 가족이 없습니다.

 

그 배경에 무엇이 있겠습니까? 바로 예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공동체의 중심에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십니다. 매일 그분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그분의 말씀에 대한 묵상을 서로 나누며, 또한 그 말씀을 함께 실천하고자 노력합니다. 그 결과가 바로 육적인 가족을 능가하는 영적인 가족입니다.

 

그런데 여러 형태의 가족 가운데 가장 바람직한 가족의 유형이 있습니다. 혈연으로 맺어진 육적인 가족 그 위에 영적인 가족이 덧입혀지는 가족입니다. 각 가정의 중심에 예수님의 말씀이 자리한 가정, 말씀을 묵상하는 가정, 말씀에 따라 살아가려는 가정은 하느님께서 가장 기뻐하실 가정입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부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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