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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생기보(人生棋譜)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29 조회수616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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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9 연중 제3주간 수요일, 사무 하7,4-17 마르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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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기보(人生棋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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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묵상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너희는 멈추고 하느님 나를 알라.”

언뜻 떠오른 시편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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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체험이 진정 우리를 하느님 앞에서 살아있게 합니다.

10년 만에 공부를 끝내고 온 도반의 말도 생각납니다.

“10년 전과 사람들이 많이 변했습니다. 인간미가, 여유가 없고 영혼이 없는 사람들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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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 폰에 몰두하고 있는 많은 이들을 보면

영혼 없는 사람들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주님과 살아있는 만남의 체험이 있어야 비로소 살아있다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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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순간적 체험도 깊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수도원 정원에서 생각 없이 왔다 갔다 하는 어느 분을 보는 순간 떠오른 생각입니다.

‘어, 저 분이 산 사람인가 죽은 사람인가?’

마치 죽은 사람이 걸어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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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 하여 다 살아있다 할 수 없습니다.

과연 살아있음의 기준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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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30에 죽어서 70에 묻힌다.’

어디선가 읽은 가끔 인용하는 말인데

나이 30에 죽어 70에 묻힐 때까지의 40년 잉여인생은 살아있다 하나 실상은 죽은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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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생각나는 마태8.22절 예수님 말씀입니다.

“죽은 자들의 장례는 죽은 자들에게 맡겨 놓고 너는 나를 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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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들에게 맡겨놓고’,

역시 살아있으나 생각 없이, 영혼 없이, 하느님을 떠나 살아가는 이들을 빗댄 말마디임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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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구리 10단과 10번 기를 겨루고 있는 천재기사 이 세돌의 인터뷰 기사도 생각납니다.

“승패에 관계없이 후회 없는, 최선을 다한 바둑을 두고 싶다.

… 설령 대결에서 패해 정상에서 추락한다고 해도 원망하거나 후회하진 않을 것이다.

구리는 내 바둑 인생에 있어 최고의 선물이다.”

최고의 적수이자 도반에 대한 감사의 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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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대신 인생을 넣어

‘승패에 관계없이 후회 없는, 최선을 다한 인생을 살고 싶다.’로 바꿔도 그대로 통합니다.

바둑은 절대 혼자는 못 둡니다.

자기와 걸 맞는 상대가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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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흡사 바둑과 같습니다.

하느님과 상대하여 두는 인생바둑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인생에 최고의 선물입니다.

하느님과 함께 인생바둑을 둬야 비로소 살아있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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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앞에서 깊이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하며 하느님의 뜻에 따라 깨어 살 때

아름다운 인생기보의 완성입니다.

과연 하느님과의 내 인생기보는 아름답게 수놓아지고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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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독서는 다윗과 하느님의 인생기보 같고, 복음은 예수님과 제자들 간의 인생기보 같습니다.

오늘 1독서는 다윗과 함께 하시며 은총을 가득 베푸신 주님의 업적들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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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찍이 사울에게서 내 자애를 거둔 것과는 달리, 다윗에게서는 내 자애를 거두지 않겠다.

너의 집안과 나라가 네 앞에서 영원히 굳건해지고, 네 왕좌가 영원히 튼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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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심사숙고, 묵상하고 기도하며 하느님의 뜻을 찾음으로 이런 축복의 약속을 듣는 다윗입니다.

‘나탄은 이 모든 말씀과 환시를 다윗에게 그대로 전하였다.’

이런 축복의 말씀을 바탕으로 깊이 숙고하면서

끝까지 파란만장한 인생기보를 완성한 위대한 다윗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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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치와 바둑이치가 똑같습니다.

길바닥, 돌밭, 가시덤불, 좋은 땅은 바로 인생바둑의 변화무쌍한 장면을 상징합니다.

이런 상황에 개의치 않고 하느님의 뜻을 찾아 최선을 다해 살아갈 때

마침내 좋은 땅에 풍부한 수확의 해피엔드로 끝날 것이며

이런 상황 모두가 아름다운 인생기보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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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말씀이 좋은 땅에 뿌려진 것은 이러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말씀을 듣고 받아들여,

어떤 이는 서른 배, 어떤 이는 예순 배, 어떤 이는 백배의 열매를 맺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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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의 내 인생기보에 최선을 다할 때 풍부한 수확에다 아름다운 인생기보임을 깨닫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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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과의 아름다운 인생기보 완성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게 해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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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 위해 간직하신 그 선하심, 얼마나 크시옵니까!”(시편31,20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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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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