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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도란 무엇인가?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30 조회수674 추천수1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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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30 연중 제3주간 목요일, 사무 하7,18-19.24-29 마르4,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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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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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심오한 비밀은 하느님의 눈으로 자기를 보는 것입니다.

자기를 보는 것이 자기를 아는 것입니다.

자기를 아는 것이 바로 지혜와 겸손이고 순수와 자비입니다.

오늘도 이런저런 예화를 통해 자기를 보는 관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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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제자가 멀리서 내 전시회에 찾아와 말했다.

“수많은 세월, 진리를 찾아 동서고금을 누볐다.

그런데 요즘 머리가 잠잠해졌기에 웬일인가 했더니

눈이 안으로 향하면서 내가 내 마음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제자가 이렇게 말했다.

“밖으로 구하는 바가 없어지면 자유로워진다고 합니다.”

아 그의 말이 참으로 옳았다.

자유란 외부의 여러 규범으로부터의 해방이다.

내가 눈을 안으로 돌리는데 한평생이 걸린 것이었다.

남은 시간은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다.-(최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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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여정은 외적여정이 아니라 하느님과 참 나를 찾는 내적여정임을 깨닫습니다.

깊은 관상기도의 경지에 도달한 분임이 분명합니다.

학식과 성덕이 일치된 대가 학자들의 겸손도 이런 자기발견의 열매입니다.

어느 분야든 깊은 도의 경지에 이르면 이와 흡사한 체험을 합니다.

‘변호인’영화의 주연 배우 송강호를 극찬한 양 우석 감독의 인터뷰 기사 내용도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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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의 위대한 점은 관객의 눈으로 자신을 본다는 것이다.

그건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일하면서 동시에 자신을 냉정하게, 객관화하는 것은 정말 놀라운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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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영화를 통해 도의 경지에 이른 송강호의 위대한 관상의 자질을 엿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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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의 열매는 겸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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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윗의 기도를 통해서도 다윗의 위대한 관상의 자질이 잘 드러납니다.

얼마 전 들은 ‘얼굴은 성격이다.’ ‘얼굴은 마음이다.’라는 말도 생각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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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는 사유의 표현이자 그 사람’이라는 말도 생각이 납니다.

그 사람 고유의 문체(style)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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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윗의 감사의 기도를 통해 그대로 드러나는 다윗의 겸손한 얼굴, 진실한 생각입니다.

얼마나 하느님을 깊이 사랑하는지, 하느님과 친밀한 관상의 관계에 있는지 잘 드러납니다.

감사와 찬미의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동시에 자기를 들여다보고 있는 위대한 관상가 다윗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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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 임금은 주님 앞에 나아가 앉아 아뢰었다.’로 시작된 기도가

구구절절 하느님 향한 진정성 넘치는 감사와 찬미의 고백입니다.

우리 역시 매일, 평생 끊임없이 성전 안 주님 앞에 나아가

시편성무일도와 미사를 통해 주님을 찬미하고 감사를 드립니다.

그대로 마음 깨끗해져 주님을 뵙고 나를 보는 관상기도시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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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읽은 사막교부의 일화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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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자 둘이 냇가에서 채소를 씻고 있었다.

한 수도자가 다른 수도자에게 “어때, 오늘 사부의 강론 말씀이 기억나나?”하였더니,

그 다른 수도자가 “글쎄, 무슨 말씀이었지?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데….”라고 답했다.

물었던 수도자가 “그렇게 기억도 못할 말씀을 뭐 하러 날마다 듣나?” 하고 말하자

동료수사는 “이것 봐, 이 냇물에 내가 채소를 씻는 걸 보게나, 결국엔 물기 하나 남지 않지만,

그래도 채소는 깨끗해졌지 않는가?”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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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하던 의식하지 않던 매일 끊임없이 바치는 성무일도와 미사의 은총이

우리를 정화(淨化)하고 성화(聖化)하여 밖으로 향하든 눈길을 안으로 향하게 합니다.

오늘 다음 복음 말씀도 그대로 이루어짐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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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등불을 가져다가 함지 속이나 침상 밑에 놓겠느냐?

등경 위에 놓지 않느냐?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도 드러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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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음 등경위에 놓인 기도의 등불이 우리 내면을 환히 비추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주님을 보게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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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매일바치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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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을 밝히는 빛이옵니다.”(시편119,105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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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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