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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30 조회수567 추천수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1월 30일 연중 제3주간 목요일
 
 
Is a lamp brought in to be placed under a bushel basket
or under a bed, and not to be placed on a lampstand?
Take care what you hear.
(Mk.3,21-23)
 
 
제1독서 2사무 7,18-19.24-29
복음 마르 4,21-25
 

언젠가 서울에 갔다가 우연히 ‘서울서 둘째로 잘 하는 집’라는 상호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 상호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지요.

‘눈에 띄려고 일부러 저렇게 지었을까? 아니면 정말로 첫째로 잘 하는 집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집 다음이라는 자부심을 내걸고 있는 것일까?’

시간이 없어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시간만 허락된다면 분명히 가게 안으로 들어가 그 맛을 보았을 것입니다. 첫째만을 최고로 치는 이 세상 안에서 과연 둘째는 어떤 맛인지 궁금했거든요.

음식점들이 줄 지어 있는 거리를 지나갈 때마다 쉽게 볼 수 있는 ‘원조’라는 간판입니다. 또한 ‘최고의’ 맛 집으로 선정되었다는 팻말을 내 걸고 있는 가게들도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원조’도 아니고 ‘최고’도 아니지만, 그저 둘째로 잘 하는 집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마음으로 가게 상호를 그렇게 결정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꼭 한 번 가보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아마 다른 사람들도 저와 같은 마음인가 봅니다. 이 가게 안으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장사가 잘 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많은 이들이 ‘최고, 원조, 1등’ 등의 수식어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스스로가 이 수식어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너무나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렇게 원하는 수식어를 우리 주위에서 너무 많이 보기 때문에 이제는 식상한 단어가 되고 말았습니다. 결국 이러한 수식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그저 성실하게 노력하는 그 모습 자체가 훨씬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나보다 잘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둘째 셋째 아니 마지막의 자리라도 상관없이 그 자리에서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의 삶은 결국 환하게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등불의 비유를 전해 주시면서, 등불을 함지 속이나 침상 밑에 놓는 사람은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등불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등경 위에 놓아야 숨겨진 것도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도 드러날 것이라고 하십니다.

우리의 자리는 ‘최고, 원조, 1등’의 수식어가 붙는 자리가 아닙니다. 그 자리만을 쫓으며 사는 것이 정답이라면 예수님께서도 이천년 전에 그런 모범을 보여주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모범은 가장 낮은 수식어가 붙는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이 모범을 따라서 최고의 자리가 아닌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서 주님의 뜻을 성실하게 수행할 것을 명령하십니다. 그때 숨겨진 것, 감추어진 것처럼 보이는 주님의 뜻이 이 세상에 환하게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슬픈 세 가지. 할 수 있었는데, 했어야 했는데, 해야만 했는데(루이스 E.분).

 
교구청에서 키우는 강아지인 사랑이의 모습을 보고 신부 한 명이 급하게 찍은 사진입니다.

 

 
마지막 그 순간까지

소크라테스는 자신을 죽일 독약이 준비되고 있는 동안 피리로 음악 한 소절을 연습하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이렇게 물었지요.

“이제 곧 당신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닐 텐데, 지금 그게 무슨 소용이오?”

이에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그래도 죽기 전에 음악 한 소절은 배우지 않겠는가?”

최고만을 꿈꾸는 사람들의 흔한 핑계는 바로 시간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삶을 즐기는 사람은 절대로 시간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잠깐 동안의 시간을 통해서도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최고’라는 수식어를 통해서 물질적인 부와 세속적인 명예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세상의 부와 명예가 아닌, 진정한 기쁨과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길은 과연 무엇일까요?

소크라테스처럼 마지막 그 순간까지 열심히 할 수 있는 내 자신을 꿈 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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