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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31 조회수1,041 추천수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1월 31일 설
 
It will be good for those servants
whose master finds them watching when he comes.
(Lk.12,37)
 
 
제1독서 민수 6,22-27
제2독서 야고 4,13-15
복음 루카 12,35-40
 

먼저 사랑하는 새벽님들께 새해 인사부터 올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올해에는 하고자 하시는 모든 일이 잘되시길 바랍니다.”

아직도 감기가 떨어지지 않아서 많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에 있을 때에는 따뜻해서 그랬는지 몸이 무척 좋았거든요. 그래서 이제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저께 오후부터 몸살과 오한으로 감기가 더 심해졌습니다. 하루 이틀이면 충분히 떨어질 감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길게 갑니다. 여러분들도 감기 주의하세요.

아무튼 이렇게 감기몸살로 힘든 상태였지만, 어젯저녁에 초등학교 때 성당 친구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야만 했습니다. 실내 온도를 높여도 으슬으슬 추운데, 밖은 얼마나 추울까를 생각하니 걱정이 안 될 수가 없었습니다. 감기 핑계를 대고 모임에 나가고 싶지 않았지만, 저 생각한다고 제가 사는 답동 근처에 모인다니 안 나갈 수가 없었지요.

결국 두꺼운 옷을 한 벌 더 껴입고, 털모자에 목도리 그리고 장갑까지 끼고 단단히 무장해서 나갔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춥지 않습니다. 오히려 얼굴에 닿는 찬바람이 상쾌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식사만 하고 얼른 제 방으로 돌아왔지만, 그래도 옛 친구들과의 만남을 오랜만에 가질 수 있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제까지 얼마나 많은 포기를 했었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아프면 아프다고, 어려우면 어렵다고 쉽게 포기했던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포기하면 아무것도 얻는 것 없이 그것으로 끝입니다. 이에 반해 포기하지 않으면 결과가 대단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또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오늘 새해를 맞이해서 우리 모두는 한 살을 더 먹게 됩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렇게 나이 먹는 것을 반갑게 대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할 수 없는 이유에 ‘나이’를 하나 더 추가하셔서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나이가 많아서 할 수 없어.”

우리 모두는 영원한 생명이 주어지는 하늘 나라라는 최종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최종 목표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깨어 준비해야 합니다. 어렵고 힘들다고, 나이 들어서, 아파서 등등의 이유를 들어서 포기해버리고 마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노력해서 준비할 때 주님께서 약속하시는 하느님 나라에 더욱 더 가깝게 다가서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할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늘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준비를 잘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날과 그때는 그 누구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올 새해에는 핑계를 대지 않는 나를 만들어 봅시다. 즉, 할 수 없는 이유를 만들기에 급급한 나의 모습이 아니라, 어떻게든 할 수 있다는 이유를 만들어 주님의 나라에 가까이 다가서설 수 있는 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여러분이 되길 오늘 새해에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간절히 원했지만 무엇도 얻지 못했대도 상관없다. 그것도 하나의 인생이 된다(김연수).

 
이렇게 날이 흐린 날도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이럴까요? 해는 반드시 뜹니다. 포기마세요.

 
 
포기 기념일
언젠가 정호승 시인의 글을 읽는데, 글쎄 12월 31일을 자신의 실패 기념일로 삼는다는 구절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시인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다들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다가올 새해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을 때 저는 저의 실패를 기념합니다. 지나온 한 해를 돌아보면서 그 해의 실패를 생각하기도 하지만 제 인생 전체의 크고 작은 실패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새해가 되면 실패를 딛고 다시 시작합니다. 실패를 기념하는 12월이 있기 때문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1월의 문이 열린 것입니다. 실패를 기념하는 일이 곧 성공을 기념하는 일이 된 것입니다.”

저 역시 이 글을 읽으면서 지난 시간의 실패를 기억하여 봅니다. 그러면서 이 실패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새해를, 새날을 주시는 주님의 사랑에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 그리고 올 새해에는 실패의 숫자를 더욱 더 줄여 나갈 것을 다짐하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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