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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간의 두 유형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2-03 조회수731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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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3 연중 제4주간 월요일, 사무 하15,13-14.30;16,5-13ㄱ 마르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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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두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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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독서의 ‘다윗’과 복음의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을 통하여

인간의 두 유형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두 사람의 고립무원의 처지가 비참하기 짝이 없습니다.

살아 있다하나 죽은 삶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필시 목숨을 끊고자 하는 자살 충동도 수시로 겪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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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다윗을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파란만장한 롤러스케이트 인생입니다.

종횡무진 극과 극을 누빕니다.

우리아의 아내를 범하고 우리아를 죽게 한 대죄의 보속이 에누리 없이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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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 압살롬의 반역으로 인해 풍전등화의 상황입니다.

부모에게 자식의 배반처럼 아픈 경우는 없습니다.

압살롬을 피해 달아나는 다윗의 처지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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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올리브 고개를 오르며 울었다.

그는 머리를 가리고 맨발로 걸었다,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머리를 가리고 울면서 계속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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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사울 집안의 게라의 아들 시므이의 저주가 쏟아집니다.

“꺼져라, 꺼져! 이 살인자야, 이 무뢰한아!”

시므이의 머리를 베어 버리게 해 달라는 측근의 청에 만류하는 다윗의 말에서

그의 깊은 믿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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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뱃속에서 나온 자식도 내 목숨을 노리는데, 하물며 이 벤야민 사람이야 오죽하겠소?

주님께서 그에게 명령하신 것이니 저주하게 내버려 두시오.

행여 주님께서 나의 불행을 보시고, 오늘 내리시는 저주를 선으로 갚아 주실지 누가 알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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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며 묵묵히 그 부하들과 피신 길을 걸어가는 다윗입니다.

비참한 처지에서도

내면 깊이에서는 끊임없이 하느님과 소통했던 ‘기도의 사람’ 다윗임이 분명합니다.

어떤 역경 중에도

그 삶의 중심에 계신 주님과의 소통만 원활하다면 결코 그 영혼 아무도 다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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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생각나는 분도 규칙 겸손에 대한 장의 한 대목입니다.

-겸손의 넷째 단계는,

순종에 있어 어렵고 비위에 거슬리는 일 또는 당한 모욕까지도

의식적으로 묵묵히 인내로써 받아들이며,

이를 견디어 내면서 싫증을 내거나 물러가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성서에는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마태10,22)하셨고,

또 “네 마음 굳세고 꿋꿋해지고 주님께 바라라(시편27,14)하셨다(성규7,35-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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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순종입니다.

순종하는 마음으로 이런 최악의 모욕적인 상황을 묵묵히 견디어 내는 다윗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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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온갖 모욕적인 상황을 겸손의 수행으로 받아들일 때

몸도 마음도 망가지거나 무너지지 않습니다.

새삼 삶은 순종이며 겸손의 여정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런 역경 중에 다윗의 믿음은 정화되고 순화되어 더욱 단단해졌고 영육의 건강도 보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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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영이 들인 이가 상징하는바 참으로 깊습니다.

다윗뿐 아니라 더러운 영이 들린 이도 누구나의 가능성입니다.

다윗에 반역한 압살롬 역시 반역의 더러운 영에 들린 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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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고립되어 불통의 삶을 살다보면

온갖 이념, 편견, 선입견, 탐욕, 고정관념, 질투, 교만, 열등감, 분노, 우울, 나태, 허영, 불안,

두려움 등 무수한 더러운 영에 시달려 극심한 정신분열 현상을 겪을 수 있습니다.

바로 복음의 더러운 영이 들린 이의 다음 자학하는 모습이 불통의 내면 상황을 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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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무덤에서 살았는데,

…쇠사슬도 끊고 족쇄도 부수어 버려 아무도 그를 휘어잡을 수가 없었다.

그는 밤낮으로 무덤과 산에서 소리를 지르고 돌로 제 몸을 치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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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영이 들린 이가 상징하는바

사회로부터 왕따 격리되어 불통의 처절한 소외 상황 중의 사람입니다.

삶의 중심 자리에 주님이 계시지 않아

온갖 더러운 영들이 그 자리를 차지할 때 누구나의 가능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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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영아,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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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영에 대한 유일한 처방은 주님을 만나는 길뿐입니다.

빛이신 주님을 내 삶의 중심 자리에 모시어 주님과 일치되어 살 때

어둠의 더러운 영들은 저절로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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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족들에게 돌아가,

주님께서 너에게 해 주신 일과 자비를 베풀어 주신 일을 모두 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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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과 더불어 가족들과의 소통으로 완전히 자기를 찾은 더러운 영이 들렸던 사람입니다.

치료보다는 예방의 유비무환의 처방이 제일입니다.

더러운 영이 들리지 않도록

하느님과의 소통인 기도와 형제들 간의 소통인 사랑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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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매일 함께 봉헌하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소통을 원활케 하시고

우리 안의 온갖 더러운 영들을 말끔히 퇴치해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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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네.”(시편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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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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