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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산책] 2월 4일 *연중 제4주간 화요일(R)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4-02-04 조회수851 추천수13 반대(3)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2월 4일 *연중 제4주간 화요일(R) - 마르 5,21-43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치유와 소생 그 너머의 것>

 

 

오늘 예수님께서는 두 종류의 사목대상자 앞에서 생명의 주관자이자 구원자로서의 당신의 능력과 권위를 드러내십니다.

 

두 케이스 다 절박했고 다급했습니다. 한 사람은 야이로라는 회당장의 딸이었습니다. 어떤 연유에선지 열두 살의 나이로 사경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야이로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귀염둥이 딸의 치유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었지만 백약이 무효였습니다. 그 순간 야이로는 예수님에 관한 소식을 전해 듣습니다. 듣자마자 야이로는 예수님이 계신 곳을 향해 무조건 달렸습니다. 군중을 뚫고 예수님 가까이 다가선 야이로는 그분 발 앞에 털썩 엎드립니다. 그리고 간절히 청합니다.

 

“제 어린 딸이 죽게 되었습니다. 가셔서 아이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 아이가 병이 나아 다시 살게 해 주십시오.”

 

야이로의 간청이 얼마나 간곡하고 열렬했던지 예수님은 그를 따라나섭니다.

 

그런데 그 때 또 다른 여인, 정말이지 절박한 처지에 놓인 한 여인이 예수님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 여인은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이 멈추지 않던 여인이었습니다. 얼마나 괴로웠을까요? 매일 많은 피가 자기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자기 눈으로 바라봐야만 하는 여인의 걱정은 정말 큰 것이었을 것입니다. 치유 받고 싶은 마음, 그래서 한번 사람답게 살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컸던지 여인은 꽤나 큰 무례를 범합니다.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하고 생각하면서 몰래 예수님 뒤로 가서 그분의 옷에 손을 댑니다.

 

‘지성이면 감천’ ‘간절한 마음은 하늘에 닿습니다.’는 말이 있습니다. 두 간절한 마음이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그 자리에서 오랜 여인의 하혈을 멈추게 하시고, 이미 죽었던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소생시키십니다.

 

지금은 예수님 공생활의 절정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병자의 치유뿐만 아니라 죽은 사람조차 되살리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치유와 소생 사건을 통해 당신이 어떤 분이신지를 명백하게 드러내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종래의 다른 예언자들과는 달리 인간의 생명을 좌지우지하시는 하느님, 생사의 주관자, 곧 하느님 그분이심을 치유와 소생사건을 통해서 밝히십니다.

 

오늘 우리는 동시에 일어난 한 여인의 치유 사건과 한 소녀의 소생 사건을 통해서 꼭 기억할 교훈이 한 가지 있습니다. 우리의 시선이 단순히 치유와 소생 사건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겠습니다. 놀라운 기적 앞에 감탄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치유와 소생 사건 그 너머의 것을 바라봐야겠습니다.

 

사실 인간 존재라는 것, 근본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유한한 것이 인간 생명입니다. 하혈병을 앓던 여인의 치유는 일생에 단 한번이었습니다. 야이로 딸의 소생도 일생에 단 한번 뿐입니다. 끝도 없이 계속 치유 치유, 소생 소생을 외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만일 계속 치유 받고, 계속 소생되어 300살, 400살까지 생명을 연장시킨다 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치유와 소생 사건의 주관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로 우리 시선을 고정시키는 일입니다. 그분만이 생명의 주관자이십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몇 번의 치유와 소생뿐만 아니라 영원히 살게 하는 권위와 능력을 지니신 분입니다. 그분은 언젠가 이 세상이 지나가고 또 다른 세상이 우리 눈앞에 펼쳐질 때 그 나라를 영원히 다스리실 왕 중의 왕인 분입니다.

 

예수님 앞에 우리의 질병과 죽음은 모두 한시적인 것이며 지나가는 것입니다. 비록 언젠가 우리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더라도 그것은 일시적인 것입니다. 소녀를 죽음에서 일으켜 세우셨듯이 언젠가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영원한 생명의 나라에서 우리를 일으켜 세우실 것입니다. 거기서 당신과 함께 영원히 살게 하실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부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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