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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회개의 여정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2-05 조회수757 추천수15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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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5 수요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사무 하24,2.9-17 마르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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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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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은 회개의 여정입니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다시 시작해야 하는 회개의 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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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살길은 자기 삶을 반성하는 회개의 길뿐입니다.

비단 믿는 이들뿐 아니라 참 삶을 추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되는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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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상임고문 정 동영(다윗)의 인터뷰 내용 중 다음 대목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오늘 1독서의 주인공 역시 다윗인데 뭔가 공통점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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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어디로 가야 하나?

왼쪽도 오른쪽도 아니다.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그게 답이다.

…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가 그렇게 전 세계를 움직이나.

‘가난한 사람 편에 서라.’,

이 승자독식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이게 너무 많은 사람을 불행하게 하고 있지 않나.

이게 민주당의 메시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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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게 예수님의 길, 교회의 길임을 깨닫습니다.

교회가 살 길은 또 우리가 영적으로 살 길은 아래로 내려가는 길 하나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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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도 왼쪽도 아닌 아래로 내려가는 게 바로 회개의 길, 겸손의 길이요

바로 거기서 주님을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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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와 겸손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역설적으로 영광의 주님께 올라가는 길입니다.

아래로 내려가는 회개와 겸손의 길은 저절로 가 아닌 하느님의 은총과 부단한 깨어있는 노력을 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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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윗은 또 죄로 넘어집니다만 신속한 회개로 일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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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이렇게 인구 조사를 한 다음, 양심에 가책을 느껴 주님께 말씀드렸다.

“제가 이런 짓으로 큰 죄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주님, 이제 당신 종의 죄악을 없애 주십시오.

제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을 저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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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의 달인, 다윗입니다.

바로 이게 다윗의 위대한 점이요 하느님의 전폭적 신뢰와 사랑을 받았던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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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구 조사한 것이 큰 죄가 되는지 평소 의아해 했는데 얼마 전 그 답을 찾았습니다.

살다보면 내 자신이나 공동체의 현실을 헤아리면서 순간 낙심하거나 절망할 때가 있는데

그 순간은 하느님을 까맣게 잊었을 때입니다.

사실 위로 하느님을 바라보며 믿음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하느님을 잊고 아래로 눈길을 향하다 보면 온갖 걱정에 부정적인 면들이 많이 눈에 띠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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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다윗이 인구조사를 한 것은 하느님을 잊고

모든 것을 자기 힘으로, 자기 손으로 하려던 교만과 야심이 작용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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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도 모르게 유혹에 빠졌던 다윗입니다.

악마는 디테일 안에 숨어있다는 진리가 역시 입증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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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조사의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세금(稅金)과 전사(戰士)의 확보입니다.

돈과 사람만 있으면 모두가 될 듯이 착각했던, 잠시 하느님을 배제했던 다윗의 오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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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 다 있어도 하느님 도움 빠지면 다 헛일입니다.

백성을 치는 천사를 보자 다윗은 주님께 아뢰며 거듭 죄를 뉘우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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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바로 죄를 지었습니다.

제가 못된 짓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양들이야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그러니 제발 당신 손으로 저와 제 아버지의 집안을 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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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회개를 통해 다윗의 믿음 또한 새로워졌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에게 결핍된 것은 바로 이런 회개의 믿음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언행에 크게 놀랍니다만 질투와 편견으로 그들은 그분을 아주 못 마땅하게 여깁니다.

믿음이 완전 질식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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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예수님도 몇몇 병자에게 손을 얹어서 병을 고쳐 주시는 것밖에는

아무런 기적도 일으키실 수 없었고, 이들이 믿지 않는 것에 예수님은 놀라셨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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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를 통한 믿음 없이는 기적은 불가능하고 또 무의미할 뿐입니다.

믿음의 눈이 있어야 기적을 보는 데 믿음의 눈이 없으면 아무런 기적도 알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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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마지막 대목에서 예수님의 한결같은 믿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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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는 여러 마을을 두루 돌아다니며 가르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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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사람들의 냉랭한 반응에 좌절하지 않고 곧장 일어나 믿음의 여정에 올라

하느님 주신 당신 사명을 다하시는 예수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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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회개한 우리 모두에게 좋은 믿음을 선사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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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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