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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4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2-07 조회수465 추천수11 반대(0)

오늘은 서울대교구의 사제 서품식이 있는 날입니다. 38명의 새 사제들에게 주님의 사랑이 가득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엊그제 같은데 저도 벌써 사제가 된지 23년이 지났습니다. 지나온 발걸음을 보면 늘 부족하고, 부끄럽습니다. 주님께서는 그런 저를 아직까지 사제의 길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오직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사제들이 가야할 길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다윗이 보여준 길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잘못했을 때 변명하지 않았습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뉘우치고, 회개의 눈물을 보여 주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잘못한 이를 용서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뉘우치지 않는 이들을 벌하시는 것입니다. 다윗은 분명 잘못을 하였고, 죄를 지었습니다. 충성스러운 부하를 전쟁터에서 죽게 했고, 그의 아내를 취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곧 뉘우쳤고, 통회하였습니다. 이것은 모든 신앙인들이, 사제들이 걸어가야 할 삶의 자세입니다.

 

우리의 근, 현대사는 어쩌면 바로 이 부분이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일본의 식민 통치 시대에 친일을 한 세력이 있습니다. 강압적인 독재시대에 그에 편승한 세력도 있습니다. 부정한 방법으로 권력을 차지하려는 세력도 있습니다. 그들의 잘못에 돌을 던지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잘못을 인정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독일은 국제 사회에 자신들이 잘못한 것을 인정하였고, 용서를 청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헤로데 왕이 보여준 길입니다.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서 무죄한 이들을 감옥에 가두고 죽이는 왕이었습니다. 하느님을 찬미하고, 올바르게 사는 길이 무엇인지를 마음으로는 알지만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 왕입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며 그래서 부끄러워하지도 않는 왕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한 것 같지만 늘 허전하고, 두려운 삶을 사는 왕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흔들리는 왕입니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하는 일본과 비슷합니다. 다른 나라들도 다 그렇게 했는데 왜 우리만 가지고 그러냐고 따지는 일본과 비슷합니다.

 

사제는 완벽한 사람이 아닙니다. 사제는 이슬만 먹고 사는 것이 아닙니다. 사제는 험한 파도에 흔들리는 작은 돛단배와 같습니다. 하지만 다윗처럼 자신의 잘못을 겸손하게 뉘우친다면, 참회의 눈물을 흘릴 수 있다면 하느님께서는 그런 사제를 지켜 주실 것입니다. 힘을 주실 것입니다. 지혜를 주실 것입니다. 용기를 주실 것입니다.

 

주님!

새 사제들이 겸손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맡겨진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성실함을 주소서.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를 닮는 사제가 되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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