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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산책] 2월 7일 *연중 제4주간 금요일(R)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4-02-07 조회수763 추천수12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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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7일 *연중 제4주간 금요일(R) - 마르 6,14-29

 

 

"내가 목을 벤 그 요한이 되살아났구나."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의 뒷모습>

 

 

나자렛에서의 오랜 준비기간 끝에 드디어 시작하신 예수님의 공생활은 참으로 행복하고 보람된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기 마련입니다. 동전의 앞면이 있으면 뒷면이 반드시 있지요.

 

예수님께서 구세사의 전면에 등장하시자마자 즉시 직면한 어려움 중에 하나는 자신도 모르게 많은 사람들로부터 ‘반대 받는 표적’이 된 것입니다. 어딜 가나 예수님께서는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으로 인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반으로 나눠지게 되었습니다.

 

논쟁의 단골 주제는 언제나 예수님의 정체성 문제였습니다. 바꿔 말하면 “예수란 인물이 도대체 누구인가?”하는 질문이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갑작스레 등장한 이상주의자에 불과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자신들의 앞길을 사사건건 가로막는 걸림돌이었습니다. 또 누군가에게 예수님은 얼마 전 헤로데에 의해 참수당한 세례자 요한이 환생한 인물로 여겨졌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을 중심으로 한 논쟁은 오늘 날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예언자 중에 한 사람으로 취급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아직도 메시아의 도래를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이천 년 전 십자가형에 처해진 한 반역자에 불과합니다.

 

우리들의 신앙생활 안에서 지속적으로 되풀이해서 시도해야 할 중요한 질문 한 가지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누구인가?” 특히 “오늘 내게 예수님은 누구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혹시라도 예수님은 내게 존재감이 전혀 없는 그저 그런 당신이 아닙니까? 혹시라도 그분을 끝도 없는 내 이기적인 바램들을 채워주는 해결사 혹은 기적의 요술사로 여기지는 않습니까?

 

예수님은 이 세상에서 뿐만 아니라 언젠가 도래할 또 다른 세상에서도 우리를 책임져주실 영원한 나의 주인, 나의 하느님이신 분입니다. 내 관계 목록, 내 재산 목록에서 2번, 혹은 3번, 10번에 자리하실 분이 아니라 언제나 기호 1번으로 자리하셔야 마땅한 참 하느님이십니다. 예수님을 이 땅에 오신 구원자이자 영원한 생명의 주인으로 고백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세례자 요한은 모든 신앙인들의 바라봐야할 아주 모범적인 모델이자 예표입니다. 예수님께서 ‘오시기로 하신 그분’임을 파악한 세례자 요한은 그 뒤로 태도가 180도 바뀝니다. 신명나게 펼쳐나가던 세례를 통한 쇄신운동을 그 자리에서 접습니다.

 

“보라! 바로 저분이 오시기로 하신 분이다. 하느님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다. 저분을 따라가라!”며 오랫동안 열심히 양성시켰던 제자들을 즉시 예수님께로 떠나보냅니다.

 

물론 아쉬운 마음이 컸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사명이 완수되었음을 인식한 세례자 요한, 때가 왔음을 파악한 그는 자신의 사도직을 미련 없이 접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사명 한 가지, 메시아의 선구자로서의 마지막 과제 ‘순교’로써 책임을 완수합니다.

 

달릴 곳을 다 달린 세례자 요한은 서녘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아름답게 떠나갑니다. 최선을 다하고 나서, 아무런 미련도 자취도 남기지 않은 채 홀연히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이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부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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