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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이 지혜다 -분별의 잣대는 사랑-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2-08 조회수894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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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8 연중 제4주간 토요일, 열왕기 상3,4-13 마르6,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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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지혜다

-분별의 잣대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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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예화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한 사람이 영적으로 성장하면 전 세계가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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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읽은 잠언 같은 말과 더불어 떠오른 짧은 잠언 같은 영어 글입니다.

‘As you are, so is the world.’(네 정도만큼 세상도 그만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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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공감이 가는 심오한 뜻을 지닌 말입니다.

우선적인 것이 외적인 것에 앞서 내적혁명, 내적성숙, 영적성숙임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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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시인의 다음 말도 의미심장합니다.

‘진정한 나를 찾아 사는 것이 최고의 사회적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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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역설적인 말입니다만 위의 말들과 일맥상통하면서 관상의 핵심을 지적합니다.

관상의 핵심은 두말 할 것 없이 진정한 나를 찾아 사는 사랑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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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은 물론 영적 삶의 큰 적은 욕심입니다.

나이 들어가도 약해지지 않는 욕심입니다.

성욕, 식욕, 물욕, 명예욕, 권력욕 등 어떤 형태로든 줄기차게 남아 있는 집착의 욕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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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떠올라 묵상했던, 노욕(老慾), 노추(老醜)란 말도 생각이 납니다.

반대로 젊은이를 빗댄 소욕(少慾)이나 소추(少醜)란 말은 없는데

유독 노년에만 노욕과 노추를 말합니다.

노욕을 경계하라는 말입니다.

젊은이에게 욕심은 자연스런 매력이 될 수 있지만 노년인생에 노욕은 그대로 노추와 직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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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나이 50을 넘어 선 어느 수녀님의 말도 잊지 못합니다.

“나이 50이 넘으니 겨울 산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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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 틈나는 대로 보는

어느 후배가 보내 준 국내 곳곳을 답사하며 촬영해 만든 국보와 보물들의 화보집입니다.

예전에는 사진의 겉모습만 보였는데 이제는 마치 ‘지혜의 눈’이 열린 듯,

국보와 보물들을 만든 분들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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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욕의 사랑, 무욕의 지혜, 무욕의 아름다움입니다.

경천애인, 즉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할 때 무욕의 지혜요 무욕의 아름다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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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바로 지혜입니다.

사랑할 때 비로소 보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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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단 위에서 천 마리씩 번제물을 바치곤 하는 솔로몬의 사랑에 감격한 하느님의 물음입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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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물음입니다.

솔로몬의 다음 답변을 통해 그의 하느님 사랑과 백성 사랑이 어디서 기인하는가 알아채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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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는 당신 종인 제 아버지 다윗에게 큰 자애를 베푸셨습니다.

그것은 그가 당신 앞에서 진실하고 의롭고 올곧은 마음으로 걸었기 때문입니다.

…당신 종에게 듣는 마음을 주시어 당신 백성을 통치하고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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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다윗에게 경천애인의 사랑을 배웠기에

이런 주님 보시기에 좋은 지혜를 청하는 솔로몬입니다. 하느님의 통쾌한 응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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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자신을 위해 장수를, 부를, 원수들의 목숨을 청하지도 않고,

이처럼 옳은 것을 가려내는 분별력을 청하였으니, 자, 내가 네 말대로 해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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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력의 지혜와 더불어 부와 명예의 선물까지 곁들여 받는 솔로몬입니다.

아버지 다윗에게 경천애인의 사랑을 배웠기에

하느님께 사랑의 지혜를 청해 선물로 받은 솔로몬처럼,

예수님의 제자들도 주님으로부터 사랑의 지혜를 배우며 선사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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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외딴 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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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줄 모르는 것도 큰 병입니다.

제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활동으로 지친 제자들에게 휴식의 자리를 마련해 주시는 주님의 지혜로운 사랑의 배려요,

이어 목자 없는 양들과 같은 이들의 필요에 응해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시는 사랑의 주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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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과 똑같은 주님께서는 매일의 외딴곳에서의 이 거룩한 성전미사를 통해

당신 사랑으로 우리의 영육을 충전시켜 주시고 분별력의 지혜도 선사해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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