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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 삶은 무엇인가?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2-09 조회수754 추천수11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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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9 연중 제5주일, 이사58,7-10 1코린2,1-5 마태5,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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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삶은 무엇인가?

-소금과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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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님은 우리 모두에게 우리의 신원을 새롭게 확인시키십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바로 이게 우리의 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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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친히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사셨습니다.

주님을 닮아갈 때 우리 역시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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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세상의 소금으로, 세상의 빛으로 살고 있습니까?

저절로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의 삶이 아닙니다.

불퇴전의 부단한 노력을 요하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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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은총에다 영원한 현역의 ‘하느님의 평생 전사’로, ‘하느님의 평생 학인’으로 깨어 사는 노력 있어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의 삶입니다.

바로 이게 참 삶입니다.

오늘은 ‘참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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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세상의 소금이 되어 사는 것입니다.

주님 친히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그러나 제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할 수 있겠느냐?

아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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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자명한 말씀이라 군더더기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예수님 친히 이렇게 세상의 소금으로 사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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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은 그 자체로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음식 안에서 그 진가가 들어나는 소금처럼 우리 역시 세상 안에서 우리의 진가가, 신원이 들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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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의 역할은 제 맛을 내는 것이요 부패를 방지하는 것입니다.

적절한 양의 소금이 들어가야 음식이 제 맛을 내듯 우리의 존재 역시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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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소금이 음식을 망치듯 우리의 처신 역시 중요합니다.

분별의 지혜에 따라 소금의 역할을 해야 삶도 맛있고 부패도 막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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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소금이 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우선 이에 앞서 내 자신의 고유의 제 맛을 잃지 않아야 하며 내 삶이 썩지 않아야

비로소 세상의 소금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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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잘못하면 세상을 성화하는 소금이 되기는커녕 세상에 속화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의 수행생활도 제 맛을 잃지 않기 위한,

또 썩지 않기 위한 부단한 평생 수행에 모아집니다.

살다보면 삶도 변질되어 제 맛을 잃을 수 있고 부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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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맛이 가면 버릴 수도 있지만 자식은 버리지도 못하고…’

예전에 인용했던 말도 생각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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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부패되어 제 맛을 잃는, 맛이 간 인생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몸은 노쇠해가도 마음은 늘 제 맛을 유지하는 것이, 썩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래야 세상의 소금이요 매력적 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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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수행도 바로 여기에 모아집니다.

부패인생이냐 발효인생이냐 역시 제가 자주 드는 예입니다.

맛을 잃고 썩어가는 부패인생이라면 세상의 소금이 되기는 불가능합니다.

갈수록 고유의 제 맛과 향취를 내는 발효인생일 때 비로소 세상의 소금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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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제 맛을 잃지 않은 소금 인생으로, 깊은 맛의 발효인생으로 살 수 있겠습니까?

주님과의 일치뿐입니다.

끊임없는 말씀공부와 실천, 기도의 수행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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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기도를 통한 주님과의 일치로 제 맛을 잃지 않아야

비로소 세상의 소금으로, 부패인생이 아닌 발효인생으로 살 수 있습니다.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제 맛을 내며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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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세상의 빛이 되어 사는 것입니다.

역시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위에 자리 잡은 고을은 감추어질 수 없다.

등불은 함지 속이 아니라 등경 위에 놓는다.

그렇게 하여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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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소금이 되어 제 맛을 내며 발효인생을 살아갈 때 저절로 세상의 빛으로 살 수 있습니다.

어둠을 몰아내는 것은 빛뿐이듯 우리를 통한 주님의 빛만이 세상 악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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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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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세상의 빛이 되어 살고 있는지요.

주님과의 일치가 우리를 세상의 빛으로, 주님의 빛으로 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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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통해 빛나는 성령의 빛, 생명의 빛, 믿음의 빛, 사랑의 빛, 희망의 빛, 기쁨의 빛, 평화의 빛

모두가 주님의 빛을 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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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찾는 사람입니다.

하느님은 빛이시고 어둠이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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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발광체가 아닌 다만 주님의 빛을 반사하는 반사체일 뿐입니다.

주님과 함께 할 때는 빛이지만 주님을 떠날 때는 어둠입니다.

주님과 일치되지 않고는 세상의 빛으로 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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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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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바오로 사도의 권고대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 갈 때

비로소 주님의 빛, 세상의 빛이 되어 살 수 있습니다.

'제 맛'을 내고 '제 빛'을 발산하며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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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착한 행실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으로의 삶은 낭만이 아닌 현실입니다.

말이나 생각만이 아닌 착한 행실이 받쳐줘야 비로소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삶입니다.

우리의 착한 행실의 빛이 사람들을 비추어 이들이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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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착한 행실의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의 삶만이 가장 확실한 복음 선포임을 깨닫습니다.

진정 세상을,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착한 행실의 진정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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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오늘 복음의 위치도 이를 입증합니다.

산상설교(마태5-7장) 한 복판에 자리 잡은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는 오늘 복음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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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상설교의 ‘참 행복’을 비롯한 모든 주님의 권고를 착실히 실행할 때

비로소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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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독서의 이사야를 통한 주님의 말씀 또한 착한 행실을 구체적으로 환히 보여줍니다.

바로 이게 하느님이 좋아하시는 진정한 단식입니다.

이렇게 살아야 비로소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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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

…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그리하면 너의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고, 너의 상처가 곧바로 아물리라…

네가 네 가운데에서 멍에와 삿대질과 나쁜 말을 치워 버린다면,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내어 주고, 고생하는 이의 넋을 흡족하게 해 준다면,

네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고, 암흑이 너에게는 대낮처럼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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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고무적인 말씀입니다.

이런 착한 행실이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아갈 수 있는 구체적 처방이요,

하느님이 바라시는 참 단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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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독서의 바오로 사도의 겸손한 고백 또한 감동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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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뛰어난 말이나 지혜로 하느님의 신비를 선포하려고 가지 않았습니다.

나는 여러분 가운데 있으면서,

예수 그리스도 곧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분 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결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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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사도처럼 나를 비우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 그리스도만 생각하고 사랑할 때

저절로 겸손의 열매, 착한 행실들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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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삶은 무엇입니까?

누가 위대한 사람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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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참 삶을 살 수 있고,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방법은 아주 단순하고 평범합니다.

제 삶의 자리에서 욕심을 비우고 주님을 닮아 착한 행실의 삶으로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어 사는 것입니다.

제 맛을 내고 제 빛을 발산하며 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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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삶은 이것 하나뿐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어 살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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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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