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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행복하여라, 지혜를 추구하는 사람들!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2-12 조회수753 추천수15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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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12 연중 제5주간 수요일, 열왕기 상10,1-10 마르7,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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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여라, 지혜를 추구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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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의 시대라기보다는 넓이의 시대입니다.

지식은 넘치지만 지혜는 부족한, 풍요로워 보이나 참으로 영적으로 궁핍한 시대입니다.

이런저런 묵상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인터넷에서 읽은 아날로그 세대와 디지털 세대의 비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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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고 세대는

윗세대로부터 전해지는 전통이나 관습을 중시하는 종적인 세대이며 깊이에 기준한 세대이다.

반면 디지털 세대는

사회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변화를 이끄는 세대이며 횡적인 넓이에 기준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어느 것에 후한 점수를 주기에 앞서 아날로그의 따뜻함에 디지털의 정확함과 속도감이 어우러진

일명 ‘디지로그’식의 생활도 괜찮을 듯싶다.

중요한 것은 서로 이끌고 뒤따르며 조화를 이루며 사는 삶,

아날로그의 따뜻함과 디지털의 신선함이 잘 어우러진 삶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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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통찰입니다.

말이 두 세대의 조화지 참으로 지난한 작업이요, 현실은 일방적 디지털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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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이의 지식은 넘치지만 깊이의 지혜는 결핍된 참 가난한 시대입니다.

전통도 무너졌고 삶의 스승도, 집안이나 사회의 지혜의 어른들도 사라져가는,

길을 잃은 불행한 시대 같습니다.

무엇보다 살아있는 만남,

즉 하느님과의 만남, 자연과의 만남, 너와의 만남, 나와의 만남이 사라져가는

공허하고 천박한 디지털 시대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부정적 면이 너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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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문화학자의 통렬한 비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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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개인도 없고 사회도 없다.

사회도 망했고 개인도 망했다.

사회가 붕괴되면서 개인도 붕괴됐다.

한 쪽이 무너지며 다른 쪽도 무너진다.

…사회는 끊임없이 재생산되어야 한다.

제대로 된 사회에서는 나이든 사람이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삶에 대한 노하우, 역사에 대한 통찰 등,

이 사회가 망하지 않게 하기 위해 내가 경험한 지혜를 토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서구의 중세시대에는 사람이 죽으면 동네 사람들이 다 모였다.

그 사람의 유언을 듣기 위해서다.

죽기 전에 하는 한 마디가 그 사람의 삶의 지혜가 농축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주위에 삶의 지혜를 얻을 어른은 거의 없다.

좀 나이 든 분들의 경우 자식에게 돈이나 아파트 말고 물려줄 것이 무엇이 있나.

빚만 물려주지 않아도 다행이다.

오늘날과 같은 ‘성과사회’에서 어른들의 지혜가 쓸모없게 된 것도 사실이다.

과거의 능력이 경험에서 축적된 숙련된 기술이었다면

성과사회에서의 능력은 새로운 것을 빨리 습득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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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부정적 측면에 대한 예리한 진단입니다.

이런 사회일수록 아날로그 적 보완은 필수입니다.

신속함, 편리함, 정확함, 신선함에 느림과 불편함, 애매함, 따뜻함이 보완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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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런 예를 들을 수 있는 것도 디지털시대의 인터넷을 통해서이나

디지털이 강론의 묵상까지 대신 해주진 못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넓이의 정보’와 아날로고 시대의 ‘깊이의 지혜’가 필히 조화되어야 함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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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수도자들은 삶의 지혜를 찾아 사막의 스승을 찾았습니다.

디지털시대일수록 절박한 삶의 지혜에 대한 욕구입니다.

깨달음의 지혜, 깨달음의 은총, 깨달음을 통한 변화입니다.

주변의 살아있는 현실에 은총으로 귀가 열려 들을 때, 눈이 열려 볼 때 깨달음의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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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야 비로소 영혼도 살아납니다.

지혜를 잃으면 영혼도 잃습니다.

참 삶을 위해 필히 전수되어야 하는 지혜요, 각자 듣고 봄으로 깨달아야 하는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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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독서의 스바 여왕은 지혜를 찾는 구도자를 상징합니다.

당대 최고의 현자인 솔로몬 임금을 찾아

마음속에 품은 것을 모두 물어보았고 모두 답을 받아낸 스바 여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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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 여왕의 감동의 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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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의 부하들이야말로 행복합니다.

언제나 임금님 앞에서 서서 임금님의 지혜를 듣는 이 신하들이야 말로 행복합니다.

…주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영원히 사랑하셔서,

임금님을 왕으로 세워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게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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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원천은 주님이시오, 지혜의 열매는 공정과 정의임을 깨닫습니다.

진정 행복한 사람들은 주님의 지혜를 듣는 사람들입니다.

언제나 미사 중 주님 앞에서 주님의 지혜를 듣고 배우는 우리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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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답송 시편 다음 대목이 은혜롭습니다.

“의인의 입은 지혜를 자아내고, 그의 혀는 올바른 것을 말한다.

자기 하느님의 가르침이 그의 마음에 있어 그 걸음이 흔들리지 않는다.”(시편37,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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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이 현자입니다.

믿는 이들 모두가 의인이자 현자로 불림 받고 있습니다.

주님의 가르침이, 말씀이 늘 우리 마음에 있을 때

우리의 입은 지혜를 자아내며 우리의 혀는 올바른 것을 말합니다.

우리의 걸음 또한 흔들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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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역시 복음에서 우리 모두 깨달음의 지혜를 지닐 것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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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모두 내 말을 듣고 깨달아라.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 이런 악한 것들이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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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게 인간 모두의 어둔 측면의 현실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성령 안에서 말씀을 통한 부단한 깨달음의 은총이

이런 마음 속 모든 악한 것들을 정화하여 지혜로 변화시켜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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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안에 내재한 어둠의 악한 요소들을 정화시켜 깨끗하게 하시고 지혜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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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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