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잊혀지고 계신 분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02-12 조회수1,038 추천수15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가해 연중 제5주간 목요일


<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복음: 마르코 7,24-30






성모자


오라지오 겐틸레스키 작, 로마 국립미술관


     < 잊혀지고 계신 분 >

 

           

폴 블룸(Paul Bloom)이 쓴 우리는 왜 빠져드는가?’라는 책에 소개된 일화입니다.

 

2007112일 아침. 정신없이 분주한 출근길, 더군다나 장소는 워싱턴 D.C.에서 가장 혼잡한 랑팡 지하철역. 청바지에 허름한 티셔츠 그리고 모자를 눌러 쓴 한 남자가 나타납니다.

그 남자는 자신의 바이올린을 꺼낸 후 그 케이스에 1달러지폐와 동전 몇 개를 놓고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연주는 총 45분 동안 이루어졌고, 6곡을 연주했습니다. 그 시간동안 그 남자가 연주하는 앞을 지난 사람은 수천 명, 아니 그 이상이었습니다. 하지만 27명만이 그의 바이올린케이스에 돈을 넣은 사람이었고, 1분 이상 멈춰서 연주를 들은 사람은 단 7, 그 중 한 명은 3살짜리 꼬마였습니다. 또 그 중에서 가장 연주를 열심히 듣고 감동받은 한 명은 랑팡 지하철역 구두닦이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바이올린을 연주한 사람은 바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타 조슈아 벨이었습니다. 그는 2000년 머큐리 음악상을 시작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영화음악상,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기악독주자, 또 에버리 피셔상 등을 수상한 음악천재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지하철역에서 들고 연주한 바이올린은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1713년 제작한 350만 달러, 한화 추정 48억 원짜리였습니다. 조슈아 벨의 공연을 보려면 수개월에서 1년 전부터 예약을 하고 수천달러의 티켓 값을 지불해야 하지만, 그날 그의 바이올린케이스에는 37달러 17센트가 들어있었습니다.

이 실험은 워싱턴포스트지가 기획한 것으로, “사람들에게 위대한 예술이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일상생활에서 그것을 접했을 때 어떻게 반응할까?”라는 실험이었지만, 결론은, “사람들은 위대한 예술을 알아보지 못했다.”였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에 빠져들고 몰입하고 내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투자할 때는 그것이 나에게 그만한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그만큼 매달리지 않는 이유는 내가 지불하는 것만큼 얻을 수확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상에 바쁜 출근하던 사람들은 그 날 하루 일당을 다 주어도 들을 수 없는 위대한 공연을 놓쳤습니다. 어쩌면 그런 것이 우리의 삶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모두가 바쁘게만 살아가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바쁘게 살다가 결국 혼인잔치에 초대받고도 오지 못했던 사람들처럼, 요즈음의 예수님도 그렇게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잊혀지고 계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복음전파에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복음 말씀대로라면 아무에게도 알려지기를 원치 않으셨다고 합니다. 물론 시로 페니키아 출신 여인이 그렇게 자신의 딸로부터 마귀를 쫓아내 달라는데도 예수님은 시큰둥하십니다. 먼저 당신 조국인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빵을 주어야 하는데 개에게 주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병든 딸의 어머니는 결코 포기하지 않습니다. 개 취급을 당하지만 이런 멸시와 고통도 참아 받으면 반드시 그만한 보답이 올 것을 믿습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당신 가치를 인정해주는 이에게 은혜를 베푸십니다.

다시 말하면 예수님은 당신을 몰라본다면 그런 사람에게는 은총을 베푸시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가나의 혼인잔치를 한 번 생각해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혼인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말씀하시는데도 그것이 당신과 무슨 상관이냐며 시큰둥해 하십니다. 그래도 성모님은 하인들보고 예수님이 시키는 대로 하라고 하시며 그분의 기적을 강요합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알아보는 유일하신 분, 성모님을 위해 첫 번째 기적을 술을 만드시는데 사용하십니다.

풍랑이 부는 배 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자들은 빠져죽지 않기 위해서 안간힘을 씁니다. 예수님은 그냥 주무시고 계십니다. 제자들이 자신들을 구해줄 수 있는 분은 자신들의 힘이 아니라 유일하게 그리스도의 도움뿐임을 깨닫게 해 주시기 위한 것입니다. 베드로가 마지막에 자신들을 구해달라고 청할 때에서야 예수님은 기적의 힘을 발휘하시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당신의 가치를 증명하시기 위함이 아니라 적어도 그런 은혜를 줄 수 있는 당신이 누군지는 알려주고 싶으신 것입니다.

 

현대 교회는 하느님 체험 부재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기적도 많이 일어나지 않고 신앙 체험도 뜨겁게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떠나셨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분을 예전보다는 덜 알아보기 때문인 것입니다. 예술가가 예술작품을 더 만들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가 만든 작품의 가치를 인정해 주어야합니다. 예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커다란 기적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만큼 예수님을 알아보고 믿고 청하지 못하기에 그분은 오늘도 우리에게 어떤 은총도 주지 못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런데도 은혜를 주었다가는 우리 교만만 더 키울 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시로 페니키아 여인의 믿음을 본받읍시다. 그분으로부터 기적을 얻어내는 체험을 우리도 해 봅시다. 그분은 원하는 이를 절대 실망시키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요셉 신부님 홈페이지: 
http://www.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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