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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영원한 현역-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2-13 조회수991 추천수1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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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13 연중 제5주간 목요일, 열왕기 상11,4-13 마르7,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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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영원한 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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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25주년 설립 기념일에 낭송했던 제 자작시의 제목,

‘하루하루 살았습니다.’는 제 좌우명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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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분도계간지에 연재되었던 2013년 ‘불암산 정주기’의 마지막 겨울 호 소제목도

‘하루하루 살았습니다.’였고, 제가 구입한 아이패드에도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이 수철-

이라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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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이 좋아하는 글귀라 제가 구입할 때 회사에 부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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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도반의 자상한 배려에 가슴 뭉클 감동했습니다.

오늘 묵상 중, 문득 떠오른 말마디와 더불어 떠오른 ‘하루하루 살았습니다.’의 마지막 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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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평생처럼, 처음처럼 살았습니다.

저희에겐 하루하루가 영원永遠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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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본원에서의 피정지도 후 종신서원 식 때 강론 제목이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였었는데,

21년 후 2013년 본원에서의 피정지도 후 종신서원 식 때 강론 제목은 ‘하루하루 살았습니다.’이니

질문에 대한 답이 21년 만에 나온 셈입니다.

우연의 일치라 하기엔 너무나 신기합니다.

하느님의 섭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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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점에서 1독서의 솔로몬은 실패했습니다.

한 때는 마음을 다해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고

또 백성을 위해 지혜를 청함으로 하느님을 감동시켰던,

또 그의 지혜로 스바 여왕을 매료시켰던 솔로몬이 이렇게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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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독서의 소제목들, ‘솔로몬이 하느님에게서 돌아서다’(주석성경)와

또 하나는 ‘솔로몬의 여인들; 그의 타락’(국제가톨릭성서공회)이 그 내용을 압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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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전투의 영원한 현역으로서 자신의 신원을 망각한 솔로몬입니다.

하느님 중심을 잃음으로 자초한 화입니다.

하루하루 깨어 살았어야 하는 건데 방심하여 우상들의 유혹에 빠짐으로 안팎으로 무너진 솔로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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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임금이 늙자 그 아내들이 그의 마음을 다른 신들에게 돌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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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1독서의 첫 대목에서 인생 오르막길 보다 인생 내리막길이 얼마나 위태한지 깨닫습니다.

유종의 미를 거두어 품위 있는 노년과 죽음을 맞이하기는 얼마나 어려운지요.

경주로 말하면 마지막 골인 지점에서 무너져 내린 솔로몬이요 다음 그의 죄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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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버지 다윗의 마음만큼 주 그의 하느님께 한결같지는 못하였다.’

‘이처럼 솔로몬은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지르고,

자기 아버지 다윗만큼 주님을 온전히 추종하지는 않았다.’

‘주님께서 솔로몬에게 진노하셨다. 그의 마음이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에게서 돌아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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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에게서 돌아섬으로,

하느님 중심을 잃어버림으로 자초한 재앙으로 우리 모두에게 경종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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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노년에 크게 무너져 망가져 버리면 복구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솔로몬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오늘 복음의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의 이교도 부인입니다.

하느님은 믿음을 보시지 국적을 보시지 않습니다.

삶의 중심인 주님께 집중하는 이교도 부인의 간절한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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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의 빵을 강아지들에게 던져주는 것은 옳지 않다.”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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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모욕적인 언사를 지극한 겸손의 인내로 견뎌낸 이교도 부인의 믿음이 놀랍습니다.

이에 감동하신 주님의 응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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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 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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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독서에서 하느님 중심의 믿음을 잃어 비극으로 끝난 솔로몬과,

복음에서 해피엔딩으로 끝난 간절한 믿음의 이교도 부인이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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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부족한 믿음을 도와주시고 영육의 아픔을 치유해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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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는 자애가 있고 풍요로운 구원이 있네.”(시편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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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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