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은밀한 사랑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4-02-14 조회수750 추천수8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예수님께서는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셔서,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다.”

           

          돌아보건대 제가 2-30대 때는

          사람들을 만나는데 있어서

          어떤 긴장이랄까 부담이랄까 그런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중을 만날 때도 그런 것이 있었지만

          개인을 만날 때, 특히 여자를

          개인적으로 만날 때 그런 것이 더 심하였고,

          그래서 저는 가능하면 사적인 만남,

          개인적인 만남을 거의 갖지 않았습니다.

          물론 환자 방문이랄까,

          봉성체 그런 것은 예외이지요.

           

          왜 그랬겠습니까?

           

          개인적으로 만남으로서 누구와 더 친하다거나

          누구를 더 사랑한다거나 하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개인적으로 만나는 것에

          제가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볼까에 대한 염려 이전에

          개인을 만나는 것에 어떤 두려움이

          제게 있었던 것입니다.

           

          어떤 두려움일까요?

           

          제가 진정 한 개인을 사랑하면서도

          그 사랑에 매이거나 빠지지 않고

          정말로 하느님 사랑과

          보편적인 이웃 사랑을 할 수 있다면

          개인적인 만남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거나 피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까 저는 자유롭게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두려웠던 것이고

          사실은 개인적인 사랑을 아직도

          원하고 애착하기에 두려웠던 겁니다.

           

          그러다 점차 제가 개인적인 사랑에

          매이지 않을 수 있게 되자

          이제 개인적인 사랑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는 나를 지키기 위해

          개인적인 사랑을 피했는데

          이제 그를 위해서라면

          개인적인 사랑도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우리의 사랑에는 보편적인 사랑과

          개인적인 사랑이 다 있어야합니다.

          우리 사랑은 누구만 사랑하고 누구는 배제하는

          그런 사랑이어서도 안 되고

          몇몇 사람만 사랑하고

          모두를 사랑치 못하는 사랑이어서도 안 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치 못하는

          그런 사랑이어서도 안 됩니다.

           

          미사와 성사만 공적으로 거행하고

          신자들을 개인적으로 만나주지 않는 사제,

          전 신자를 대상으로 하는 강론은 하지만

          개인의 사정을 들어주지 않는 사제,

          이런 사제는 제사의 거행자는 될지언정

          99 마리를 놔두고 한 마리를 찾아가시는

          주님의 제자도 목자도 아니지요.

           

          오늘 주님께서는 당신을 찾아온

          귀와 혀의 장애인을 고쳐주십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아주 특별하게 고쳐주십니다.

          그만 따로 데리고 가셔서 단 둘이 마주하십니다.

           

          많은 사람 가운데 세워두고

          말씀 한 마디로 고쳐주시는 게 아니라

          단 둘이 마주한 다음 귀에 손도 대시고,

          혀에 침도 발라주시고,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쉬시는

          기도도 하시며 고쳐주십니다.

          그야말로 당신의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으십니다.

           

          여러분은 어떤 사랑을 주님께 받고 싶으십니까?

          이런 사랑이 아니겠습니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의

          그 장애인에게만 이런 사랑을 주셨고,

          지금도 몇몇 특별한 사람에게만

          이런 사랑을 주신다고 생각하십니까?

           

          오늘 여러분 모두

          주님의 이 은밀한 사랑,

          인격적인 사랑을 받으시는 하루가 되시기를,

          또 여러분의 사랑이 주님의 사랑이 되어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하시는

          하루가 되시기를 바라고 기도합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