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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2-16 조회수878 추천수12 반대(1)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2월 16일 연중 제6주일
 
I tell you,
unless your righteousness surpasses
that of the scribes and Pharisees,
you will not enter the kingdom of heaven.
(Mt.5,20)
 
 
제1독서 집회 15,15-20
제2독서 1코린 2,6-10
복음 마태 5,17-37
 

언젠가 방송을 통해 스님의 선방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선방은 스님들이 가부좌를 하고 앉아 명상하는 곳이지요. 그런데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저는 비어 있는 그 방을 보면서 ‘참 부끄럽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비어 있는 소박한 방과는 달리, 제 방은 너무나도 많은 것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살아가면서 그리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은데, 또 아주 적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데, ‘이것도 필요하고, 저것도 필요하고’라는 마음으로 하나씩 모으다보니 가득 찬 방을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시간을 날 때마다 정리를 합니다. 불필요한 것을 버리거나 필요한 사람에게 주기위해 따로 모으는데, 종종 아까운 마음이 생깁니다. 이런 아까운 마음이 바로 ‘미련’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렇습니다. 어쩌면 우리들이 가장 과감하게 버려야 할 것은 이 ‘미련’이 아닐까요? 이 미련부터 과감하게 버릴 수 있을 때, 세상의 진리보다는 주님의 뜻을 실천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정리를 조금씩 하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정리를 해야지만 비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깝다는 생각에 정리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계속해서 쓸데없는 물건만 늘어날 뿐이지요. 하지만 하나씩 하나씩 정리를 하면, 그만큼 부러워했던 텅 빈 방에 가까워집니다. 즉, 더 자주 버리고 멈추지 말고 청소하면서 정리할 때, 언젠가는 그토록 원했던 텅 빈 방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아주 당연하고 간단한 진리인데도 이 진리를 실천하기란 정말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욕심과 이기심이 이 당연한 진리를 외면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모든 진리들을 잘 생각해보십시오. 사실 아주 당연한 말씀이었고, 우리들이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진리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 말씀을 지킬 수 없는 이유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가면서 스스로를 합리화시켰던 것입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항상 기본에 충실할 것을 우리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그러한 말씀입니다. 특별한 것을 행할 생각하지 말고, ‘십계명’에 나와 있는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잘 지켜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예’ 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라고만 하여라.”라고 말씀하시지요. 또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라고 하시지요. 기본적이고 당연한 진리를 철저히 지키는 사람이 가장 큰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명령하신 기본적이고 당연한 진리를 외면하지 않고 철저히 지킬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기본적이고 당연한 진리이지만 그 실천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렵다고 포기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힘들어도 조금이라도 노력하면서 나아갈 때 주님 앞에 더욱 더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사랑은 자신 이외에 다른 것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어렵사리 깨닫는 것이다(아이리스 머독).

 
예비신학생 지도자 연수가 있었습니다. 예비신학생들이 잘 성장하길 기도합니다.

 
인생의 황금기

언젠가 어느 성당에서 특강을 하고난 뒤에 돌아가시는 분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아이가 저한테 와서는 이렇게 묻습니다.

“신부님,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저는 제 나이를 솔직하게 말해줬지요. 그러자 계속된 이 아이의 말이 저를 크게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이는 이렇게 말했거든요.

“신부님! 참 좋을 때네요.”

보통 이 말은 연장자가 하는 말이지요. 그런데 그 말을 저보다 30년 이상 젊은 꼬마 아이가 말하니 어떻게 당황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어이가 없어서 웃을 수밖에 없었지요. 집으로 돌아가면서 이 꼬마 아이의 답을 다시 떠올리면서 미소를 짓는데, 문득 이 말을 참 많이 들었었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은 제게 나이를 물었고, 나이를 말하면 “참 좋을 때다”라는 식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유아 때, 초등학교에 다닐 때, 중학생과 고등학생 때에도,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도 이런 말을 계속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의 연장자가 보기에 저는 항상 ‘좋을 때’에 살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그 당사자인 저는 ‘좋을 때’에 살고 있다는 것을 과연 알고 있었을까요?

생각해보면 정말로 좋을 때에 살고 있는 우리입니다. 왜냐하면 지금이라는 시간은 내게 있어서 가장 젊은 때이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시간과 비교할 때 가장 좋은 때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때에 살고 있는 지금이 바로 내 인생의 황금기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이 황금기를 헛되이 보내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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