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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산책] 2월 18일 *연중 제 6주간 화요일(R)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4-02-18 조회수920 추천수15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218*연중 제 6주간 화요일(R) - 마르 8,14-21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위선과 가식의 옷을 벗고>

 

 

갖은 감언이설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사이비 지도자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해 패가망신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그들의 속삭임은 전혀 얼토당토하지 않은데 듣기에 따라서 얼마나 달콤한지 멀쩡한 사람들도 많이 당합니다. 그들의 거짓 가르침은 또 얼마나 있어 보이고 그럴 듯 해 보이는지 자칫 방심하다가는 그들의 올가미에 걸려 빠져 나올 수 없게 됩니다. 그들이 퍼트리는 악한 영향력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의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 들어갔습니다.

 

악은 그렇게 달콤함으로 잔뜩 자신을 포장해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죄는 그렇게 그럴듯함으로 자신을 위장하고 우리를 현혹시킵니다.

 

예수님 시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 그리고 허수아비 왕이었던 헤로데가 그랬습니다. 그들이 지니고 있었던 가장 큰 문제점은 위선적 신앙이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눈은 조금도 의식하지 않고 사람들 눈에만 잘 보이려고 기를 썼습니다. 그들의 기도나 신심행위에 정성이나 하느님을 향한 사랑은 손톱만큼도 없었습니다.

 

제대로 된 기도생활도 하지 않는 사람들, 돈과 명예, 자리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지 하느님은 뒷전인 사람들이 백성들의 지도자로 자리 잡고 있었으니 그들의 악 표양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겠습니까? 이런 배경에서 예수님께서는 아주 강한 어조로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헤로데는 명색이 왕이었지만 백성들에 대한 배려나 관심, 사랑은 조금도 없었습니다. 그저 자기 한 몸, 자기 가족들의 잇속만 챙겼으며 알량한 권력이나마 계속 유지하려고 발버둥치고 있었습니다. 하느님과 종교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 그리고 윤리적 타락으로 인해 백성들은 왕에 대한 존경심이라곤 조금도 없었습니다. 그에게서 배울 것이라곤 하나도 없었습니다.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람들 앞에서는 갖은 폼이란 폼은 다 잡았습니다. 유식한 척, 경건한 척, 기도 엄청 많이 하는 척 했지만 돌아서면 그저 그렇고 그런 딴 인간이었습니다. 이런 암담한 현실을 잘 파악하고 계셨던 예수님이셨기에 신랄한 어투로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바리사이들이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과 헤로데의 불신앙, 형식주의, 위선, 악표양을 바라보면서 가장 아쉬워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깨달음을 얻기 위한 노력 부족이 아니었을까요? 우리의 신앙생활이 참된 신앙생활이 되기 위해 정말 필요한 노력은 부단한 건너감, 깨달음을 향한 지속적인 순례여정이라고 생각하는데, 바리사이들과 헤로데는 바로 그런 점들이 부족했습니다. 그들의 신앙은 그냥 한 곳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깨달음을 통한 성장이나 변화가 너무 부족해 계속 정체 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은 당시 예수님의 제자라고 해서 크게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그들 역시 인간인지라 때로 성장했지만 때로 정체되었습니다. 때로 크게 깨달았지만 어느새 잊어 먹고는 과거로 돌아갔습니다.

 

바리사이들과 헤로데의 악 표양과 그로 인한 백성들의 피해에 큰 슬픔을 감출 수 없었던 예수님이셨는데 제자들마저 깨닫지 못하는 모습에 크게 안타까워하십니다.

 

제자들은 이미 두 번씩이나 예수님께서 손수 행하신 빵을 많게 하는 기적들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으면서도 빵에 대한 걱정, 현실에 대한 걱정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제자들을 향해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 마음이 그렇게도 완고하냐?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오늘 우리에게도 필요한 노력이 한 가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알아서 하실 테니 그분께 맡기는 노력입니다. 하느님은 전지전능하신 분, 항상 우리의 선, 우리의 행복, 우리의 구원을 바라시는 사랑의 하느님이시며 우리가 잘되기만을 바라시는 것을 믿는 노력입니다.

 

육에 대한 걱정도 중요하지만 영에 대한 걱정도 소홀히 하지 않는 노력입니다. 영적 소경 상태에서 하루 빨리 눈뜨는 노력입니다. 위선과 가식의 옷을 벗고 진실과 믿음의 옷으로 갈아입는 노력입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부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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