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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차별하지 않는 게 사랑이다.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2-20 조회수1,059 추천수16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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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20 연중 제6주간 목요일 야고2,1-9 마르8,2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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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하지 않는 게 사랑이다.

-차별, 구별, 분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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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독서 야고보서의 긴 내용도 결국은 ‘차별하지 마라’는 말로 요약됩니다.

각자 ‘있는 그대로’ 보는 ‘구별’과는 달리 우열을 비교하여 ‘차별’하게 되면

이는 분명 죄가 됩니다. .

구별에는 각자 특징에 따라 ‘차이’가 있게 되지만 차별에는 필시 ‘무시’가 따르게 됩니다.

그러니 구별하되 차별하지 않는 것은 진정 애덕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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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인간이라 해도 각자 모습은 얼마나 다른지요.

본원에서 공동체 참사회에 참석하며 사람의 신비에 대해,

공동체의 신비에 대해 감탄하게 됩니다. .

개인도 놀랍지만 공동체도 놀랍습니다.

개인이 우물이라면 공동체는 바다입니다.

개인이 아무리 출중해도 공동체가 받쳐주지 않으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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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공동체 형제들이

어느 지인 댁을 방문하여 지인과 나눈 대화 중 깨달음이 깊은 묵상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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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님이 말씀하셔서

30년 이상 된 앞산의 전망을 가리고 있는 히말라야시다 세 나무를 베어버렸습니다.”

“잘 했습니다. 전망이 탁 트여서 좋습니다. 제가, 기도 중에 자꾸 생각나서 전화 드렸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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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댁과 한 수사님의 대화가 참 신기했습니다.

난 이 지인 댁을 수차례 방문 했으면서도 히말라야 시다를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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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하다. 왜 나는 히말라야 시다를 보지 못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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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신기했습니다.

나는 전혀 히말라야 시다를 의식하지 못했고

앞산의 전망을 가린다는 생각도 추호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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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보이는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것입니다.

눈이 있어도 눈이 없으면 보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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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사람이 정말 다르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생각도, 마음도, 가치관도 타고 나는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르다는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정말 필요함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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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구별이지 차별이 아닙니다.

바로 이게 공동생활의 필요성이자 풍요로움입니다. 왜

나는 히말라야시다 세 나무를 보면서도 전혀 의식하지 못했는가,

골똘히 생각하는 중 그 답을 찾았고 바로 그게 내 모습임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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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말라야시다 나무 자체도 좋았고

자연 상태 ‘있는 그대로’의 각자와 전체의 모습을 받아드렸기에

나는 전혀 문제를 느끼지 않았는데

그 수사님은 전망을 가리는 그 나무들이 늘 못마땅했던 것입니다.

나에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 그 수사님께는 문제가 됐던 것입니다.

집무실 창 밖 울창했던 초록빛 나무들의 풍요로움을 즐겼던 나와는 달리

그 수사님은 답답하다고 즉시 쳐냈던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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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수 십 년을 함께 살아도 서로 다르다는 차이점을 참 실감나게 깨달았습니다.

바로 각자의 타고난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점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엄연히 받아드려야 할 생각 차이의 현실입니다.

이런 깨달음에서 서로 간 오해는 해소되고 차별의 죄도 짓지 않게 됩니다.

무지로 인한 차별과 무시이지 알면 알수록 이해와 수용, 존중이 뒤 따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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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위대함은 차별하지 않는데 있습니다.

공동체생활에 차별과 편애 무시보다 큰 해악은 없습니다.

이로 인해 받는 상처도 참으로 큽니다.

차별하지 않은 것이 진정 큰 덕인 데 이 덕 또한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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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예수님은 재산의 유무, 재능의 유무에 따라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았습니다.

각자의 진가를 인정하여 있는 그대로 구별하여 받아들였을 뿐입니다.

차별하기로 하면 누구보다 베드로를 우대했어야 하는데

오늘 베드로 대하시는 모습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이렇게 스승 예수님의 진면목을 이해한 베드로이지만

당신의 수난예고에 강력히 반발하는 베드로에게

지체없이 철퇴를 가하시는 예수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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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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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공명정대했던 예수님이기에

가능했던 제자들의 공동체였습니다.

사람의 일만을 생각할 때는 사탄이요 '차별'이지만

하느님의 일을 생각할 때는 있는 그대로 보는 '분별'의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차별하지 않는 것이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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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공평무사한 사랑으로 우리 모두를 충만케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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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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