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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인(聖人)이 되는 길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2-23 조회수551 추천수12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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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2.23 연중 제7주일, 레위19,1-2.17-18 1코린3,16-23 마태5,3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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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聖人)이 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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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묵상 중 떠오른 주제는 ‘성인’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 모두 너나할 것 없이 성인이 되라 불림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유일한 성소는 거룩한 사람, 성인이 되는 것입니다.

비상한 성인이 아니라 본래의 ‘참 나’가 되는 평범한 성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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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게 우리 삶의 유일한 목표입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간절한 소망도 성인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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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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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의 말씀만으로는 부족하신 지, 주님은 마태복음을 통해서 거푸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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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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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말씀 다 ‘되어야 한다.’라고 명령조로 말씀하십니다.

거룩한 사람이나 완전한 사람이나 내용은 똑같습니다.

바로 하느님을 닮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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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을 닮을수록 성인이 됩니다.

삶은 선물이자 과제입니다.

우리 모두 하느님의 선물로 세상에 주어졌고 평생과제가 부여되었으니

바로 성인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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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성인이 되는 길’에 대한 묵상 나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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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기도를 통해 성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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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치고 기도하지 않은 분은 하나도 없습니다.

성인의 우선적 특징은 기도입니다.

성인들에게 기도는 호흡처럼 거의 자연스런 현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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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무심코 오늘 1독서 레위기를 읽는 순간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라는 서두의 평범한 대목이 저에겐 전혀 새롭게 와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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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는 늘 주님과 대화의 기도를 했던 분이구나.

모세의 삶에 주어는 주님이시구나.

모세는 참으로 주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분이었구나.’하는 깨달음이 새롭게 와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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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세처럼 주님과 친숙한 대화의 기도를 하지 못하고

주님을 잊고 지내는 적은 얼마나 많은지요.

하여 삶이 그리도 맛이 없고, 고달프고, 공허한 것입니다.

기도해야 성인이요 기도와 함께 가는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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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없이 인생광야 살아가기에 삶이 날로 거칠어지고 사나와 지는 것입니다.

기도하면 성인이지만 기도하지 않으면 괴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통해 기도의 소명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코린토 교회 신자들뿐 아니라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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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누구든지 하느님의 성전을 파괴하면 하느님께서도 그 자를 파멸시키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성전은 거룩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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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를 통한 주님 말씀이 참 은혜롭습니다.

얼마나 거룩하고 존엄한 품위의 우리들인지요.

우리 자신이 살아있는 주님의 성체요, 살아있는 주님의 성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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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성체이자 성전인 거룩한 나를 함부로 취급하는 것도

하느님을 모독하는 대죄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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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살아있는 성전이니 이 거룩한 성전을

늘 생명과 빛으로 채우기 위해 말씀과 성체를 모셔야 하고 기도를 바쳐야 합니다.

기도하지 않을 때 우리의 성전도 생명의 빛을 잃고 서서히 퇴락해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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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희망을 통해 성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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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위해 기도해야 하듯 살기위해 희망해야 합니다.

희망하는 이들이 성인입니다.

성인의 되는 길은 희망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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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꿈을 잃어 서서히 무너져가는 사람들입니다.

여러분의 희망은, 꿈은 무엇입니까?

끝까지 희망을, 꿈을 키워가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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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초등학교 동창이 수도원에 방문해

무심코 던진 말에 공감하면서 가슴이 써늘해 짐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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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은 것은 죽음 하나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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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보이는 희망은 다 바닥났고 죽음만 남았다는 것입니다.

죽음은 희망일까요 절망일까요.

아마 절망에 가까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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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믿는 이들이라면 ‘이제 남은 것은 하느님 하나뿐입니다.’라고 대답했을 것입니다.

하느님이 희망일 때 죽음도 비로소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언젠가 사라져버릴 환상 같은 세상 희망들입니다.

살아갈수록 갈 곳도 가고 싶은 곳도, 만날 사람도 만나고 싶은 사람도, 머물 곳도 사라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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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가 찾아 머물 안식처는 하느님의 집인 성전뿐이며,

우리가 만날 분도 하느님의 집에 계신 주님뿐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이야기이며 이를 실감나게 확인하는 미사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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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우리는 끊임없이 시편성무일도를 통해 우리의 영원한 희망이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립니다.

하느님 빠진 인간이 아무것도 아닌 허무라면 하느님과 함께하는 인간은 모두인 충만 입니다.

바로 이점을 바오로 사도는 2독서 말미에서 감동적으로 고백합니다.

그대로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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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아무도 인간을 두고 자랑해서는 안 됩니다.

사실 모든 것이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바오로도 아폴로도 케파도, 세상도 생명도 죽음도, 현재도 미래도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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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내면의 어둠을 말끔히 거둬주는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하느님 희망의 빛이 허무와 절망의 어둠을 몰아내고 생명과 빛으로 충만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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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사랑을 통해 성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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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을 통해 하느님을 닮아 성인이 됩니다.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은 전혀 추상적인 것이 아닙니다.

구체적으로 사랑을 통해 성취되는 거룩한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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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씀하신

주님의 결론이 의미심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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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나는 주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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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1독서의 결론이자 거룩한 사람이 되는 길은 사랑뿐임을 말해줍니다.

‘나는 주님이다.’

마치 말씀을 확인하듯 주님 친히 직인을 찍는 모습 같습니다.

사랑 말고 거룩함에 이르는 다른 길은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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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은 사랑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하느님의 마음을 그대로 대변하는 예수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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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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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전권을 지닌 주님의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다음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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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에게 맞서지 말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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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주님 가르쳐 주신 사랑만이 보복의 악순환을 피하면서 악의 세력을 무력화(無力化)시킵니다.

보복의 악순환으로 우리를 유혹하는 악마들이요,

이런 악마들의 세력을 무력화시키는 데는 비폭력적 사랑의 저항이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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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이 절정이자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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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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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공평무사(公平無私), 대자대비(大慈大悲)하신

하느님의 마음을, 하느님의 사랑을 닮으라는 말씀입니다.

죽을 때까지 평생 이런 하느님의 사랑을 향해 업그레이드 되어갈 때 성인이요 완전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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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평생과제가 완전한 사람, 거룩한 사람, 자비로운 사람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평생과제의 사랑 실천에 항구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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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마태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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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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