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티끌만한 미움도 원망도(희망신부님의 묵상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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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은영 | 작성일2014-02-24 | 조회수809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십자성호를 그으며)
티끌만한 미움도 원망도(마태 5, 38-48)
찬미예수님 알렐루야~~ 오늘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원수를 사랑 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여라. 그리하여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고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나 이 말씀을 실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제가 잘 아는 어떤 분은 IMF시절에 잘 아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많은 돈을 다 날리게 됐습니다. 돈을 갚지 않으니까 그 사람을 볼 때 마다 미움이 솟구쳐서 내 돈 떼어먹은 저 사람을 죽게 해달라고 저주하는 기도를 했습니다. 남편이 어렵게 벌은 돈을 다 날렸으니 얼마나 속상 했겠습니까. 그렇게 저주의 기도를 하니까 하느님께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기도를 들어 주시는데 빚을 진 사람이 죽은 것이 아니라, 그렇게 기도를 한 사람이 죽게 된 것입니다. 피부가 얼굴부터 다리까지 다 시커메지고 배에 복수가 차서 몇 달 못 살 거 같은 지경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병원에서도 특별한 원인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성령 세미나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한 주 한주 기도하면서 가르침을 따라 용서하고 고해성사를 보라고해서 고해성사를 하는데 저주했던 사람들을 용서한다고 말하려고 하니까 목에서 용서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아 무척이나 힘들었다고 합니다. 묵주기도를 하며 간절히 청하면서 고해성사를 보고, 그들을 용서해주기로 결심하면서, 축복의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차츰 배가 꺼지기 시작하고 용서를 해주니까 피부도 전처럼 돌아와서 온전히 치유가 된 겁니다. 용서해야 된다는 것은 남을 위해서도 용서해야하는 것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 자신을 위해서 용서해야 되는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누구든지 하느님의 성전을 파괴하면 하느님께서도 그자를 파멸시키실 것입니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다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그런데 이 거룩한 하느님의 성전에 거룩함을 담지 않고,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하고 증오하고 이런 마음을 담아 둔다면 우리 자신이 파멸된다는 것입니다. 내가 자꾸 누군가를 원망하고 미워하기 시작하면 내 안에서 좋지 않은 호르몬이 나오고, 이곳저곳 병이 들고 장기가 망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용서하기 시작하고 다 내려놓기 시작하면 마음에 평화가 오는 것입니다.
레위기는 “하느님이 거룩하신 것처럼 너희도 거룩하게 되어라. 너희는 마음속으로 형제를 미워해서는 안 된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도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해주고 축복 해주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막상 내 앞에 닥치면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어떤 자매님이 있었습니다. 남편이 독자이며 집안에서 그의 말이 곧 법인 것처럼 그렇게 귀하게 자랐습니다. 좋은 회사에 다니고 월급도 많이 받았습니다. 자매도 교사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두 사람은 성당에서 함께 봉사하다 만났습니다. 둘 다 모태 신앙인이라 신앙심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 아기를 갖자 교사를 그만두라고 남편이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자매는 책임감이 굉장히 강하고 근면해서, 일을 할 수 있는데 일하지 않는 것은 죄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 가르치는 것을 너무나도 기쁘고 행복해하며 자신한테서 이 기쁨을 빼앗아가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화가 나서 임신한 아내를 집에 가라고 했고, 아내도 화가 나서 집을 나왔습니다. 모태 신앙이라 서로 이혼을 하진 않았지만 그렇게 20여년을 미움 속에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 자매님이 나한테 찾아 올 땐 잠도 자지 못하고 건강도 무척이나 좋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자녀들도 많이 힘들어하였습니다. 얘기를 듣다보니 참 안타까웠습니다. 자매님이 다른 집안에 시집갔으면 일등 며느리 감인데 안타깝다고 위로하였습니다. 그러곤 자매님 마음 안에 하느님께서 무척 큰 사랑을 심어놓으셨는데 그것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분은 놀란 눈치였습니다. 그 사랑한번 찾아보겠냐고 했더니 찾아보겠답니다. 굉장히 힘들다고 했더니, 그래도 하겠다고 해서 약속을 했습니다.
자매님이 남편의 어머니보다도 더 남편 말에 더 순종하면서 살면 시어머니가 갖고 있는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이 나오고, 그 사랑이 나오기 시작하면 하느님의 사랑이 자매님 안에서 나오게 될 거라고 얘기했습니다. 힘들겠지만 나도 기도해 주겠다고 말하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 때부터 이분이 남편을 위해서 기도하기로 결심하고 무조건 남편이 얘기하면 ‘예, 알았습니다.’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상담을 받으며 얼굴이 밝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증오와 원망으로 가득 찼었는데, 용서하기로, 사랑하기로 결심하고 남편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니까 예수님의 은총이, 사랑이 그 사람 안에 들어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들어가기 시작하니까 이 자매님이 먼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남편하고 조금씩 가까워지고, 남편하고 사이가 좋아지니까 자녀들도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자매의 마음 안에 다시금 하느님의 사랑이 들어가기 시작하니까, 먼저 이 자매가 살아나고, 이 자매가 살아나기 시작하니까 가족이 조금씩 그리스도의 빛으로 비춰지기 시작했습니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면 일생을 오누이처럼, 연인처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의 벽을 쌓고 살아가면 있으나 없으나한 그런 존재고, 서로에게 아무런 보탬이 안 되는 삶을 살아 갈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평생 원수로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배우자가 잘했건 못했건 거기에 상관없이 내가 사랑하기로 결심하고, 존경과 사랑으로 대하기 시작하면, 내 자신이 먼저 그리스도의 빛으로 변화되기 시작하면, 상대방도 변화가 가능하고,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은 ‘네가 먼저 변해야 된다.’ 고 얘기합니다. 부모와 자식 간에도,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옛날에 시집살이 할 땐 이랬는데’ 하고 바라보기 시작하면 끝이 없습니다. 용서가 안 됩니다. 나의 기대치가 너무 크면 절대로 용서가 안 됩니다.
오늘 본기도에서 ‘하느님, 성자께서 자신을 낮추시어 벌거벗은 몸으로 십자가에 달리시고, 사랑의 힘을 드러내셨으니, 저희가 마음을 열고 성령을 받아, 폭력과 증오의 사슬을 끊고 선으로 악을 이겨 화해와 평화의 복음을 증언하게 하소서.’ 라고 기도했습니다.
하느님이신 분이 이 세상에 내려오셔서 당신이 창조하신 피조물에게 매를 맞고 벌거벗긴 모습으로 십자가에 매달렸습니다. 하느님이신 분이 그런 수치심을 당해도 인류 구원을 위해서 기꺼이 그 십자가를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이시고 오히려 ‘아버지 이들을 용서해주십시오. 이들은 자신이 하는 일을 모릅니다.’ 하고 죄인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내안에 있는 자존심, 부끄러움 또 상대방이 ‘이래야 된다.’ 하는 내가 갖고 있는 기대치가 크기 때문에 용서가 안 되는 것입니다.
오늘 화답송에서 우리는 ‘주님은 자비롭고 너그러우시며, 분노에는 더디시나 자애는 넘치시네. 우리를 죄대로 다루지 않으시고, 우리의 잘못대로 갚지 않으시네.’ 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만일 우리의 죄대로 갚는다면.....
우리마음에 누군가에 대한 억울함이, 미움이, 증오심이 있다면 오히려 그를 위해서 축복해 주십시오. 그 억울함이, 분노가 안 풀릴 때는 깊은 산에 들어가 “주님, 내 분노를 다 가져가셔요.” 라고 소리를 지른다던지, 그렇게 하기 어렵다면 성체조배실에서 하루 종일 주님 앞에서 “저는 도저히 제 힘으로 용서할 수 없으니, 주님이 제 안에 있는 증오심 가져가주셔요.” 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그 기도를 들어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텔레비전을 보면서 일본사람들이 망언을 할 때 마다 “저런 나쁜 사람들1” 하고 욕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욕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민족에게도 회개의 은총을 내려주시고 하느님을 아버지로 고백할 수 있도록 축복하여 주십시오.’ 라고 기도해야합니다. 김연아 선수에게 금메달을 주지 않았다고, 그 심판진들에게 욕을 해서 화를 불러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온 세상이 다 공정한 세상이 되고 나도 편견 없이 사람을 대하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됩니다. 그럴 때 내가 화를 입지 않고 참다운 하느님의 자녀로, 거룩한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이 미사 중에 내 마음 안에 티끌만한 미움도 원망도 증오도 슬픔도 실망도 다 주님께 봉헌하고 거룩한 사람이 되기를 청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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