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공동생활의 원리 -겸손한 믿음, 관대한 사랑-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2-26 조회수947 추천수17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

.

 

 

 

2014.2.26 연중 제7주간 수요일, 야고4,13-17 마르9,38-40

.

.

공동생활의 원리

-겸손한 믿음, 관대한 사랑-

.

누구나 공감하는 바가 공동생활의 어려움입니다.

하여 제가 늘 강조하는 수도생활의 지론입니다.

‘수도생활은 공동생활이요,

수도생활의 어려움은 공동생활이요 함께 사는 것이 도 닦는 것이다.’

.

하나하나 다 다르기에 함께 사는 것이 쉽지 않음은 오히려 자연스런 정상입니다.

그러나 공동체 생활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

오늘 말씀 묵상 중 떠오른 공동생활의 원리는 둘입니다.

1독서 야고보서에 착안한 ‘겸손함’과 복음서에서 착안한 ‘관대함’입니다.

.

사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우리의 앞날입니다.

지난 과거를 뒤돌아보면 굽이굽이 은총과 죄가 점철 된 뒤안길이지만 앞길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여 과거에 현재를 비추어 어렴풋이 미래를 예상하며 하루하루 조심스레 살 수뿐이 없습니다.

.

허세와 자만은 뭔가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의 자세입니다.

바로 야고보가 꾸짖는 상인이 그러합니다.

잘 나갈 때는 기고만장하여 미래까지 내 수중에 있는 듯 확신하지만

바로 여기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

- “오늘이나 내일 어느 어느 고을에 가서 일 년 동안 그곳에서 지내며 장사를 하여 돈을 벌겠다.”

하는 여러분!

그렇지만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

하여 우리 안에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늘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인생 불안과 허무에 대한 자각이 주님을 찾게 하고 겸손한 믿음을 갈망하게 합니다.

겸손한 믿음만이 자만과 허세,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에 대한 유일한 답입니다.

.

-도리어 여러분은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하고 말해야 합니다.-

.

모든 시간이 하느님의 수중에 있고 하느님만이 우리의 미래를 아십니다.

.

겸손한 믿음의 사람만이 미래에 대해 겸허합니다.

끊임없이 기도하며 주님의 뜻을 찾기에 허세를 부리며 자랑하거나 자만하지 않습니다.

그저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 충실하며 좋은 일을 합니다.

이런 이가 진정 겸손한 현자입니다.

이렇게 겸손한 믿음으로 제 삶의 자리에 충실할 때 비로소 공존의 평화입니다.

.

겸손에 이어 복음의 예수님은 관대(tolerance)함을 강조하십니다.

독선, 독점, 이기적 집단주의, 배타성, 차별과 무시, 패거리 문화와는 정 반대의

모두를 향해 활짝 열린 환대의 자세입니다.

관대와 환대는 함께 갑니다.

공동체의 고질병과도 같은 배타성이요 폐쇄성입니다.

바로 주님의 요한 제자를 통해 이런 폐쇄성이 드러납니다.

.

“스승님, 어떤 사람이 스승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저희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저희는 그가 그런 일을 못하게 막아 보려고 하였습니다.”

.

하느님의 은혜를 독점할 수는 없습니다.

모두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은사를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게 바로 하느님의 뜻입니다.

공동선에 부합된다면 누가 하든 좋습니다.

주님은 너그러우시고 자비하십니다.

주님은 즉시 제자들의 편협한 마음을 바로 잡아 줍니다.

.

“막지 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나서, 바로 나를 나쁘게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은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

이런 너그럽고 관대한 마음을 지니고 서로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할 때 공존의 평화입니다.

결국 겸손한 믿음, 관대한 사랑이 공동체의 평화는 물론 세상의 평화를 이루어줍니다.

진정 종교 간의 대화도 가능하게 합니다.

.

주님과의 끊임없는 대화의 기도로 주님의 뜻을 찾고 실천할 때

주님은 서서히 우리를 겸손과 관대의 사람으로 변모시켜 줍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겸손한 믿음, 관대한 사랑을 선사하십니다.

.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5,3).

.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