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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6일 피정(간병)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01 조회수1,209 추천수5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6일 피정(간병)

 

2014년 1월 24일부터 2014년 2월 28일까지 36일간 파킨스 병과 치매로 고생하시는

아버지와 심장 우회 수술을 받으신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난 이 시간을 26일 피정

이라고 이름 붙였다.

 

어머니가 심장 우회 수술을 받기 전에는 아버지를 어머니가 보살피셨다. 시골 집에서

그럭저럭 잘 견뎌 주셨었다. 그런데 부부는 일심 동체라고 하더니만 어머니가 수술을

받는 즈음 아버지의 건강이 아주 최악으로 나빠지게 되었다.

 

그렇다고 아버지를 요양병원에 모시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동생들이 함께 하기로 하고

내가 두 번째로 모시게 되었다. 서울서 부산까지 성치 못한 몸으로 장거리를 오셔서 그랬는가

이틀은 잠만 주무시고 정말 돌아가실 것만 같이 아버지의 상태는 말이 아니었다.

오시기 전부터 손발이 퉁퉁 붓고 드시지도 못하시고...

몸을 가누지도 못하시는 상태로 우리 집에 오셨다.

 

참으로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악조건에서도 어느날 수녀님이 오셔서 대세를 드리는 날은

참으로 거짓말처럼 많이 좋아지셨다. 대세를 받은 이후 더 많이 좋아지시더니 얼마만큼

좋아지셨냐 하면 오늘 자신의 발로 걸으셨다. 참으로 놀랍고 기적이 아닐 수 없다.

 

아버지를 모시고 오면서 내 마음 안에는 이런 믿음이 일어났다.

"이번 봄에도 아버지는 걸으실 수 있다."

 

오늘 아침 일찍 부산서 평택까지 모시고 갔는데 건강한 사람처럼 아주 좋으시다.

그만큼 한달 동안 기력이 아주 좋아지셔서 올라가셨다. 

환자는 자신의 집에 있는 것을 가장 편안해 한다고 하기도 했고 아버지는 늘 집에

가자고 하셨다. 집에 가셔서는 더 많이 편안해 하셨다. 

 

그런데 36일 동안 어떤 피정을 했는가?

내 마음 안에서는 참으로 다양한 생각과 느낌들이 올라왔었다.

첫 마음과 다른 마음들도 많이 올라왔었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보고 많이 슬프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런 마음들이 극복되고 다시 아버지를 향한 나의 첫 마음으로 대할 수 있었다. 

 

사람은 속일 수 있으나 모든 것을 아시는 주님을 누가 속일 수 있으랴...

주님, 제가 그런 사람입니다. 저를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아버지를 향한 첫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게 도와 주소서. 

다시 회복하여 주신 은혜 감사드립니다.

 

36일간의 피정(간병)을 마치자...

엄니가 거금을 주셨다. 

그 거금을 무엇에 쓸 것인가?
마침 우리 성당 성전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대세  받으신 아버지 이름으로 성전 건립기금으로 봉헌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보살펴 드렸는데 이토록 큰 돈을 주시다니...

덕분에 아버지 몫으로 봉헌을 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  

돌아가실 것 같이 그토록 힘들었던 날들을 이제 새로운 날들로 채워주신 은총에 비하면

결코 큰 액수는 아니지만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나의 인생 여정에서 이 36일간의 여정은 너무 소중하고 값진 선물이었음을 고백한다.

이렇게 귀한 선물 주신 은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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