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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린이 예찬 -하느님의 나라와 어린이-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01 조회수638 추천수1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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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3.1 연중 제7주간 토요일 야고5,13-20 마르10,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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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예찬

-하느님의 나라와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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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 묵상 중 떠오른 강론 주제는 ‘어린이 예찬-하느님의 나라와 어린이-’입니다.

이런저런 예화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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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부쩍 마음이 끌리는 어린이 ‘동(童)’자가 들어가는

동심(童心), 동안(童顔), 동시(童詩), 동화(童話), 동자(童子) 등의 단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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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보는 동시와 동화가 있고,

여전히 나이 들어도 동안을 지닌 사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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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은 영원하며 우리 마음의 고향입니다.

어린이는 우리 인간의 영원한 원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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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워즈의 '무지개' 라는 시에서 처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입니다.

나이들어도 우리 마음엔 어린이가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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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어린이성을, 동심을 잘 돌보고 키우는 것이 행복에 결정적입니다.

동심이 아니 곤 결코 하느님의 나라 들어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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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신문에서 읽은 철학자 박 이문(84세)교수에 관한 언급도 생각납니다.

-그는 박 이문에 대해 ‘동자(童子)의 얼굴을 하고 있다’고 평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김수환 추기경을 닮았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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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곱게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동자의 얼굴로 들어 남을 깨닫습니다.

점차 하느님의 나라에 가까이 이를 때 동자의 얼굴입니다.

어느 분의 진솔한 고백도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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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저희 남녀 부부관계를 5년 전 쯤 거둬가셨습니다.

남편이 70에 접어드니 몸도 작아지고 아이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아주 편한 영적 친구관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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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의 모습이 되어가고 있는 남편에 대한 고백입니다.

동심은 마음의 고향입니다.

40대 중반을 넘어서니

저절로 초등학교 동창들을 찾는 경향에서도 동심으로 향하는 사람들임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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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의 특별한 체험도 잊지 못합니다.

60대 중반을 넘은

초등학교 동창들이 수도원을 찾았을 때 그들의 얼굴에서 발견한 어린이들입니다.

잘 들여다보니 나이는 들었어도 초등학교 어린이 얼굴들 그대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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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얼마 전 찾은 33년 전 초등학교 제자들이었습니다.

40대 중반을 넘은 제자들이었지만 저에겐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얼굴들 그대로였습니다.

38년 전, 28살 초등학교 교사시절 일기장에 메모해 두었던

‘선생님’이란 시와 더불어 제 자작시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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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떠나간 교실은 썰물이 씻어간 바닷가.

먼 파도에 귀를 모으며/선생님은 귀여운 조개를 줍는다.

커텐 주름에서/꽃병 밑에서/고운 향기로 살아오는 맑은 웃음들,

“저요, 저요, 저요”/고사리 손의 물결 속에/방실방실 떠오르는 작은 얼굴들.

눈을 감으면/끝없는 물결소리

내 작은 인어들은 어느 수평선을 가고 있을까?

아이들의 옷깃을 고치듯 비뚤어진 책상을 바로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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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제 자작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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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밝은 인사에/내 마음엔 아침 해가 떠오른다.

선생님 안녕, 빛나는 음성에 내 마음은 열리고

피어나는 꽃 같은 아이들 얼굴에 내 하늘은 아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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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의 각별한 어린이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참 무력한 의존적 존재이지만 티 없이 밝고 순수한 어린이들입니다.

오늘 복음 장면이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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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들을 쓰다듬어 달라 청했을 때

이들을 꾸짖는 제자들은 잠시 동심을 망각했음이 분명합니다.

대부분 어른들의 반응은 이처럼 권위적이고 닫혀있고 굳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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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냥 놓아두어라.”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어린이 예수님을, 어린이들을, 어린이 같이 약하고 힘없는 가난한 이들을

마음 활짝 열고 환대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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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하느님의 나라는 바로 지금 여기서 어린이성을 회복하여 동심을 살 때 체험되는 현실입니다.

동심을, 어린이성을 잃으면 하느님 나라 체험은 요원합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바로 마음의 가난이 상징하는 바 어린이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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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어린이처럼 활짝 개방하여 가난하고 단순한 마음으로 지금 여기 도래하는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일 때 비로소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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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그러고 나서 어린이들을 끌어안으시고 그들에게 손을 얹어 축복해 주셨다.’

그대로 어린이성을 지니고 동심의 겸손과 순수를 살아가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주님의 축복을

상징하는 장면입니다.

매일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당신의 어린이들인 우리를 끌어안으시고 손을 얹어 축복해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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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같이 되어야 하느님의 나라를 체험하며 삽니다.

동심의 어린이성 회복과 심화에 기도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오늘 1독서의 야고보 사도가 강조하는바 역시 기도(7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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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가운데 에 고통을 겪는 사람이 있습니까? 기도하십시오.

즐거운 사람이 있습니까? 찬양 노래를 부르십시오.

…그러므로 서로 죄를 고백하고 서로 남을 위하여 기도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의 병이 나을 것입니다.

의인의 간절한 기도는 큰 힘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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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매일, 평생 끊임없이 간절한 마음으로 바치는 시편성무일도와 이 거룩한 미사 은총으로

우리 모두 어린이성을 회복하여 하느님의 나라를 살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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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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