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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 /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성모성당 신부님
작성자김세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01 조회수833 추천수10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연중 제7주간 토요일

 <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다.>
+ 마르코 10,13-16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

 

삼일절입니다. 벌써 95주년을 맞이 하였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을 위해  온 몸을 바친 많은 순국선열들에게 하느님의 자비를 청합니다. 세월이 가면서 삼일절 정신은 사라지고 달력에 빨간 글자로 남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땅이 크고 사람이 많은 나라가 큰 나라가 아니고, 땅이 작고 사람이 적어도 위대한 인물이 많은 나라가 위대한 나라가 되는 것이다."(이준 열사)는 말씀을 기억해 봅니다. 위대한 인물, 세상에서도, 하느님 앞에서도 위대한 인물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믿는 이들은 하느님 나라를 희망합니다. 그러나 희망하는 모든 사람이 다 하느님나라를 차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천상을 차지하는 사람은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사람은 ‘어린이’가 아니라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입니다. 다시 말하면 어린이와 같은 단순함, 순수함을 회복하여 거듭 태어난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유대사회에서는 12세이하)와 같은 사람이라는 의미는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는 뜻입니다. 어린아이는 어른과 달리 자기에게 주어진 것을 취사선택 없이 받아들입니다.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싫은 것은 뿌리치는 것이 아니라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존합니다. 아직 머리를 굴리고 손익을 따져 계산하지 않습니다. 부모를 떠나면 죽는 줄 압니다. 잠시 딴 짓을 하다가도 부모가 안 보이면 놀라고 겁을 내어 다시 부모의 품을 찾게 됩니다. 또한 정직합니다. 잘못을 꾸짖으면 금방 반성하고 다시는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이것이 아이들의 특징입니다. “순진무구, 천진난만!”

 

어느 날 가정방문을 하게 되었는데 아직 글을 깨우치지도 못한 어린아이가 있었습니다. 기도를 하자 했더니 ‘식사 전 기도, 주님의 기도, 성모송’을 후딱 외워 내려갔습니다. 내용의 의미를 알지 못하지만 늘 부모와 함께 기도를 하니까 그렇게 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가정에는 18개월이 된 아이였습니다. 어른들이 기도를 하는 중에는 손을 모으고 함께 기도하였습니다. 제가 기도를 마치며 참석한 교우들에게 안수를 해 드렸는데 어린아이가 벌떡 일어서더니 자기 할머니에게 가서 두 손을 펴서 머리에 얹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그래서 제가 그를 ‘미래의 신부님’이라고 칭찬하고 왔습니다.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어린이가 되어서 하느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실천할 때 눈이 맑아지고 하느님을 더 깊이 만나게 되고 축복을 누리게 됩니다. 약삭빠르게 머리를 굴리고 계산을 하면 주님과 점점 더 멀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행할 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것을 분명히 얻게 됩니다. 순수하고 단순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가운데 주님을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어른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어린이들의 축복을 가로막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어린이는 어른들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떤 분들은 “신앙은 자유”라는 이론을 내세워 ‘유아세례’, ‘첫영성체’에 무관심한 분이 계십니다. “나중에 커서 스스로 종교를 선택할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것은 분명 무지한 부모입니다. 신자라면 마땅히 종교교육을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교육의 의무와 마찬가지입니다. 자식의 교육문제를 놓고 “나중에 커서 스스로 공부하게 될 때까지 신나게 놀아라.”하십니까?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중에 커서 스스로 배워가는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보여주고 가르치며 신앙의 근본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나중에 커서 신앙의 가치와 필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 감곡 매괴성모순례지성당 초대 신부인 임 가밀로 신부님은 어머니의 남다른 신앙의 모범을 보고 배웠습니다. “첫 영성체 때 드리는 기도는 하느님께서 꼭 들어주신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받아들여 “성인 신부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는 “요한 사도가 성모님을 모신 것처럼, 자신도 성모님을 모시고 평생을 사제로 살다가 천당에 가게 해 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첫영성체 할 때부터 사제의 길을 생각하였고, 성장하면서 세상에 복음을 전하기 위한 마음의 각오를 세웠으며 오랜 기도와 동정녀 마리아께 대한 깊은 신심 속에 1888년 9월 16일, 19세의 어린나이에 파리외방전교회에 입회하였습니다. 그리고 1893년 5월 27일 사제가 되어 한국에 오셨습니다. 51년1개월을 감곡성모성당에서 사목하셨고 이곳 성당에 묻히셨습니다. 이 성당도 1930년에 지어 봉헌하셨습니다.

 

어머니의 기도와 가르침이 얼마나 큰 역사를 이루었는지 모릅니다. 부모는 자녀들이 하느님의 축복 속에서 자랄 수 있도록 협력 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공부할 때, 입시나 먼 길을 떠날 때, 군대 갈 때, 결혼을 할 때....하느님의 축복을 청해주는 부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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