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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원한 생명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03 조회수1,168 추천수1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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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3.3 연중 제8주간 월요일,                                                                                                        
사랑, 버림,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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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망이 크면 클수록 주님의 요구도 큰 법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인공인 부자의 갈망이 참 큽니다.

예전 사막 교부들을 찾았던 구도자들의 갈망은 물론이고 우리의 근원적 갈망 역시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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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하신 선생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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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생명의 하느님의 나라가 아니 곤 결코 채워질 수 없는 우리의 무한한 내적갈망입니다.

계명 실천의 수행에 충실했어도 내면의 갈증은 여전한 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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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착각입니다.

아무리 계명 실천에 충실해도

하느님의 은총 없이는 영원한 생명의 하느님 나라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업적에 따른 보상이 아니라 하느님 은총의 선물인 영원한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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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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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발적 재물 포기의 시험에 합격할 자 몇이나 될는지요.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난 부자의 모습은

그대로 우리 모두의 보편적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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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적으로는 완벽한 신자였지만 내면의 비밀이 고스란히 탄로되는 순간입니다.

바로 주님께 대한 사랑이 빠져 있습니다.

계명 실천에 충실했지만

결국 숲의 주님 사랑을 놓치고 지엽적인 계명 실천의 나무들만 보았던 부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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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모든 수행들은 하느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주님 사랑의 동기에서 시작된 모든 수행의 궁극 목표는 자기를 버리고 주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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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포기는 모두에게 주어진 일반적 명령이 아니라

오늘 부자의 경우에 특별히 주어진 극약 처방 같은 것입니다.

바로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라는 말씀이 상징하는바 자기를 버리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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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재물에 집착하지 않고 가난한 이웃과 나누면서

초연하게 주님을 따를 수 있는 것 역시 주님께 대한 열렬한 사랑의 은총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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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어 주님을 따를 때 비로소 영원한 생명의 하느님 나라의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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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님과 제자들의 주고받은 문답에서 부자의 구원 가능성이 제시됩니다.

“얘들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제자들은 더욱 놀라 다음과 같이 반응합니다.

“그러면 누가 구원 받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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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부자에게도 구원 가능성을 보여주는 고마운 답변입니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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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을 많이 지닌 부자일지라도 진정 하느님만을 사랑하고 섬기며

무소유의, 무집착의 정신으로 이웃과 나누며 주님을 따라 살아 갈 때

영원한 생명의 구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며

바로 하느님의 은총만이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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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한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을 때 이에 대한 자발적 응답이

하느님께 대한, 그리스도께 대한 열렬한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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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의 체험적 고백이 감동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크신 자비로 우리를 새로 태어나게 하시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우리에게 생생한 희망을 주셨고,

또한 썩지 않고 더러워지지 않고 시들지도 않는 상속 재산을 얻게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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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부자에게 이런 구원 체험이 있었더라면

재물에 집착함으로 주님을 따르라는 구원 시험에 실격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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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리스도를 본 일이 없지만 그분을 사랑하며 그분을 보지 못하면서도 그분을 믿기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기쁨 속에서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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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 사도의 말씀은 그대로 미사를 통한 우리의 구원체험입니다.

이런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께 대한 열렬한 사랑이

매일 기꺼이 자기를 버리고 주님을 따라 나서게 합니다.

이렇게 주님을 따름이 영원한 생명의 하느님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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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모든 집착을 버리고 깨끗한 마음으로 당신을 따라나선 우리 모두에게

영원한 생명의 하느님 나라를 선사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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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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