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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부서지고 낮추인 마음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04 조회수934 추천수1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가해 재의 수요일


<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


복음: 마태오 6,1-6.16-18






돌아온 탕자


 렘브란트(Rembrandt) 작, (1669),  상트 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쥐 미술관


     < 부서지고 낮추인 마음 >

           

무갈 황제 아크바가 숲으로 사냥을 나갔습니다. 저녁기도 시간이 되자 그는 말에서 내려와 땅에 자리를 펴고서 어디서나 열심한 회교도들이 하는 방식으로 기도하려고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아침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은 남편 때문에 심란해진 한 시골 부인이 걱정스럽게 실종된 남편을 찾으면서 그 옆을 달려갔습니다.

남편 찾는 일에 몰두해서 그 부인은 황제가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못 보고 그한테 걸려 넘어졌다가 일어나서는 사과의 말 한 마디도 없이 숲 속으로 달려갔습니다.

아크바는 이렇게 방해를 받아 화가 많이 났지만, 착실한 회교도인 만큼, 기도 중에는 아무에게도 이야기 안 하는 규칙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기도가 끝났을 바로 그 무렵에 그 부인이 자기가 찾아낸 남편과 함께 즐겁게 돌아왔습니다. 부인은 황제와 수행원이 거기 있는 것을 보자 깜짝 놀라며 겁을 먹었습니다. 자신이 걸려 넘어진 사람이 황제란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아크바는 그 부인에게 화풀이를 하며 소리쳤습니다.

너의 그 무례한 행동을 해명하지 못하면 벌을 주리라.”

그 부인은 갑자기 겁 없이 돌아서더니, 황제의 눈을 바라보면서 말했습니다.

폐하, 제가 그만 제 남편 생각에 몰두해서 폐하께서 여기 계신 것조차 알아 뵙지 못하였습니다. 폐하께서 말씀하셨듯이 제가 폐하께 걸려 넘어졌을 때조차도 폐하를 못 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폐하께서는 기도 중이셨고, 제 남편보다 한량없이 더 귀중하신 분께 몰두해 계셨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폐하께서는 저를 알아보셨다는 말입니까?”

황제는 부끄러워서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후에 그의 친구에게 털어놓으면서, 학자도 몰라(스승)도 아닌 한 시골 부인이 그에게 기도의 의미를 가르쳐 주었노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개구리의 기도, 42-43]

 

강론을 하다보면 어르신들이 휴대폰을 꺼놓지 않아서 울리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귀가 어두우셔서 그런지 벨소리는 트로트 메들리로 매우 크고 또 한참이 지나서야 당신 핸드폰 소리임을 알아채시고는 핸드폰을 들고 벨이 울리는 상태로 밖으로 나가시면서 큰 소리를 전화를 받으십니다. 이런 것을 보고 있노라면 강론이 꼬이기 시작하고 왜 매번 전화를 꺼 놓는 것을 잊어버리시는지 화가 살살 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되면 감실에 계신 예수님도 잊고 사랑과 용서에 대해 말하던 것도 잊어버리고 눈과 정신은 오로지 계속 통화하고 계시는 그 분을 향하게 됩니다.

 

위의 경우와 똑같은 경우입니다. 겉은 기도하고 있지만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런 사람을 원하지 않습니다. 사실은 겉은 잘 하는데 속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가장 싫어하셨습니다. 이들이 바로 바리사이들이기 때문입니다. 바리사이들은 행동으로는 기도시간을 어기는 일이 없고, 단식과 자선을 남들보다 많이 하고, 죄라고 명시된 것을 절대 짓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겉으로는 그들을 감히 따라올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바리사이와 세리가 성전에서 동시에 기도하는 비유를 말씀하시며 외적인 행동으로 자신을 들어 높이면서도 남을 판단하는 바리사이가 하느님께는 오히려 인정을 받지 못하였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온갖 죄를 다 저지른 세리가 하느님께 인정을 받았다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세리는 자신의 잘못을 마음으로 아파하고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구도 자신보다 작게 보지 않고 판단하지 않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또 그런 보잘 것 없는 자신을 용서해주시는 하느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숨은 것까지 보시는 하느님께만 집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따라서 자선이나 기도를 외적으로 잘 한다고 다 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숨은 것’, 그것은 곧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의 마음입니다. 가슴으로 하는 기도와 자선이라야 위선적인 행위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참된 회개는 바로 머리나 행위로 사는 삶이 아니라 부서지고 낮추인 마음으로 사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참된 의 의미를 사는 것입니다. 내가 재처럼 부서지고 낮추인 마음을 가졌을 때, 하느님은 참된 제단이 된 나의 마음에 비로소 살포시 내려오게 되시는 것입니다. 재를 머리에 받기보다 마음에 받는 재의 수요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셉 신부님 홈페이지: 
http://www.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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