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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마어마하게 큰 용기가 되고(희망신부님의 글)
작성자김은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09 조회수668 추천수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어마어마하게 큰 용기가 되고(마르 10,28-31)


찬미예수님, 알렐루야~

내일이면 사순시기가 시작됩니다. 많은 가톨릭국가에서 카니발이라는 축제를 하고 있습니다. “내일부터는 금육하고 열심히 기도해야하니까 오늘까지는 마음껏 먹고 즐기자.” 하는 것인데 즐기면서 죄를 짓게 된다면 그런 것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즐기는 것도 늘 절제하는 가운데 즐기는 질서가 필요합니다.


어제 오늘 제가 몸이 많이 아파서 힘들었습니다. 밤새 고통스러웠고 임파선이 다 부어서 머리 뒤쪽부터 목 줄기까지, 다리도 욱신욱신 쑤시고 속도 메스껍고 밥도 못 먹겠고, 너무 많이 고통스럽고 아팠습니다. 너무 아프니까 저도 모르게 에구구소리가 나오게 되고, 그러다 에구구 예수님!’ 하다가 예수님 사랑합니다. 예수님 사랑합니다.’ 하였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고통 중에도 예수님을 찾고 예수님을 부르고 또 저의 고통을 많은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평화를 주시고, 자비를 베풀어 주시라고 봉헌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의지적으로 노력하고 은혜 필요로 하는 사람들, 생명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우리나라의 평화통일을 위해서 에구구 한번 할 때마다 평화통일을 이루어 주십시오, 라고 기도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기도 반 고통 반으로 봉헌하면서,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나는 절대로 누구를 원망하거나, 실망하거나, 슬픔에 빠지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그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침에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막내 동생이 첫 출근한다고 해서 데려다주고 잘 부탁한다고 인사하고, 병원에 가서 주사와 링거를 맞았더니 일시적인지 통증이 가라앉았습니다. 저녁때가 되어서야 좀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노래가 나오더군요. 무슨 노래를 불렀냐면, 불러도 되겠습니까?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 마을 젊은 처자 꽃 따라 오거든, 꽃만 말고 내 마음도 함께 따가 줘~’ 이렇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약을 먹으니까 통증이 줄기도 하고, 때로는 우리 인간은 약의 도움을 받아야죠. 무조건 다 기도로만 하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제 자신의 삶 안에 고통도, 기쁨도, 평화도 있고, 잔치 같은 그런 부분도 있지만, 어느 한 부분만 좋게 받아들이지 않고 모든 순간을 사랑하고 귀하게 여긴다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고난이 없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있다 하더라도 내 마음의 자세에 따라서, 모든 것을 하느님의 은총 안에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하고 제자들이 말씀드립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우리가 신앙을 갖고 하느님을 따르면서 많은 형제자매들을 만나게 됩니다. 대부대모도, 대자대녀도, 반공동체, 레지오마리애 등 각 단체 안에서 많은 형제자매들을 만납니다. 어떤 형제자매들은 나를 위해서 기도해주고 기쁘게 해주는 그런 형제자매들이 있는가 하면, 내 마음에 상처를, 고통을, 아픔을 주는 그런 형제자매들도 있는 것입니다. 인간적으로 득이 되는 형제도 있고, 해가 되는 형제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나에게 해가 된다고 차버린다면 참다운 형제관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도 나에게 필요한 것이고 저런 사람들도 필요한 것이다. 내가 늘 기도만 받아야 되는 것은 아니고, 때론 기도해줘야 되고 도와주고 보듬어 줘야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입니다. 그럴 때 참다운 형제자매 관계를 신앙 안에서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가 끊임없이 배척하고 판단하고 밀어버리고 하다보면 형제자매가 축소됩니다. 내 마음에 드는 사람으로만 축소됩니다. 그러나 그런 모든 것들을 다 열어놓는다면 모든 사람들이 내 형제자매, 어머니, 아버지, 자녀가 되는 것입니다.


내 마음을 어떤 상태로 갖고 이 세상을, 사람들을, 하느님을 바라보는가, 그런 것들이 중요한 것입니다. 북한의, 일본의, 전 세계 모든 형제자매들이 내 형제자매가 되는 것입니다. 기도 안에서 그 모든 것들을 다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를 위해서 알게 모르게 기도해주는 많은 형제자매들이 있는가 하면 또 거꾸로 내가 그들을 위해서 기도해주고 희생하고 고통을 봉헌해야 되는 그런 형제자매들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 모든 것들을 내안에서 수용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이 생기게 될 때, 정말 내 안에는 어마어마한 형제자매들이, 더 큰 형제자매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하늘나라의 성인성녀들이 내 형제자매라는 것들을 알 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매일 매일 성인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기도하고 그들과 함께 한다는 것을 느낀다는 것이 어마어마하게 큰 용기가 되고 힘이 되는 것입니다. 하늘의 천사들이 늘 나와함께 해주신다는 것을 굳건히 믿고 그들의 도움을 청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굉장히 큰 힘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에게 신앙이 있다면, 믿음이 있다면 어마어마한 천상군단의 형제자매가 나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하느님이 내 아버지이고 어머니다. 라는 확신이 생김으로써 모든 고난과 역경들을 다 주님 안에서 기쁘게 헤쳐 나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이 미사 중에 내 마음에 내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고통과 기쁨과 이런 모든 것들도 다 받아들일 수 있는 관대한 마음, 우리 형제자매들의 못난 점들 좋은 점들 까지도, 내가 봉사를 받아야하는가 하면 한편 봉사를 해줘야하는, 기도해줘야 되는 참아주고 인내해줘야 되는 그런 형제자매들까지도 다 관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은혜를 청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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