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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물러가라, 사탄아!!!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끌레멘스신부님 사순 제1주일(2014년)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09 조회수1,152 추천수17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사순 제1주일(2014년): 물러가라, 사탄아!!!
 
인디언의 속담 하나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말을 타고 달리다 내 영혼이 잘 따라오는지 돌아보기 위해 말을 잠깐 멈춘다”고요.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숨 가쁘게 어디론가 향하고 있습니다. 잠시 멈추어 서서 자문해봅니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은 어디인가? 내가 진정으로 그리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멈추어서야 내가 달려온 길을 다시 돌아볼 수 있고 내가 가고자 하는 길도 잘 보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도 멈추십니다. 세례를 받으신 후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서 40일 동안 멈춰서 당신이 앞으로 가야할 길을 준비하십니다. 여기 있는 우리도 예수님처럼 멈추어 서서 우리가 달려온 길과 앞으로 가고자 하는 길, 그리고 이 길을...
가고 있는 나 자신을 봐야합니다. 사순시기는 ‘영적인 멈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광야’는 진정한 나의 모습을 정나라하게 꾸밈없이 보여주는 ‘계시의 장소’입니다.

우리 내면 안에서 빛과 어둠이 늘 공존하고 있습니다. 우리한테는 분명 어둠에서 빛을 향해, 죄에서 구원을 향해, 속박에서 자유와 해방을 향해 걸어가고자 하는 열정과 열망이 있습니다. 이러한 열정과 열망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현실은 어둠의 세력에 힘들어 하고 고통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유혹을 참으로 많고 있습니다. 유혹에 빠져 넘어지고 깨지고 상처를 입고 있습니다. 유혹에 빠지면 빠질수록 우린 점점 우리 삶의 참된 본질과 목적, 그리고 여기에서 오는 참된 기쁨이라는 선물을 잃어버립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셨지만 아담의 아들인 참 인간이 되신 분입니다. 우리 인간의 현실을 당신 것으로 삼으시기 위해서 악의 세력과 대면하셔야 했습니다. 예수님도 우리처럼 악마의 유혹을 받으십니다. 돈으로 대표되는 물질에 대한 유혹, 하느님을 내 마음대로 조종하고자 하는 유혹, 권세와 명예를 갖고자 하는 유혹을 받으십니다. 참 사람이셨던 예수님도 이러한 달콤한 유혹에 분명 흔들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단호히 명령하십니다. “물러가라, 사탄아!”

교회의 무수한 성인들은 악마와 맞서 싸웠습니다. 이집트의 안토니오 성인, 우리가 따르고 있는 베네딕도 성인, 프란치스코 성인, 그리고 근대에 와서는 1968년에 선종하신 카푸친 프란치코회 오상의 비오 신부님도 끊임없이 악마와 싸웠고 물리쳤습니다. 우스개말로 마귀가 제일 많은 곳은 다름아닌 수도원 담벼락이라고 합니다. 수도원은 하느님만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사탄은 반대자, 적대자입니다.
하느님의 길을 걷는 이들의 적대자입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이라면 사탄은 가만 있지를 못합니다. 아주 교묘한 방식으로 유혹의 손길을 뼏칩니다. 사람을 통해서나 어떤 사건들을 통해서 혼란에 빠뜨려, 우리 삶의 근본 목표인 하느님에 대하여 실망하고 기쁨을 잃어버리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비오 신부님이 교황청으로부터 온 한 신부한테 모함을 받아 신자들한테 미사나 고해성사를 하지 못하도록 직무 정지를 당했습니다. 이 때문에 비오 신부는 슬픔과 비탄과 내적 혼란에 빠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은 자신을 모함한 그 신부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악마의 이간질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비오 신부님은 그 신부를 미워하지 않고 침묵 가운데 더욱 기도에 매달렸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악마의 유혹을 많이 받고 있습니까? 그러나 실망하거나 절망하지 마십시오. 악마는 거룩한 길을 가려고 하는 사람에게만 접근합니다. 유혹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를 진정 따르고자 하는 사람이라는 또 다른 증거입니다. 그래서 한편으로 유혹 때문에 고통과 고민과 실망이 우리를 짓누르지만, 참 신앙인이라면 우리는 참으로 기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를 더욱 강하게 합니다. 우리를 더욱 겸손하게 만듭니다. 우리를 더욱 기도에 열중하도록 만듭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이러한 신비를 깨닫게 됩니다. 악의 유혹도 우리 자신이 하느님만을 더욱 갈망하게 하는 도구임을 깨닫게 됩니다.

유혹을 받고 있는 우리를 위해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명령하십니다. “물러가라, 사탄아!!!” 아멘.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끌레멘스신부님 복음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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