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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혹은 떨치고 시련은 견디고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09 조회수686 추천수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유혹은 떨치고 시련은 견디고


사순 제1주일


(2014. 3. 9 창세 2,7-9.3,1-7; 로마 5,12-19; 마태 4,1-11)

교회는 지난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사순을 지내는 의미를 잘 새겨서

우리의 온 것을 주님께 봉헌하는 결단의 시기가 되기 바랍니다.

사순시기 동안 갖는

우리의 다짐과 각오가 진정 하느님의 기쁨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사순시기 동안 우리가 지녀야 할 생각과 말과 행동지침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누구나 제대로 된 신앙인으로 살기를 원할 것입니다.

모두가 주님 보시기에 좋은 모습을 살아서

주님께 칭찬을 듣고 싶을 것입니다.

때문에 그러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고민도 하고 애를 쓰고 있지만

제대로 살아내는 사람은 드뭅니다.

사제로써 가장 안타까운 것은

신자분들이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몹시 ‘괴로워하고’ 혹은 ‘싫어’하기까지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의 계명을

매우 번거롭고 까다로운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아주 단순하고 명쾌한 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을 당혹하게 하는 많은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주님의 뜻일지 모르겠다고

알쏭달쏭하다며 헷갈려하는 바로 그 일에 대한

간단한 식별법을 콕 집어 드리는 족집게 사제가 되려합니다.  

 

정답은 간단하고 명료합니다.

‘말씀대로’

말씀에 무엇을 보태지도 않고 더하지도 않고 덜어내지도 않고

순수하게 복음을 살아가면 되는 것입니다.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하는 분이 계실 줄 압니다.

하지만 우리의 내면을 세밀히 살펴보면

무엇이 문제인지 대번에 파악할 수 있지 않던가요?

주님의 말씀을 주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살아내지 못하는 탓에

갖은 죄에 시달리는 것 아니던가요?

모두 우리가 마음먹기에 달려 있지 않던가요?

 

솔직히 내가 물러서기보다는

주님께서 양보해주시기를 넌지시 바라는 마음이 그렇습니다.

당장에 끊어내지 않고 시간을 끌고 차일피일 미루면서

주님의 눈치를 보느라 급급하니 그렇습니다.

이렇게 주님과 죄에 양다리를 걸치고 서서 그저 무사안일만을

기도하고 있으니 그렇습니다.

때문에 우리의 기도가 구걸하는 거지처럼 너덜너덜합니다.

기껏해야 자신의 모자람에 당신의 이해를 청하기 일쑤이고

겨우겨우 자신의 허약함을 핑계 삼을 궁리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늘 이 흐릿하고 애매한 경계를 깔끔하게 정리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어떠한 유혹 앞에서도 당당하게 맞서 이기도록 돕고 싶습니다.

더 이상 그리스도인들이

죄의 곁에서 얼쩡대며 서성이지 않도록

죄 앞에서 쩔쩔매는 일이 없도록

미련없이 돌아서는 지혜를 살아내게 해드릴 생각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우리에게 유혹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알려줍니다.

그리고 하와와 아담이 유혹 앞에서 무너졌다는 안타까운 사실과

예수님께서는 죄의 유혹을 단호히 뿌리치셨다는 사실을 전합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그러한 결단을 행동에 옮기기까지

고뇌하고 번민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완전한 인간이신 주님께서는

유혹을 이기기 위해서 치열하게 싸우셨으며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시련을 딛고 이겨내신 것이라 깨닫게 됩니다.

이토록 매력적이고 감미로운 유혹을 떨쳐내는 일은

예수님께도 결코 수월했을 리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사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욕망에 사로잡혀 꼬임에 넘어가는 바람에

유혹을 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욕망은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다 자라면 죽음을 낳습니다”(야고1,15).

유혹에 넘어간 마음은 탐욕에 젖어 들기 마련입니다.

탐욕에 물든 영혼은 타락의 늪에 빠져들기 십상입니다.

이것이 악랄한 죄가 이끄는 방법이며 수순입니다.  

 

만약에 내가 손해 보는 일이라서 망설이게 된다면

주님께서 주시는 ‘시련’입니다.

때문에 주님께서는 그러한 상황을 반드시 이겨 낼 수 있도록 힘을 주십니다.

반면에 어떤 상황으로 인해서

내가 아닌 남에게 손해를 끼칠 것이 짐작되어 망설여진다면

사탄의 ‘유혹’입니다.

두 번 생각할 것 없이 잘라내야 할 일인 것입니다.

어떤 문제 앞에서

그분의 방법에 따라서 해결하겠다는 각오가 선다면,

하느님께서 나의 믿음을 테스트하는 일임을 믿으십시오.

그 상황에 맞서 도전하기를 원하시며

지켜보고 계신 주님의 사랑을 믿으십시오.

한편 인간의 방법이나 궁리로

좀 수월하고 덜 힘든 쪽에 마음이 쏠린다면, 틀림없는 유혹입니다.

훨씬 달콤할 것 같고 편안할 것 같고

약간 더 이익이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면, 100% 유혹입니다.  

 

말씀을 통해서 느끼는 하느님의 사랑은 참 감미로운데,

강론을 통해서 듣는 하느님의 약속은 정말 마음에 드는데

하느님께서 내 삶에 개입하여

당신의 뜻에 따라 살도록

시련을 주시는 것이 심히 불만스럽다면

바로 그 마음이야말로 유혹이 자리한 징표입니다.

어서 피하고

재빨리 털어내는 것이 최선입니다.

명심해야 할 점은

우리가 피하는 것만으로

우리가 털어내는 것만으로

유혹의 질긴 끈은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이내 우리 안에는

잠깐만 피하면 ‘괜찮을 것’ 같은

한 순간만 외면하면 ‘좋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미련없이 돌아서기엔 뭔가 아까운 마음이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습니다.

믿음을 살아내는 일은 이렇게 힘이 듭니다.

믿음으로 주님의 뜻을 따르는 일은 결코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주님의 뜻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는 일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주님을 향한 믿음도 어렵고 주님처럼 사랑하는 일도 정말 힘듭니다.

주님께도 사랑은 아팠습니다.

주님께서도 사랑 때문에 고통을 당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내 것이 아니며 내 뜻대로 조정할 수도 없는 주님의 것입니다.

죄의 유혹보다 훨씬 강한 사랑으로

우리를 지키는 주님사랑에 감사드리며

우리 모두가 서원한 기도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주님의 뜻을 위하여 나를 버리고

주님의 사랑을 위하여 내 뜻을 꺾는 결단의 용사로 살아가시길 기도합니다.

 


- 장재봉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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