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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내가 매기는 그리스도의 값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11 조회수1,135 추천수19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가해 사순 제1주간 수요일


< 이 세대는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


복음: 루카 11,29-32







그리스도(Young Jew as Christ)


렘브란트 작, (1656), 베를린 국립 박물관


     < 내가 매기는 그리스도의 값 >

 

        어제 머리를 깎으러 미장원에 다녀왔습니다. 미장원 자매님이 제 머리를 훑어보더니 혀를 차졌습니다. 우선 붉은 여드름 같은 것들이 머리에 적지 않게 나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가렵고 가끔은 베게에 피가 묻어나오고도 하는데, 그 자매님도 빨리 두피 캐어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두피가 좋지 않기 때문인지 탈모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고 윗부분 머리가 많이 빠진 것은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자매님의 말에 믿음이 갔습니다. 그런데 두피 캐어를 하는 비용은 적지 않았습니다. 4만 원 정도 하는데 그것을 꾸준히 받아야 두피도 좋아지고 탈모도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외국 어떤 사람이 평생 연구해서 천연 재료로만 만든 샴푸가 있는데 그것을 사용하면 효과가 훨씬 좋다는 것입니다. 자신도 그것을 쓰고 있는데 그것으로 머리를 감는 것뿐만 아니라 샤워젤로도 사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희한하게도 햇빛 알레르기가 나았다나는 것입니다. 시장 약장수가 약을 파는 것처럼 말하는데도 그런 말에 쏙 빠져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발을 하고 두피 캐어를 하고 샴푸까지 샀더니 8만원 넘게 쓰게 되었습니다. 물론 두피 캐어를 받다보니 시간도 많이 빼앗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돈을 썼지만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게라도 머리가 가렵지 않고 탈모가 줄어든다면 그 정도 비용이야 지불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우리는 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은 아깝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씻고 화장하는 시간보다 적은 시간을 성경을 읽는데 투자하고, 밥 한 끼 먹는 것보다 적은 돈을 성당에 내기에는 아까워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이렇게 당신께서 주시려고 하는 구원의 지혜에 대한 비용을 치르기를 아까워하는 세대를 위해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무언가가 얼마나 소중한지 판단할 때 그것을 위해 얼마만큼의 비용을 지불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면 됩니다. 어떤 여인은 한 사람에게 그냥 스쳐지나가면서 눈길을 줄 만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목숨을 바칠 만큼 소중한 사람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 각자의 가치가 바로 당신 생명을 바칠 만큼 소중한 존재임을 보여주시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그 피로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분을 알기 위해 어느 정도의 비용을 사용하고 있을까요? 아는 것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분을 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그분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비용과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요즘 세대는 표징만 요구할 뿐 당신을 알기위해 어떠한 비용도 희생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표징은 기적입니다. 한 번의 기적으로, 그러니까 거저로 그분께 대한 믿음을 얻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적을 따라 다니는 사람들을 사악한 세대라고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이들에게는 요나의 기적밖에는 보여줄 것이 없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즉 당신이 돌아가셨다가 요나처럼 사흘을 어두움 속에 계시다가 부활하신 것을 못 믿겠다면 다른 표징은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남방 여인이 솔로몬의 지혜를 배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는지를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솔로몬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그리스도의 지혜를 배우기 위해서 우리는 얼마나 지불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마크 하트필드는 인도의 캘커타에 있는 마더 테레사를 방문해 그녀와 함께 하루를 보내면서 현장을 다니며 그 참상과 빈곤, 지옥 같은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었습니다. 날이 저물 무렵에서 그는 마더 테레사에게 그녀가 해야 할 일은 엄청나게 많은데 비해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작을 뿐임을 느낄 때 낙심되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즉시 대답했습니다.

아니요. 주님께서 나더러 성공적이 되라고 나를 부르신 것이 아니라 성실하라고 나를 부르셨기 때문에 낙심되지 않아요.”

 

어쩌면 우리 또한 기적과 같은 것으로 우리 믿음을 한 번에 증가시키려는 한탕주의를 추구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즉 성실함은 빼고 성공함만을 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는 안 되겠습니다. 남방 여왕이 솔로몬을 만나기 위해 쓴 비용과 시간과 에너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이는 엄청난 희생입니다. 동방에서는 아기 예수님을 한 번 보려고 세 명의 박사들이 왔는데 그들도 많은 금액과 오랜 시간, 또 강도의 위험 등을 무릅쓰고 찾아온 적도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내 자신이나 우리 가족을 위해 사용하는 비용이나 시간에 비해, 하느님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 얼마만큼의 값을 지불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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