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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예수님 시신을 거두는 요셉과 니코데모 /묵주 기도 67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12 조회수722 추천수1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고통의 신비 5[4/6] :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그날은 준비일 이었는데 안식일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요셉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최고 의회 곧 산헤드린 의원이며 착하고 의로운 이였다.

그는 또 의회의 여러 결정과 처사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유다인들의 고을 아리마태아 출신으로서 하느님의 나라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리마태아는 지중해변 항구의 야포 동쪽 지역으로 에프라임 산악지역 서편 가장 자리에 위치하며

사무엘의 고향이요, 그가 묻힌 곳이다(1사무 1,1; 1마카 11,34 참조).

그는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님의 시신을 내 달라고 청하였다.

로마인들은 처형된 사람들의 장례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빌라도는 예수님께서 벌써 돌아가셨을까 의아하게 생각하여,

백인대장을 불러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지 오래되었는지를 확인했다.

그리하여 빌라도는 백인대장에게 알아보고 나서 요셉에게 시신을 내어 주었다.

 

사실 예수님의 죽음을 과연 인간들이 어떻게 확인할 수가 있을까?

십자가아래 그 많은 이가 예수님께서 큰 소리를 지르신 다음 곧바로 숨을 거두셨을 때에,

그 때에 나타난 여러 표징들과 그간의 그들이 겪은 감정들을 감안하면 매우 놀랐으리라.

일반적으로 십자가에 매달린 이들은 긴 죽음의 여정에 괴로워하면서 오랫동안 목숨을 부지하는 모양이다.

예수님 양 옆의 두 강도들에게 일찍 숨을 거두게 해

안식일 전에 십자가에서 내릴 수 있도록 다리를 부러뜨린 것도

일부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게다(요한 19,31-32 참조).

그러나 예수님은 기적처럼 이미 돌아가신 것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예수님의 시신을 묻기 위해 내어 달라고 요셉이 청했을 때

빌라도마저 의아하게 여겨 확인하고서야 시신을 거두도록 승인했던 거다.

 

빌라도가 허락하자 유다 고을 아리마태아 출신인 요셉이 손수 가서 예수님의 시신을 거두었다.

그 때에 언젠가 밤에 예수님을 찾아왔던 니코데모도 몰약과 침향을 섞은 것을 백 리트라쯤 가지고 왔다.

예수님의 장례에 쓸 여러 물건을 가지고 온 니코데모는 예수님을 여러 번 만난 적이 있는 것 같다.

처음에 그는 밤에 예수님을 찾았다.

그가 밤에 남의 눈에 드러나지 않게 예수님을 만나 깊숙한 이야기를 나눈 것을 보아서 짐작하건대,

그는 그때만 아닌 그 전에도 또 그 뒤로도 예수님을 따르고 말씀을 듣고자 자주 찾았다고 보아야 될 게다.

 

그날 그 밤에 새로 태어 남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니코데모가 예수님께

그런 일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까?’라고 묻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분명히 질타를 하시면서 대답하셨다.

너는 이스라엘의 스승이면서 그런 것도 모르느냐?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을 말하고 본 것을 증언한다. 그러나 너희는 우리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내가 세상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않는데, 하물며 하늘 일을 말하면 어찌 믿겠느냐?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 져야 한다.”

 

이 말씀에 덕망 있는 그는 이미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예측했다.

어찌 그가 그 밤의 그 말씀을 결단코 잊을 수 있으랴!

비록 꾸중을 들었지만 그분은 하늘에서 내려오신 분이시기에 하늘로 다시 되돌아감을 확실히 믿었다. 그렇다.

예수님은 분명히 십자가에서 높이, 그것도 한 가운데에서 두 강도를 대동하고 더 높이 들어 올리어 지셨다.

 

그날 밤 이후 니코데모는 예수님을 은근히 변호하기도 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에게도 따끔한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요한복음 사가는 니코데모는 그들의 부당한 처사를 따지며 말하였다.’라고 이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우리 율법에는 먼저 본인의 말을 들어 보고 또 그가 하는 일을 알아보고 난 뒤에야,

그 사람을 심판하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러자 그들도 니코데모에게 불만이 담긴 어조의 대답을 하였다.

당신도 갈릴래아 출신이라는 말이오? 성경을 연구해 보시오. 갈릴래아에서는 예언자가 나지 않소.(7,52 참조)”

사실 당시만 해도 예루살렘의 지도자들이 갈릴래아와 갈릴래아인들을 경멸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바다.

 

여하튼 그들은 갈릴래아가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공공연히 말하기도 했다.

이는 필립보가 나타나엘을 만나는 장면에서도 확연히 알 수가 있다.

우리는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고 예언자들도 기록한 분을 만났소.

나자렛 출신으로 요셉의 아들 예수라는 분이시오.”

필립보의 이 말에 나타나엘은,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요한 1,46 참조)’라고 대답하였다.

당시만 해도 갈릴래아 지역의 나자렛은

구약 성경은 물론, 초기 라삐 문헌에서도 전혀 언급되지 않는 보잘것없는 촌락이었다.

그리고 나중에 유다 출신으로서 그리스도교들을 반대하는 자들은

그리스도인들을 가끔 갈릴래아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암튼 니코데모는 그 밤에 예수님의 복음 중의 복음 말씀을 들었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니코데모, 그의 그리스 이름의 뜻은 승리(니코스; nikos)와 백성(데모스; demos)’의 뜻이 합쳐진 낱말이란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아마도 모든 백성의 승리일 게다.

 

그들은 예수님의 시신을 모셔다가 유다인들의 장례 관습에 따라, 향료와 함께 아마포로 감쌌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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