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1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14 조회수526 추천수10 반대(0)

불가에서는 옷깃을 스치는 것도 인연이라고 말을 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을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사랑하고, 이해하고, 용서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미움, 원망, 증오는 또 다른 인연이 되어서 나에게 돌아올 수 있습니다.

 

용문 청소년 수련장에 있을 때의 일입니다. 저는 목요일에는 서울 신학교에 올 일이 있었습니다. 용문 역에서 기차를 타려고 하는데 웬 자매님께서 제게 서울 가는 기차를 어디에서 타는지 물어 보셨습니다. 저는 제가 서울로 가기 때문에 저를 따라 오시라고 하였고, 가지고 있던 명함을 드렸습니다. 그 자매님은 제가 드린 명함을 보고 전화를 하셨습니다. 병환 중에 있는 남편과 아빠를 위해서 휴학 중인 아들과 수련장을 찾아왔습니다. 저는 형제님을 위해서 기도를 하였습니다. 자매님은 불교를 믿는 불자였지만 사제인 제게 의지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 뒤로 자매님의 집에 가서 축성을 해 주었고, 저는 교구의 인사이동으로 서울로 오게 되었습니다. 작년 10월 말에 자매님은 남편이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전화를 하셨습니다. 수녀님께서 오셔서 대세를 주셨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남편을 위해서 장례미사를 해 줄 수 있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저는 용문에서의 인연도 있고, 그분들이 신자가정이 아니라서 장례미사를 함께 하였습니다. 그 뒤로 자매님은 따님과 함께 명동으로 찾아왔고, 다도를 공부하신 자매님은 제게 차를 선물하셨습니다. 저는 성소후원회 지구 대표 피정에 그 자매님을 초대하였습니다. 자매님께서는 향기가 묻어나는 차라는 주제로 강의를 해주시기로 했습니다. 오늘 새벽, 기도 하면서 자매님께서 주신 보이차를 마시고 있습니다. 서울 가는 길을 알려 주었을 뿐인데 그것이 인연이 되어서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물질주의는 모든 것이 쪼개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법칙에 의해서 움직인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있는 것들은 그 원인을 알면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고 말을 합니다. 영적인 세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각각의 모든 것들은 사실 전체 안에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법칙과 질서에 따라서 사는 것이 아니라, 의식과 마음에 따라서 사는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아주 작은 티끌에서도 우주 전체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한 컵의 물에 있는 에너지로도 지구상의 모든 물을 증발 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물질적인 법칙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아무리 큰 잘못을 했어도 진심으로 뉘우친다면 하느님은 눈에 보일 것 같지 않는 그 뉘우침을 보시고 용서해 주시는 분입니다. 오늘 성서 말씀을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비록 악인이라도 자기가 저지른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께 돌아오면 다시 생명을 얻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악인일지라도 회개하고 다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십니다. 하느님 사랑은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똑같이 햇볕을 주십니다. 그 사랑은 회개하는 사람의 몫입니다. 사람이 안고 사는 분노도 나쁘지만, 그것보다 남을 멸시하는 태도가 더 나쁩니다. 모든 이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에 대한 미움과 분노, 멸시, 비난 등은 하느님의 사랑을 거부하는 태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아주 중요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것은 말을 조심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비난하고,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말보다는 상대방의 허물을 덮어주고, 상대방의 잘못을 용서해주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주님의 말씀을 따르지 못하고 친구를 비난한 적이 있습니다. 동창신부님께서 동창모임에서 제게 본당 사순특강을 부탁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준비를 했는데 동창신부는 제게 이야기 한 것을 잊어버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동창신부님은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을 했고, 저에게도 사과를 하였습니다. 그랬으면 된 것인데 저는 다른 동창들에게 친구의 잘못을 또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친구가 제게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친구도 사과를 하였고, 잘못을 인정했으니 더 이상 친구의 허물을 이야기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순간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친구의 이야기가 옳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잘못된 말은 세 사람을 죽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첫째는 잘못된 말을 하는 본인의 인격을 죽이는 것입니다. 둘째는 그 말을 듣고도 아무 말 못하는 상대방의 인격을 죽이는 것입니다. 셋째는 험담과 비난을 받는 당사자의 인격을 죽이는 것입니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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