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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내가 변해야 합니다 /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성모성당 신부님
작성자김세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16 조회수1,374 추천수10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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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2주일


<예수님의 얼굴은 해처럼 빛났다.>
+ 마태오 17,1-9



 


내가 변해야 합니다

 


사랑합니다. 주님 안에서 행복하셨습니까? 지난주간에 큰 기쁜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교황님의 한국 방문 소식입니다. 교황님의 한국 방문을 환영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가난하고 고통을 받는 이들에게 특별한 희망이 주어지기를 기도합니다. 한국을 방문하시는데 청주교구 꽃동네도 오십니다. 가장 힘들고 소외받은 사람이 버림받은 어린이 장애인이기에 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주시고자 오십니다. 교황님의 한국방문이 믿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믿지 않는 이들에게도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시간이 되기를 다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신앙의 삶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하느님의 자비 덕분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 손을 잡아주시고, 이끌어 주시며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해 주십니다.”우리가 잘못을 범하고 죄를 짓더라도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고 믿을 때까지 기다려 주십니다”(토마스 아퀴나스). 우리와 항상 동행하시는 주님을 생각하면서 삶의 쇄신을 이뤄야 하겠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필리피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미래의 희망을 말하고 있습니다. “나는 내 뒤에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향하여 내달리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우리를 하늘로 부르시어 주시는 상을 얻으려고, 그 목표를 향하여 달려가고 있는 것입니다……..내가 이미 여러분에게 자주 말하였고 지금도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데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원수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의 끝은 멸망입니다. 그들은 자기네 배를 하느님으로, 자기네 수치를 영광으로 삼으며 이 세상 것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늘의 시민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구세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고대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만물을 당신께 복종시킬 수 있는 그 권능으로 우리의 비천한 몸을 당신의 영광스런 몸과 같은 모습으로 변화시켜 주실 것입니다”(필리3,13-15.19-21).

 


이 말씀을 들은 사람들은 위로와 희망을 얻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같은 위로와 희망을 줍니다. 주님을 믿고 따르면 과거를 하느님의 자비에 맡길 수 있고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영광스러운 미래를 희망하며 오늘을 최선에 최선을 다하여 살 수 있습니다. 주님을 온전히 믿고 따르면 구원이 우리의 것이요, 영광스러운 변모가 나의 것입니다.

 


친구 둘이 집으로 돌아가는 산길 이었습니다

갑자기 곰이 나타났습니다.

둘이서 곰을 피하여 도망치는데 나무 한 그루가 보였습니다.

곰은 아직 친구들을 따라오지 못하였고

서로 받쳐주면 올라갈 수 있는 나무였습니다.

나무를 잘 타는 친구가 먼저 나무를 타고서 올라갔습니다.

나무를 잘 타지 못하는 친구는 겁에 질려 ‘곰은 죽은 짐승은 먹지 않은다’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떠 올리며 그저 죽은 척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무를 타고 올라간 친구가 아래를 보니 죽은 척 하는 친구에게 곰이 쿵쿵 다가와 흠흠 냄새를 맡았습니다. 얼마 후 곰이 돌아가고 나무에 올라간 친구가 내려와 말했습니다.

- 야, 곰이 너한테 뭐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더라. 뭐라고 하든?

- 응, 위급할 때 혼자 도망치는 놈하고는 친구하지 말래.

 

우리말에도 “친구는 어려울 때 알아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서로 깊은 우정을 가진 사람인지는 시련을 앞에 두면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신뢰와 사랑이 깊은 친구관계는 어려울 때 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이것은 신앙인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예기치 않은 어려움에 직면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하느님께 대한 신앙체험이 있는 사람은 시련이 은총의 시기요, 위기를 기회로 만들게 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 대한 체험이 없고 건성으로 신앙생활을 한 사람은 시련에 그대로 쓰러지게 됩니다. 그리하여 냉담을 하기도 합니다. 좋은 체험을 갖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은총이고 복입니다.

 

오늘 복음은 바로 제자들에게 좋은 체험을 만들어주는 장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산에 오르시어 당신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당신의 수난과 죽음에 앞서 희망을 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기 위한 것입니다. 어떠한 처지에서든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지키기를 바라셨습니다. 특히 하느님 아버지께 순명하느라 무기력해질 모습, 십자가형 앞에 우리 인간과 똑같이 두려워할 모습 앞에서도 제자들이 믿음을 잃지 않고 사흗날에 다시 살아나신다는 희망을 간직하고 강건하기를 당부하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아들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곧 다가올 아들의 십자가 앞에서 제자들이 당혹해하지 말고 두려워도 하지 말고 당당하게 맞설 힘과 용기를 지니도록 힘을 주신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의 빛나는 모습은 예수님의 고유 모습입니다. 다만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했을 뿐입니다. 요한복음 8장12절에 보면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하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또한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5,14-16). 그리고 창세기 1장 26절.27절에는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모습대로 사람을 만들어”….. “당신의 모습을 닮은 사람을 창조하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도 역시 영광스러운 모습을 지닌 것입니다.“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마태17,2).고 하였는데 이제 해처럼 빛나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우리의 삶이 해처럼 빛나서 주님을 드러내야 합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권고합니다. “여러분은 현세에 동화되지 말고 정신을 새롭게 하여 여러분 자신이 변화되도록 하십시오. 그리하여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하느님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 분별하도록 하십시오”(로마12,2). 쉽지 않지만 이 선택의 여정에서 하느님을 분명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할 때 우리의 삶은 빛나게 되고 주님께서 우리를 통하여 영광을 받으시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매일 같이 거울을 보고 얼굴을 가꾸며 몸단장을 하듯 영혼의 상태를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에 비추어 점검하고 부족함을 채워야 하겠습니다.

 


베드로는 주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고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고 거기서 머물고자 하였습니다. 초막은 하느님께서 거처 하시는 곳을 말합니다. 좋은 것을 보면 그것을 소유하고 싶고 아름다운 것을 보면 그곳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너무 쉽게 얻으려고 하는 것이 문제 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초막을 지으려면, 내 맘대로 짓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마음에 드는 초막을 지어야 합니다. 내 생각에 주님께서 맞춰주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뜻과 마음에 나를 맞춰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그만한 희생이 필요합니다. 자기의 취미나 하고 싶은 것, 돈 되는 것, 세상의 것을 버리는 용기가 요구됩니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어버리게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허황된 초막은 헐어버려야 합니다. 수고와 땀, 사랑과 정성이 깃든 초막이 필요합니다.

 


어떤 이들은 큰 믿음의 소유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또 다른 이들은 기도를 잘하는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기도를 하지 않습니다. 기도는 기도하면서 배우게 되고 더 깊은 기도를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노력하지 않고 쉽게 얻으려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들은바 대로 행해야 큰 믿음을 간직할 수 있고 믿음의 열매를 맛볼 수 있게 되며 확신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더 큰 믿음으로 나가게 됩니다. 그러나 믿음에 따르는 행동, 실천이 부족합니다.

 


사순절을 맞아 판공문제지를 나눠 드렸는데 풀어보신 분도 있고, 그렇지 않으신 분도 있습니다. 매일 성경을 읽고 성체조배를 하며 아침저녁기도를 빠뜨리지 않고 하시는 분이 계신가 하면, 일주일이 되도록 성경 한 줄도 안 읽고 기도를 소홀히 하신 분도 계십니다. 누가 믿음의 사람이 될 수 있겠습니까? 알면서도 행하지 못하니 열매가 없습니다.

 


복음을 보면 베드로가 주님과 함께 머물기를 희망하며 초막 셋을 지어 드리겠다는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고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17,5)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그의 말을 들어라.”는 말씀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황홀경에 빠져 있을 때가 아닙니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믿고, 말씀대로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초막 셋을 지어 천국 같은 그곳에서 천년만년 살고 싶어 했습니다. 안주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데리고 산에서 내려옵니다. 현실로 돌아와서 거기서 희망을 갖고 살아가기를 바라셨습니다. 이는 미사 안에서 기도하고 영성체하며 기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그 정신을 살아가라는 명령이기도 합니다. 행동하는 믿음의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 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마태17,9). 명령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그 부활의 영광의 신비를 깨닫기 전까지 말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영광을 착각하거나 잘못 해석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예수님의 영광은 세속적인 권력의 영광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고난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죽음을 겪으심으로써 영광스럽게 부활하시어 우리의 주님이 되셨습니다.

 

입이 가벼운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의 말에는 진실성이 없습니다. 요즘 세상에는 여러 체험을 자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기도의 체험, 이상한 현상이나 꿈을 과장하고 떠벌립니다. 거기에는 겸손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런 말에 쉽게 휘둘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혹 그가 진정으로 하느님을 체험했다면 말이 아니라 삶이 변화되었을 것입니다. 이러저러한 현상이나 사건 안에서 진중하게 하느님의 뜻을 헤아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성당에는 매주 목요일 성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11시 미사에 이어 성체를 현시하고 침묵 속에 기도하며 성체강복으로 마칩니다. “교회는 성체성사로 삽니다.” 그래서 성체께 대한 존경과 사랑, 신심이 더해지기를 희망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당신이 살아 계시다는 표징을 가끔 보여 주셨습니다.(2013년 5월 30일, 8월1일, 9월12일, 10월12일,11월14일, 11월28일. 그리고 2014년 1월16일, 2월20일, 2월27일, 3월13일) 저는 ‘표징을 요구하지 마라. 말씀 안에 머물러라’고 강조하는데도 주님께서는 당신이 원하시는 때에 보여 주십니다. 많은 이들이 체험을 하였습니다. 그 체험이 전부는 아니지만 성체께 대한 믿음을 더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체험한 사람은 더 자주 준비된 마음으로 미사참례와 영성체, 성체조배를 하며 나눔의 신비를 살아야 할 것입니다. 체험을 했다는 것은 변화된 삶의 모습을 통해 확인됩니다.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제발 말하지 마라!, 먼저 말씀대로 행하라.’고 당부하십니다. 주님의 말씀을 따르는 삶이 더 큰 언어입니다. 주님의 얼굴이 해처럼 빛났듯이 이제 우리의 모습이 빛나기를 기도합니다.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인간으로서 주님의 영광을 빛나게 하는 한 주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미사참례를 더 자주 하시고, 성경도 더 자주 읽으며 그 안에서 위로와 희망을 얻고 문제의 해답도 발견하시기 바랍니다. 하느님의 뜻대로 살기 위하여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는지를 일깨워주시기를 청합니다. “이제 주님, 제가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저의 희망은 오직 당신께 있습니다.”(시편39,8) 사랑합니다.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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