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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16 조회수1,751 추천수10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3월 16일 사순 제2주일
 
 
This is my Son, the Beloved, my Chosen one.
Listen to him.
(Mt.17,5)
 
 
제1독서 창세 12,1-4ㄱ
제2독서 2티모 1,8ㄴ-10
복음 마태 17,1-9
 

요리학원에서 요리를 배워 온 아내가 남편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도와줄 것이 없나 하고 주방에 들어가서는 아내가 음식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모습이 하나 있는 것입니다. 글쎄 햄을 오븐에 집어넣기 전에 한쪽 끝을 주의 깊게 잘라내는 것이었죠. 그래서 “끝부분을 왜 잘라내? 나는 끝부분이 맛있던데.”라고 물었지요. 이에 아내는 “요리선생님께서 그렇게 하셨거든. 더 좋은 맛을 내기 위해서 이렇게 하는 것 아닐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내 역시 약간의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다음날, 아내는 요리선생님에게 끝부분을 잘라낸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별 것 아니라는 듯이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이 큰 햄을 온전히 넣을 수 있을 만큼 커다란 프라이팬이 없어서요.”

맛을 위해서 햄의 끝부분을 잘라낸 것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프라이팬의 크기가 작아서 잘라낸 것뿐이었지요. 하지만 아내는 그것이 요리의 가장 중요한 절차인 것처럼 생각해서 철저하게 지켰던 것입니다.

지키지 않아도 되는 별 것 아닌 것을 잘 모르기 때문에 무조건 따라하는 이 모습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안에 많이 담겨 있음을 깨닫습니다. 유행이라는 이유로 따르고, 남들과 다르게 살면 힘들다는 이유로 따라하고 있지 않나요? 하지만 참으로 안다면 그저 남을 쫓는 모습이 아닌, 자기 주관에 맞춰서 자신 있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특별히 가깝고 사랑의 관계에 있는 제자 세 명, 즉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높은 산에 오르십니다. 그리고 그들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때 제자들의 으뜸이라 할 수 있는 베드로는 이런 말을 하지요.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맛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이는 부적절한 말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예언자이지만 주님의 종일뿐인 모세와 엘리야를 높으신 주님과 감히 동등하게 여기는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직 주님께서 어떤 분인지를 완전히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모세와 엘리야이기에 주님과 거의 동급이라 생각했겠지요. 하지만 모세와 엘리야 역시 예수님의 초막을 준비해서 바쳐야 할 사람입니다.

또한 여기에 머물러 지내면 좋겠다는 것 역시 잘못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영광스러운 분이시지만, 스스로 받아 이겨 내셔야할 수난과 죽음이 아직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라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잘못된 앎을 가지고 행동할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주님의 말씀을 듣고 따라야 할 것을 명령하는 것입니다.

나의 앎과 판단에 다시금 생각합니다. 세상의 기준, 그리고 나의 편협한 판단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주님의 뜻에 맞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순시기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아픔 없이 성장할 수 없고, 실패 없이 열매를 수확할 수 없다. 과정이야말로 모든 것이며 결과는 그것 위에 나붙는 제목에 지나지 않는다(김후열).

 
타볼산의 거룩한 변모 성당 내부입니다.

 

 
기다림이라는 지혜

한 꼬마가 길을 가다 수박밭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먹음직한 큰 수박을 가리키며 농부에게 물었지요.

“아저씨 저 큰 수박은 얼마예요?”

“응. 10,000원이란다.”

“그런데 저는 5,000원밖에 없어요.”

그러자 농부가 작은 수박을 가리키면서, “그러면 이 작은 수박을 가져가거라.”라고 말합니다. 이에 아이는 5,000원을 건네면서 이렇게 말하네요.

“좋아요 이 수박으로 할게요. 대신 넝쿨째 놓아두세요. 한 달 후에 가지러 올게요.”

인터넷에서 본 글입니다. ‘정말로 이랬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이 글만으로는 아이의 큰 지혜를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혜란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바로 ‘기다림’입니다. 기다림은 미래를 준비하는 커다란 힘이고, 우리 모두는 미래를 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래를 기다리지 못하고, 현재의 상황에 좌절하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은 것 같습니다. 너무나 힘들고 어렵기 때문이겠지만,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은 지혜롭지 않은 사람의 결론이었습니다.

미래를 잘 기다리고 준비하는 사람은 지금 현재를 열심히 잘 사는 사람입니다. 물론 우리의 나약한 마음에 어렵고 힘들겠지만, 주님께서 늘 함께 해주신다는 것을 굳게 믿으면서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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